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한양 도성(城)의 북(北)쪽에 있는 성북동! 조선시대에는 왕이 누에 사육이 잘 되라고 기원하며 제를 지내던 선잠단지가 있었고 양반들의 별장이나 저택이 있었다고 한다. 삼청터널과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되면서 급속하게 개발되었는데 시인 김광섭은 이런 급속한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비둘기의 눈을 빌어 비판했다. 성북동은 평창동, 한남동과 함께 손꼽히는 전통적인 부촌으로 많은 기업인들이 살고 있다.
성북동은 한양도성길 1코스 시작점으로 국보급 문화재의 보고인 간송미술관, 법정 스님과 길상화 보살의 사연이 얽힌 길상사,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최순우 관장의 옛집 등 역사 문화 관련된 볼거리들이 많은 곳이다. 걷기에 좀 힘들다 싶으면 납북 작가 이태준이 살았던 수연산방에 들러 국화차 한 잔으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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