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2월 23일(금)✱
▲내일 정월대보름
◾풍요(豐饒)의 달을 기다리며
◀달타령
◼임영웅 등 6명
◀Gimme Gimme Gimme✕
달타령
◼퓨전국악 밴드 ‘이상’
◀강강술래
◼우원재 (ft:소금)
◀달아 노피곰 돋아샤
◼포레스텔라
◀달에게 바치는 노래
(Song to the Moon)
◼루치아 포프(Lucia Popp)
✱드보르작 ‘루살카’ 아리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삽입곡
◀달 꽃
◼조수미
(시크릿 가든 원곡 )
◉우수(雨水) 지나
폭설 수준으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내려 쌓인 두께로는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두터웠습니다.
그래서 봄을 눈앞에 두고
화려한 눈꽃이 여기저기에
활짝 폈습니다,
오늘부터 날이 개고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
오래지 않아 질 꽃들입니다.
◉내일이 정월대보름입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간간이 햇살이 나타나지만
대체로 흐린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내일 저녁 정월 보름달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구름 사이로라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월대보름이란 이름만 보면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일 보름달은
올해 뜰 보름달 가운데
가장 작습니다.
미니문(Mimi Moon)이란
이름이 그래서 붙어 있습니다.
달이 막 떠오를 때는
착시현상으로
평소보다 크게 보이다가
높게 떴을 때는 작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미니문’과 ‘슈퍼문’을
가르는 요인은 바로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입니다.
둘 사이의 거리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지구와 태양, 달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평균 거리는 38만 4천 Km입니다.
◉35만 8천 Km로
가장 가까워졌을 때
보이는 만월이 슈퍼문입니다.
가장 멀어졌을 때,
40만 Km가 넘을 때
보이는 보름달은
미니문이라고 부릅니다.
정월대보름 다음날인 모레
지구와 달의 거리가
40만 6,300Km로
가장 멀어진다는 게
이태형 별 박사가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크게 보이든 작게 보이든
달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달은 여성을 상징합니다.
태양은 남성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달은 음(陰),
태양은 양(陽)입니다.
여기서 음력과 양력이
나왔습니다.
여성인 달은 대지(大地),
즉 땅과 연결됩니다.
모든 생명을 움트게 하는
땅과 연결되면서
달은 지모신(地母神)으로
새 생명을 잉태하는
출산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달은 풍요(豐饒)의
상징입니다.
첫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달에게 대지의 풍요를
비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매달 음력 보름이면
보름달이 뜹니다.
하지만 달마다 모양도
의미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 가운데 정월 보름달을
상원(上元)이라고 해서
가장 으뜸의 달로 여깁니다.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
보름달이 중원(中元)입니다.
음력 10월 15일에 뜨는
보름달은 하원(下元)입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도
종족별로 각 달의 보름달을
부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들의 달은 음력이 아니니
지금의 보름달은
2월에 부르는 이름과 통합니다.
‘Fishing Running Moon’
은 ‘물고가 뛰어노는 달’로
우수 지난 지금 여기 와도
잘 맞는 이름입니다.
‘눈이 녹는 달’, ‘토끼의 달’로
부르는 종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월은 정월(正月),
2월은 유월(留月),
7월 견우월(牽牛月),
11월 상강월(霜降月) 등
12달 모두에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 이름대로는 아니지만
1월부터 12월까지
보름달을 풀이한
널리 알려진 노래가
‘달타령’입니다.
‘미스터트롯 시즌 1’은
임영웅과 영탁 등
많은 스타를 탄생시켰습니다.
특히 임영웅은 대중음악계
보름달처럼 빛나는
존재가 됐습니다.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가 부르는
‘달타령’부터 들어봅니다.
https://youtu.be/I7H3JuD0P6w
◉이 ‘달타령’과
아바(ABBA)의 노래를 접합한
신나는 음악도 있습니다.
한국의 국악 밴드 ‘이상’이
두 음악을 합친 퓨전 음악으로
‘풍류 밴드’ 결승전에
올렸던 무대입니다.
‘Gimme Gimme Gimme✕
달타령’입니다.
아바의 노래는 1979년
유럽과 북미 투어를 위해
홍보용으로 만들었던
디스크 곡입니다.
◉‘A man after Midnight’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자정이 지나서
‘우울한 그림자를 걷어낼 남자’,
‘아침이 와도 떠나지 않을 남자’를
보내달라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밤을 밝힐 남자이니
보름달과 연관 지어도
그럴듯해 보입니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10년 이상 무명으로
열심히 공연 활동해온
퓨전 국악 밴드 ‘이상’입니다.
중앙대 동문을 중심으로 한
아홉 명의 멤버는
1인 다역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대북에 이어 가야금 소리로
열린 무대에서 소리꾼 신효주가
달을 부르면서 시작합니다.
정월대보름에 어울리게
소리와 퍼포먼스가 돋보인
신나는 공연입니다.
https://youtu.be/AhQXAjT0eRs
◉과거 남성 중심의
전통사회에서는
여성들이 밤에 큰소리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이
거의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밤 외출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예외는 있었습니다.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 때는
여성들도 밝은 보름달 아래서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강술래는 여성의
대보름 특권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세시풍속인
강강술래는 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 유산에도
올라 있는 한국 고유의
종합예술입니다.
