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6070

고양이 (1971)

해군52 2018. 5. 12. 22:18

고양이 Le Chat 1971/프랑스,이탈리아/86

감독 Pierre Granier-Deferre

출연 Jean Gabin, Simone Signoret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대도시 외곽에서 한 지붕 아래 같은

공간에 살면서도 소통하지 않고 남남처럼 생활하는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힘들고 외로운 황혼기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 후보에 올라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장 가뱅(당시 67)과 시몬느 시뇨레(당시

50)가 남녀주연상을 동시 수상했는데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노안으로 유명한 두 배우는 노부부 역할에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 관록에 맞게 존재만으로도 빛이 나는 연기를 펼쳤다

벨기에 추리소설가인 조르주 심농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

심농은 평생 4백 편이 넘는 소설을 썼고, 그 중 50 편 이상이

영화나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대중의 사랑을 널리 받았을 뿐

아니라 심리 묘사가 뛰어나서 지드, 까뮈나 헤밍웨이와 같은

세계적 대문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유명 작가이기도 하다

 

피에르 그라니에-드페르 감독은 미스터리처럼 진행하면서도

회상과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짐작하게 할 뿐

관객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을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또한 오프닝과 엔딩 장면이 서로 연결되게 했는데 요즘에는

자주 볼 수 있지만 당시로는 아주 특이한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되지 않았지만 <잊혀진 여인>이라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제목의 비디오로 출시된 희귀 명작이다

재개발로 폐허가 되어가는 도시 구석구석에는 아직도 건물이

일부 남아있지만 흙먼지와 공사 소음만 가득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고, 건물의 잔해 안에는 고양이들이 모여서 살고 있다

주변 건물들은 철거되었지만 고집스레 남아있는 낡은 집에는

집만큼이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노부부 줄리앙

(장 가뱅 분)과 끌레망스(시몬느 시뇨레 분)가 기거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질투, 이미 오래 전에 식어버린 사랑과

열정 탓인지 두 사람은 일상적 대화 없이 메모만 주고받으며

심지어는 요리와 식사마저도 각자 따로 할 정도로 한 공간에

머물고 있으면서 마치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지낸다

젊은 시절 서커스 단원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했지만 서커스 단원 시절에 사고로 다친 한쪽 다리가

아프고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은 사라져서 인생이 허무하기만

한 부인은 자기모멸감으로 가득한 채 알코올과 약에 기댄다

어느 날 남편은 집 주변에서 돌아다니던 주인 없는 고양이를

데리고 오더니 이 고양이에게 귀여운 것이라는 애칭을 붙여

부르는가 하면 온갖 정성을 모두 쏟아가며 돌보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 화가 치민 부인이 고양이를 내다버리자 남편은

밤늦도록 찾아다니는데 부인은 집으로 찾아들어온 고양이를

지하실까지 쫓아가더니 기어이 총으로 쏘아 죽여버리고 만다

기가 막힌 남편은 짐을 싸들고 나가서 가까운 호텔로 가지만

호텔 여주인이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르자 이를 받아들인다

이렇게 대화없는 두 사람 사이에는 증오만 점점 커져 가는데

45일 후에는 무조건 집을 철거한다는 계고장이 날아오고...

피에르 그라니에-드페르(1927~2007)는 프랑스 편집,작가이자

감독으로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1960~70년대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중 한 명으로 문학작품 영상화에 탁월하다고 평가받았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미망인>(1971)이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연출 26, 작가 26/영화제 수상 3, 후보 5

미망인 (1971)

고양이 (1971)

새장 속의 남자 (1975)

스트레인지 어페어 (1981) 베를린 금곰상 후보

북극성 (1982)

장 가뱅은 프랑스 영화에서 황금기였던 1930년대부터 줄리앙

뒤비비에, 장 르누아르, 마르셀 카르네 등 거장들의 대표작에

출연하면서 프랑스는 물론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게 되었다

 

가뱅은 무뚝뚝한 외모와 거친 목소리로 노동자, 범죄자, 형사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40여년 동안 명연기를 펼치며 프랑스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배우들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대배우가 된 후에도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잊지 않았고,

노동계층의 소탈함을 간직했으며 사교계나 겉치레를 싫어해

배우 이전의 한 인간으로서 대중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시몬느 시뇨레는 <윤무>(1950)<황금 투구>(1952)로 스타

자리에 올랐는데 공교롭게도 두 영화에서 매춘부역할이었고,

30대 후반이 되자 살이 쪄서 배우로는 위기라는 지적을 받던

그녀는 <꼭대기 방>(1958)으로 아카데미와 칸의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프랑스 배우로는 처음이었다

 

세자르는 물론이고 아카데미, , 베를린 등 중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이며 이브

몽땅과 재혼하여 살면서 사연이 많았던 사생활로도 유명하다

 

 

장 가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52

 

장 가뱅 Jean Gabin

장 가뱅 Jean Gabin (1904~1976) 프랑스 배우 카바레 공연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 가뱅은 자신의 뒤를 이어서 무대 가수가 되기를 바랐던 부친의 희망과는 다르게 기관사가 되고 싶어서 잡다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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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시뇨레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53

 

시몬느 시뇨레 Simone Signoret

시몬느 시뇨레 Simone Signoret (1921~1985) 프랑스 배우 부친이 국제연맹의 동시통역사로 독일에서 근무할 때 태어난 시몬느는 가족과 함께 파리로 이주했는데 프랑스가 나치에게 점령당하자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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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상 일부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IXn90ZcGd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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