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 보해양조는 최근 대표 소주인 '잎새주'의 뒤를 이어 '월'과 '강' 등 2종의 소주를 새로 출시하며 수도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1990년대 중반 '김삿갓' '곰바우'로 인기를 끌었던 보해는 15년 만에 다시 서울공략에 나섰다.
보해는 일단 수도권 대형 도매업체와 서울 강남 지역 대형 음식점을 중심으로 신제품 소주를 10만병 넘게 공급했다. 보해는 "업소 영업으로 먼저 자리를 잡고 나서 대형마트와 수퍼마켓 등 소매점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에 기반을 둔 중소 주류업체들이 서울·수도권 시장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전체 소주시장은 2조9000억원(2010년 출고량 기준) 규모.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수도권 시장을 거머쥐며 전국적으로 6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지방 소주업체들이 '서울 상륙'이라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부산·경남 지역 소주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무학도 수도권 진입을 준비 중이다. 무학은 알코올 도수 16.9도인 '좋은데이'가 저도수 소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수도권에서 '참이슬'을 이기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지난해 말 "2014년 수도권 진출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며 "창원 2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 소주업체들의 수도권 공략은 기존 지역상권을 수성(守城)하는 것만으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 보해의 경우 1990년대 10%에 육박했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5%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수도권 소주 시장을 양분하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지방 소주공장 인수 등 지방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대한 '대응'의 의미도 있다.
보해 관계자는 "전체 소주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지방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중소 소주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서울·수도권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7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막걸리 시장에선 중소 업체들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점(酒店)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남 당진에 기반을 둔 신평양조장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로수길에 '셰막'이라는 고급 막걸리 레스토랑을 열었다.
국순당은 작년 9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우리술상'이라는 간이주점을 열어 현재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배상면주가 역시 11월에 서울 양재동에 '느린마을 양조장 술펍'이라는 주점을 열었다.
막걸리 업체가 서울을 중심으로 주점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일종의 '틈새 영업'이다. 서울에서 영업망을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플래그십 스토어'라 할 수 있는 주점을 열어 자사 막걸리를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일반 식당이나 소규모 수퍼마켓에서 업계 1위 브랜드인 '서울 장수막걸리'의 영업망을 뚫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자신들의 주점을 영업 거점으로 삼아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계산도 있다.
한 막걸리 업체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힘겹게 영업망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보다 주점을 운영하는 게 매출도 높고 브랜드 관리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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