보름달 아래서 수십명의
여성들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춥니다.
그동안에 기와 밟기,
고사리 따기 등 대보름 행사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Feel the Rhythm of Korea’
(한국의 리듬을 느낀다)라는
홍보물을 통해 강강술래를
만나봅니다.
경주와 안동지역을 알리기 위한
영상물입니다.
싱어송라이터 소금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경주 출신 래퍼 우원재의
랩이 영상과 잘 어울리는
‘강강술래’입니다.
https://youtu.be/dqkfpKJw348
◉달을 중심으로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달은 예로부터
안전을 지켜주고 소원을
들어주는 여신 같은
존재였습니다.
백제시대 유일한 가요인
정읍사(井邑詞)에 등장하는
달도 그런 존재로 그려집니다.
장사 떠난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을
달을 통해 나타냅니다.
조선시대 악학궤범에
한글로 실려 가장 오래된
한글 가요이기도 합니다.
◉정읍사를 모티브로 만든
노래가 몇 개 있지만
팬텀싱어 2 우승팀
포레스텔라는 그 한 대목인
‘달하 노피곰 도다샤’를
제목으로 내세워
노래로 만들어 불렀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달에게 남편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애절한 마음을 읽어 봅니다.
◉달에게 그렇게 애절하게
빌었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아내는 결국 망부석(望夫石)이
됐었다는 뒷얘기가
맘에 걸립니다.
달은 밤길을 밝게 밝혔지만
남편은 아예 귀환 길에
나서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고우림이 군에 입대하면서
세 명 남은 포레스텔라입니다.
네 명 완전체였을 때 부르는
‘달하 노피곰 도다샤’입니다.
https://youtu.be/pMCXIdpy98E?si=6ilMy3jsu8rjzNae
◉달이 소원을 들어주는
여신 같은 존재인 것은
서구 사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체코 출신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의 아리아
‘달에게 부치는 노래’
(Song to the Moon)를 보면
그렇습니다.
인간 왕자를 사랑하게 된
물의 요정 루살카가
달에게 그 마음을
전해달라고 노래합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
이 아리아가 등장합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1950년대 미국 남부에서
괴팍스런 유대계 백인 노인과
그녀의 흑인 운전사 사이의
25년간 우정을 그린
1989년도 영화입니다.
데이지역을 맡았던
제시카 탠디는 1990년
81세로 아카데미 최고령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됩니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정원에 꽃이 만발한 날
거실에서 수놓고 있는
데이지와 지켜보는 운전사
호크의 평화스러운 장면에
이 아리아가 나오도록
선택했습니다.
아리아 내용과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에 들어간 삽입 음악은
한스 짐머가 직접 만들어 넣은
영화음악보다 더 절묘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영화에 들어간 아리아는
체코가 낳은 소프라노
카브리엘라 베냐치코바가
불렀습니다.
여기서는 역시 체코 출신의
뛰어난 소프라노 루치아 포브
(Lucia Popp)의 아리아로
듣습니다.
명소프라노로 매력적인
오페라 가수로
인기 높았던 그녀는
1993년 뇌종양으로
쉰네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영화 화면과 함께
그녀의 아리아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h00upnyREF4?si=yBf44lyNic5YGr1h
◉이 아리아는 국내외 많은
소프라노가 불렀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24일
KBS 열린음악회에
‘Song to the Moon’이
엔딩곡으로 등장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날은 당시 대통령 문재인의
69회 생일이었습니다.
방송사 측은 오비이락이라고
변명했지만 많은 사람이
왜 느닷없이 Moon(文)의
노래가 그날 등장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의
명곡 아리아가
상처 입은 사례입니다.
◉정월대보름에 들을
마지막 노래는
조수미가 탄생시킨
‘달 꽃’(Moon Flower)입니다.
원곡은 노르웨이 듀오 연주그룹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의
바이올린 연주곡 ‘파사칼리아’
(Passacaglia)입니다.
17세기 초 스페인에서 발생한
궁정 무곡을 그렇게 부릅니다.
시크릿 가든 결성 20주년
기념앨범에 담긴 곡입니다.
조수미는 여기에 가사를 붙여
‘달꽃’이란 제목의 노래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북구의 음악을 가져와
가장 감성적이고 한국적인
정서와 감성을 담아
조수미가 불렀습니다.
이 노래를 프로듀싱했던
시크릿 가든의 작곡자
러블랜드는 ‘조수미는 역시
월드클래스 디바’라고 칭찬하며
‘이 곡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신과 같아서 기분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달빛 젖은 꽃 한 송이
수천 번 피고 져도
변치 않는 사랑 주리라’
변치 않는 사랑을 노래하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애절한
‘달 꽃’입니다.
https://youtu.be/fYUzQKGeC-E
◉정월대보름을 낀
2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일주일 뒤 금요일엔
3월이 시작됩니다.
새롭게 등장할
많은 생명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생각만 해도 봄기운이
차오릅니다.
가는 겨울, 오는 봄기운을
같이 느껴볼 2월의
마지막 주말 나들이를
추천합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