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겨울 등산

해군52 2020. 1. 10. 22:22

도시의 일상에서 안락함에 익숙해진 인간에게

자연 그대로의 겨울산은 너무 혹독한 시련이다

 

눈이나 얼음에 미끄러져서 발목을 다치는 정도의

부상이야 간혹 일어나지만 자칫 저체온 증상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특수부대 병사들이 훈련 중에 동사하는

기막힌 사고가 있었던 것도 바로 겨울산에서였다

 

한동안 험하게 등산을 다니던 나의 청춘시절,

겨울이라고 해서 산행을 절대 멈추지 않았다

눈이 쌓이거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철의 등산은

다른 계절 못지않게 기다려지는 매력덩어리였다

 

영하 10도 정도의 추위에도 산에 다니던 시절

‘추운데 무슨 고생인지 성격도 참 이상하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등산을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하나둘 부상병동에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거의 전멸에 가까운 수준이 되어버렸다

한동안 겨울에도 혼자 등산을 다니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혼자 나서기가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세월의 흐름에 밀려나는 건지...

 

내일 모처럼 태백 함백산으로 겨울 등산을 간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등산모임의 단체산행이다

태백이 추운 곳이기는 하지만 예전같은 강추위와

큰 눈은 없을 듯하니 아무래도 아쉬울 것 같다

 

오래전 만났던 눈쌓인 태백산이 너무 그립다

그리고 그곳에 함께 했던 친구들도...

'사진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깃발을 들고  (0) 2020.01.17
빨래꽃  (0) 2020.01.14
시계  (0) 2020.01.06
겨울산  (0) 2020.01.03
새해의 기도  (0) 20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