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읽기 7

낙성대

우리나라 역사상 대표적인 구국의 영웅으로 꼽히는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과 인헌공 강감찬이다. 인헌공은 70 나이에 당시 막강했던 북방 거란족 요나라에 맞서 귀주대첩을 대승으로 이끌었고, 이후 고령에도 조정의 중신으로 소임을 다했다.  귀주대첩에서 승리한 공이 워낙 크다 보니 ‘장군’이라는 호칭이 익숙하지만 공은 원래 문과에 급제한 문관이었다. 2023년 방영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공과 함께 양규 장군의 업적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공이 태어날 때 문곡성(文曲星)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설화가 유명하다. 문곡성은 북두칠성의 4번째 별로 문(文)과 재물을 관장하는 별이다. 그래서 공이 태어난 생가에는 별이 떨어진 터, 낙성대(落星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낙성대는 공원으로 조..

사진읽기 2025.01.05

길상사

성북동 삼각산 자락에는 ‘길상사’라는 절이 있다. 조계종 사찰이지만 깊은 산 속에 있는 산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도심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들리는 마음의 쉼터이자, 불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 공간이기도 하고, 법정스님의 가르침과 길상화 보살의 아름다운 사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경내에는 아미타불,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신 극락전을 비롯한 수행공간과 함께 재가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선원도 있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단아한 관세음보살상이 보이는데 묘하게 성모상을 떠오르게 한다. 특이하게도 가톨릭 신자인 최종태 조각가가 만들었다고 한다.이곳은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많이 알고 있는 법정스님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찌기 ‘무소유’ 사상을 설파한..

사진읽기 2024.12.30

경희궁

조선 건국 후 새로운 왕조는 수도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기면서 경복궁(景福宮)을 세웠고, 이곳은 오랫동안 조선의 법궁(法宮) 역할을 했다. 조선이 안정되면서 법궁 이외에 이궁(離宮)으로 창덕궁(昌德宮)과 창경궁(昌慶宮)을 세워 동궐(東闕)이라고 불렀다.  임진왜란 중에 이 세 궁궐이 모두 소실되자 월산대군의 사저를 정릉동 행궁(貞陵洞 行宮)이라는 이름의 임시 궁궐로 사용하다가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정식 궁궐로 바꾸었고, 후에 이름을 덕수궁(德壽宮)으로 바꾸었다. 또한 서대문 근처에 새로운 궁궐 경덕궁(慶德宮)을 지었고, 후에 이름을 경희궁(慶熙宮)으로 바꾸었다.경희궁은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로 후에 왕으로 추존된 원종의 집터에 세워진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이궁으로 약 7만여 평에 서궐(西闕)..

사진읽기 2024.12.10

목은 이색 영당

광화문 KT빌딩에서 인사동 방향으로 걷다 보면 국세청 옆으로 홍살문이 보인다. 홍살문에는 ‘牧隱先生影堂(목은선생영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이 문을 지나면 같은 현판이 걸린 커다란 문이 있다.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 했지만 담장 너머로 같은 현판이 걸린 작은 건물이 보인다. 아마도 그 안에 목은의 초상화가 걸려 있을 것 같다. 영당 앞에는 ‘牧隱館(목은관)’이라는 작은 빌딩도 있다.  목은(牧隱) 이색은 포은(圃隱) 정몽주, 야은(冶隱) 길재와 함께 쓰러져가는 고려를 지키려 했던 학자로 이 세 사람을 ‘고려의 삼은(三隱)’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삼은’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야은 길재의 후학들인 조선 중후기 성리학자들일 것으로 추측한다. 목은 이색은 14살에 성균시에 합격한 수재로, ..

사진읽기 2024.12.08

조선 고위관료들의 파티 장면

중앙박물관에서 ‘새 보물전’(2017.0609)이라는 전시회를 보다가 찍은 사진들 중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희경루방회도’라는 제목의 1567년 그림인데 당시 문무과 합격 동기생인 고위관료 5명의 파티 장면이다. 5명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고 서빙하는 인원 36명이 보인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초호화판 파티이지만 조선 시대 지배층은 이렇게 놀았는가 보다. 이 그림은 사료와 그림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보물 1879호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전시장에서는 사진 촬영에 제약이 많다 보니 사진이 허접할 수밖에 없어서 공식 자료에 있는사진과 설명을 가져왔다.  ==> 국가유산포탈의 사진과 설명 동국대학교 소장 희경루방회도>는 1546년(명종 1)의 증광시(增廣試) 문·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

사진읽기 2024.10.14

성북동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한양 도성(城)의 북(北)쪽에 있는 성북동! 조선시대에는 왕이 누에 사육이 잘 되라고 기원하며 제를 지내던 선잠단지가 있었고 양반들의 별장이나 저택이 있었다고 한다. 삼청터널과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면서 급속하게 개발되었는데 시인 김광섭은 이런 급속한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비둘기의 눈을 빌어 비판했다. 성북동은 평창동, 한남동과 함께 손꼽히는 전통적인 부촌으로 많은 기업인들이 살고 있다.성북동은 한양도성길 1코스 시작점으로..

사진읽기 2024.10.12

간송미술관

간송 전형필! 일제 강점기에 물려받은 엄청난 재산으로 편하게 사는 대신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 문화재 수집에 모든 것을 바친 간송의 삶을 내가 알게 된 것이 겨우 10년 남짓하다. 간송이 수집한 문화재 중에 국보가 12점, 보물이 10점이라고 하니 ‘민족 문화유산의 수호신’이라 부를 만하다.내가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을 처음 찾은 때는 2013년 10월이었다. 봄가을에 한 번씩 열리는 전시회에 들어가려면 지하철역에서 내려 긴 줄 끝에 서야 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오래 된 허름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문화재들을 만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후 한동안은 동대문 옆 DDP에 일부 소장품들을 전시했었는데 지금은 디지털화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최근 대구에 간송미술관을 열고 특별전시회를..

사진읽기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