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이벌레 먹어서 예쁘다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어쩐지 베풀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 줄 안다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별처럼 아름답다 시인은 벌레 먹은 나뭇잎을 밉다 하지 않고 남을 먹여가며 살았으니 예쁘다고 노래했다베풀며 사는 삶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리라 시인은 벌레 먹은 나뭇잎을 칭송하려다 보니상처없이 매끈한 나뭇잎은 밉다고 표현했다한쪽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려는 의도이겠지만매끈한 나뭇잎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을까? 봄여름에는 햇빛을 받아서 에너지를 만들고,가을이면 예쁜 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뽐내고,가지를 떠나 땅에 뒹굴어도 멋을 잃지 않는다 거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