명절이나 새해에 받는 모바일 카드가 대부분
흔한 내용인데다 보내는 이의 이름도 없다보니
고맙기는 하지만 왠지 밍밍한 느낌이 들었다
‘상대방을 더 즐겁게 할 방법이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일반 카드에 간단한 인사말을 넣어서 보내다가
2017년부터 내가 찍은 사진으로 카드를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보는 작품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찍은 사진에 내 이름을 넣고
거기에 상대방의 이름과 인사말까지 넣으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카드가 되는 셈이다
상대방도 나처럼 생각하고 좋아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엉뚱한 짓을 반복하다보니 실력이 늘었는지^^
이번 추석 카드는 예전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2007년 6월 1일이었으니 벌써 12년 전의 일이다
지리산을 종주하다가 벽소령 산장에서 1박 했는데
그날 밤 휘영청 뜬 달을 보고 디카로 찍어 놓았다
노출 조절도 모른 채 찍은 마구잡이 사진이지만
바로 지리산 8경에 꼽히는 ‘벽소명월’이 아닌가!
사진 창고에서 이 사진을 보다가 깊이 감동(!)한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추석 카드를 만들었다
이름하여 ‘지리산 벽소명월 12년산’ 카드!
또 하나, 며칠 전 받은 일반 카드에
카드 보낸 분의 사진을 넣어 답장으로 보냈는데
다행히 상대방이 깜짝 놀라며 아주 즐거워했다
많은 예술가처럼 먼 훗날 작품성을 인정받기보다는
카드 받은 상대방이 즐거워했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