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

진도 (2013.0720)

해군52 2013. 7. 27. 21:25

 

일본이 두번째 조선을 침략한 정유재란 당시(1597),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은 다시 통제사가 되어

겨우 12척의 전선을 수습한 후 적을 이곳으로 유인,

10배 이상의 전력인 적의 수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어

전쟁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거센 바람 앞의 촛불 같았던 조선의 운명을 짊어졌으니...

공의 뒷모습에서 고뇌의 무게가 느껴진다

 

 

새로 만든 명량대첩탑

조선시대에 세운 명량대첩비는 해남 다른 곳에 있다

 

 

진도와 연결되는 484미터, 사장교인 진도대교

 

 

삼별초의 대몽항쟁 관련 유적지

용장산성의 항몽기념탑()와 왕으로 추대되었던 승화후 온의 무덤()

 

 

국립남도국악원?

 

별 기대없이 찾아간 곳이었지만

노래와 춤에 문외한인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시설과 공연을 보고 놀란 이유는:

 

- 현지 주민들이 국악원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아마도 국립이라 군청에서 관심이 없기 때문인 듯)

- 엄청나게 큰 시설이 외진 곳에 있다

- 무료 입장인데 공연의 수준이 대단히 높다

  (서울이라면 5~10만원 입장료를 받아야 할 듯)

- 관객이 없다

  (사할린과 중앙아시아에서 온 고려인 학생들이 주관객,

   아마도 정부가 초청해서 이곳에 숙박하는 듯)

 

 

다음날 향토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을 보았는데

마침 인간문화재 박관용이라 분의 추모공연이었다

 

출연진들이 모두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어제 본 공연보다 먼저 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도 컸다

 

국가 대표선수들과 군 대표선수들의 실력 차이는

문외한인 내 눈에도 너무 확실하게 보였다

 

그럴수록 남도국악원의 공연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문화정책은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전통 남화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운림산방

 

 

조선조 남화의 대가인 소치(小痴) 허유()가 말년에

거처하던 화실의 당호로 일명 '운림각'이라고 한다

 

소치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호를 붙여준 것이며

젊었을 때는 련()이라 했고 자는 마힐(痲詰) 

 

 

소치는 1808년 진도읍 쌍정리에서 허각의 5남매중 장남으로 태어나

1893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주가 있어 28세 때부터 두륜산방(, 해남 대흥사)

초의대사 밑에서 공재 윤두서의 화첩을 보면서 그림을 익히기 시작하여

33세때 초의선사의 소개로 추사 밑에서 본격적인 서화수업을 하게된다

 

낙도 출신이지만 천부적 재질과 강한 의지로 시(), (), ()능하여

40세 되던 18477월 낙선재에서 헌종을 뵐 수가 있었고

헌종이 쓰는 벼루에 먹을 찍어 그림을 그렸는가 하면

흥선대원군, 권돈인, 민영익, 정학연 등을 비롯하여

권문세가들과 어울리면서 시를 짓고 글을 쓰며 그림을 그렸다

 

 

1856년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소치는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첨찰산 아래 쌍계사 남쪽에

자리를 잡아 집을 짓고 화실을 만들어 여생을 보냈다

 

 

이곳에서 소치(小痴)는 미산(米山) 허형을 낳았고

미산이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의재 허백련이 미산에게 처음으로 그림을 익혔다고 하니

소치(小痴) - 미산(米山) - 남농(南農) - 임전(林田)

5대에 걸쳐 전통 남화를 이어준 한국 남화의 본거지

 

 

운림산방 앞에 있는 연못은 한면이 35미터,

그 중심에는 자연석으로 쌓아 만든 둥근 섬이 있고

여기에는 소치가 심었다는 백일홍 한 그루가 있다

 

 

소치가 서화에 뛰어나

민영익은 '묵신(墨神)'이라 했으며

정문조는 여기에 시를 더하여 삼절(三節)이라 하였고,

김정희는 중국 원나라 4대화가의 한 사람인 황공망을 '대치(大痴)'라 했는데

그와 견줄만 하다고 소치(小痴)라 했다고 한다 

 

 

소치가 만년을 보낸 곳으로,

본채와 초가로 된 사랑채, 화실,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기념관이 있다

 

소치를 비롯해서 미산(米山) 허형(許瑩), 남농(南農) 허건(許健),

임전(林田) 허문(許汶) 4대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진도역사관은 삼별초실, 유배문화실,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도서문화와 유배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민속유산을 보존하고

후세들에게 계승·발전 시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대단한 문화유적지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트롯가요를 시끄러울 정도로 계속 틀어대고 있는데

혹시 유원지라면 모를까, 이건 정말 아니다

운림산방에서 받았던 느낌이 한순간에 깨지는 듯하다

 

 

남해안 제일의 낙조 전망대로 꼽히는 세방낙조,

많은 사람들이 이곳 전망대에 모여 낙조를 기다린다

 

 

저 안에 있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크고 작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

자리를 펴고 앉은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

한동안 지는 해가 그리는 그림에 빠져본다

 

 

 

 

 

 

밤길을 달려 도착한 목포의 민어전문식당

 

 

맛보다도 멋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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