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는 다리 - 최규학 나는 너에게로 가는 다리를 놓지 않을 것이다 다리가 놓이면 쉽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사랑이 작아질까 두렵다 너와 나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면 산과 계곡 강과 바다가 사라질 것이다 너는 망망대해의 섬일 때가 좋다 나는 험한 파도를 헤치며 노를 저어갈 것이다 너는 깊은 산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산일 때가 좋다 나는 너를 찾아 높은 산을 넘고 깊은 계곡을 건널 것이다 나에게로 가는 힘든 여정이 오롯이 사랑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게도 가는 다리를 놓지 않을 것이다 시인은 자신이 귀하게 여기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다리를 놓지 않겠다고 다짐하는가 보다 하지만 작은 섬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바다 건너 바라보이는 멀지 않은 육지에 나가려면 배타고 십분이지만 배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