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씨엠립에서 아쉽게도 짧은 일정을 마치고
하노이를 거쳐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공항 부근에 공군부대 간판이 보이는데
캄보디아 공군에는 전투기가 없어서 이 나라 하늘은
태국과 베트남 전투기들의 놀이터라고 합니다
한국전 당시 우리에게도 전투기가 없었던 거 다 아시지요?
씨엠립 공항에서 출국하는데 공항세 25달러를 받습니다
입국할 때 내는 비자수수료 25달러
앙코르와트 사원 입장료 20달러
세 가지만 해도 70달러이니
연간 관광객 100만이면 무려 7천만달러나 됩니다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앙코르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서
내년부터는 입장을 통제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리하게 올해 여행을 떠나게 됐었는데
현지에 가보니 그건 거의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적 보존이든 무슨 이유든 간에
그 엄청난 수입을 어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하노이로 가는 베트남 항공기는 깨끗하기도 하고
마침 승객이 적어 좌석도 널널하고 아주 편합니다
이륙후 곧 식사를 주는데
메뉴는 빵과 쇠고기+야채+국수입니다
약간의 향료가 들어서 그런지 입맛에 맞지 않아서
비장의 마지막 카드, 튜브 고추장을 꺼내 먹습니다
저녁 7:40 어둠 속으로 하노이의 불빛이 보이고,
곧 착륙한 하노이 공항에서 4시간 이상을 서성댑니다
공항 면세점에서 애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는데
통신시설이 나빠서인지 카드 결제가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현금 지급을 합니다
개량한 전통의상 차림인 공항 직원의 표정이 아주 밝고
우리 일행의 요청에 거리낌없이 팔장을 끼고 사진도 찍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진짜 정품(?) 베트남국수와 함께
하노이 맥주 한 깡통을 타이거 맥주잔에 따라 마십니다
참이슬 앞치마를 입고 있는 식당 아줌마를 발견하는 즉시
가지고 갔던 참이슬 페트병을 들게 하고 사진을 찍으니
이 사진은 진로소주 동남아용 포스터가 될만합니다
비행기 안에서 잠시 눈을 감아 봅니다
오토바이가 넘치는 호치민의 활기찬 거리,
밀림 속에 수백년을 숨어있던 앙코르와트 사원,
압살라 춤을 추며 가지 말라고 붙잡던 아리따운 남국 여인
.
.
.
.
.
.
잠시후 눈을 뜨니 이른 아침의 인천 국제 공항,
익숙한 배낭을 메고 리무진버스에 올라
낯익은 거리를 달려 일상으로 돌아오며 되뇌어 봅니다
‘내가 잠시 또 꿈을 꾸었구나...’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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