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덕수궁 돌담장길을 우산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 있길래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에 밤도 깊은 덕수궁 돌담장길을 비를 맞고 말없이 거니는 사람 옛날에는 두 사람 거닐던 길을 지금은 어이해서 혼자 거닐까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밤에 시청앞에서 대한문을 지나 정동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덕수궁 돌담길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였다 그런데 이 길을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1961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어느 봄날, 술을 마시고 밤늦게 이 길을 지나가던 작사가 정두수는 돌담에 기대어 울고 있는 제대복 차림의 청년을 목격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청년의 모습을 잊지 못한 정두수는 알 수 없는 청년의 사연을 상상하며 가사를 써내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