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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하이트 격차 벌어지고… 수입맥주 약진 (조선일보)

해군52 2012. 6. 11. 21:10

 

 

6월부터 9월 초까지는 맥주업계가 "1년 농사가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맥주 소비가 많은 시기다. 올해는 특히 더위가 일찍 찾아온 데다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런던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몰려 맥주업계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맥주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상반된 분위기를 보인다.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올해 1분기 두 회사의 맥주 출고량을 집계한 결과 오비맥주 53.8%, 하이트진로 46.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포인트로 박빙이던 점유율 차이가 7%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오비맥주는 작년 말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15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장인수 부사장은 "소매점과 음식점·주점 등 '바닥 영업'을 강화하고, 재고 물량을 줄이는 등 영업구조 개선으로 맥주의 유통주기를 단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대표 브랜드 '카스'의 인기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로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250억원을 투자해 이천 공장에 카스 캔맥주 전용 생산라인 1개를 증설했다. 경쟁자인 하이트진로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여름 성수기에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한 것이다. 이천 공장의 연간 캔맥주 생산능력은 24캔 들이 3500만 상자에서 5000만 상자로 늘었다. 오비맥주는 또 올해 3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전국 3개 공장의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2007년 점유율이 60%에 육박했지만 이후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최근 "간판 제품인 '하이트'가 브랜드 노후화로 점유율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맥주와 소주 영업망을 통합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하이트진로의 부진을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하이트 맥주가 수도권에서 약세를 보였는데 소주 '참이슬'의 영업망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통합 영업망의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 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칠성음료의 행보도 관심거리. 3월 국세청으로부터 맥주 제조업 허가를 받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맥주공장 신규 설립을 위해 총 1791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해 온 국내 시장에 최근 수입 맥주가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며 '복병'으로 등장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6년 2050만달러이던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5845만달러로 5년 사이에 약 3배 규모로 성장했다.

 

수입 맥주의 인기는 유통업체의 할인행사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저항'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6캔에 1만원' '1캔에 2000원' 등의 수입 맥주 할인 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1~5월 수입 맥주 매출이 전체 맥주 매출의 16.2%를 차지했다. 5년 전만 해도 수입 맥주 판매는 전체 맥주 매출의 5% 정도에 불과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외연수나 유학 경험이 많은 20~30대가 수입 맥주의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며 "올해 수입 맥주 매출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막걸리·과실주 등 전통주 매출을 앞질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