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주말과 겹친 탓에 예년보다 짧아서
먼 고향에 다녀오시는 분들은 더 고생이 많겠지만
가야할 고향이 따로 없는 저같은 서울내기에게는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로운 주말이자 연휴입니다
아침 일찍 서울 교외에 있는 산소에 다녀왔는데도 아직 오전,
요기를 하고나서 카메라를 챙겨들고 서울역으로 향합니다
이름하여 추석 특선 ‘서울촌놈의 서울구경’은 이렇게 시작되는데
서울에 추억이 있는 분들은 잠시 옛 추억을 더듬어 보시고
추억이 없는 분들은 그냥 구경 한번 하시지요
1900년 ‘남대문 정거장’으로 문을 연 이래 100년 넘게
수도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역의 낯익은 모습입니다
1910년 ‘경성역’으로 다시 1947년 ‘서울역’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옛 역사는 독일인이 설계하여 1925년 준공되었는데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도쿄역에 이어 동양에서 두 번째 규모였습니다
옛 역사는 1981년 서울시 지방사적 제284호로 지정되었고
서울역 문화관과 철도박물관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2004년 고속철도역 준공으로 여행과 쇼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역으로 개관하였고 하루 평균 이용객은 9만명이 넘습니다
서울역 앞에 있는 옛 대우그룹 본부 빌딩입니다
그룹은 이미 해체되어 고도성장의 신화는 옛 이야기가 되었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신화의 주역은 법의 심판대에 올랐지만
아직도 그 빌딩에는 대우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대우빌딩 옆에 남대문 경찰서, 그 뒤에 힐튼호텔이 보입니다
빌딩 숲 사이로 남산 서울타워가 보입니다
한성백제문화제, APEC정상회의가 열린다는데 사실은 잘 모릅니다
길 건너 저쪽으로 고층빌딩에 파묻힌 남대문-숭례문-이 보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꾀죄죄한 모습으로 미제껌을 팔던 제 또래의 소년들,
5층쯤 되는 건물 옥상에서 신기하게 반짝이던 재봉틀 네온사인,
무수한 고속버스가 드나들던 버스 터미널과 그 옆의 음침한 골목,
성공의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시골 젊은이들,
1980년 ‘서울의 봄’ 때 모였던 수많은 군중 등등은
제 기억 속에만 아련히 남아 있을 뿐
서울역 앞에는 즐비한 고층 빌딩과 노숙자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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