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알버트 왓슨 사진전

해군52 2023. 1. 29. 11:06

며칠 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알버트 왓슨 사진전에 다녀왔다1942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생인 왓슨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런던 왕립예술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1970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잡지 표지에 들어갈 유명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진을 촬영해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패션 사진작가로 정상에 오르는 한편 사진 예술도 추구하면서 자연과 인물, 정물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다루어왔다.

 

80대에 들어서도 뉴욕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왓슨은 포토 디스트릭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의 사진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상 전시회 제공 자료 참조)

 

히치콕 감독을 비롯해서 스티브 잡스, 앤디 워홀 등 유명 인사들의 사진들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전시회 전에는 왓슨이라는 이름도 몰랐는데 이런 낯익은 사진들을 이 분이 촬영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히치콕 감독은 크리스마스 특별판 잡지에 본인의 거위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고 거위 요리가 담긴 접시를 든 모습으로 표지 사진을 촬영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왓슨은 새로운 촬영 컨셉을 제안, 털이 뽑힌 채 크리스마스 장식 리본을 단 거위의 목을 쥐고 있는 뚱한 표정의 히치콕 감독의 표지 사진이 탄생했다. (왼쪽)

 

배우 잭 니콜슨이 <샤이닝>(1980)에서의 이미지를 살린 사진을 촬영할 때 왓슨은 니콜슨을 눈이 오는 야외 의자에 앉히고 30분 동안 눈을 맞게 했다고 한다. (오른쪽)

 

보그지의 독일판에 들어갈 앤디 워홀의 사진을 찍을 때, 워홀은 왓슨에게 영화 <터미네이터>의 포스터를 보여주었고, 왓슨은 이런 요구에 맞춰 이 사진을 촬영했다고 한다. (왼쪽)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된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찍을 때, 왓슨은 잡스에게 원하는 컨셉을 설명하고 20분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애플이 잡스의 사망 소식을 전할 때 이 사진이 웹사이트 바탕에 올라 우리에게 낯익은 사진이 되었다. (가운데)

 

롭 마샬 감독이 연출한 <게이샤의 추억>(2006)의 포스터에 들어간 (그래서 나에게 특히 낯익은) 중국 배우 장쯔이의 사진도 왓슨의 작품이었다. (오른쪽)

 

여러 가지 과일을 촬영한 정물 사진인데 거울을 활용해서 유화 느낌의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왓슨의 고향인 스코틀랜드 풍경 사진인데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몇 가지 소품들을 이용해서 촬영한 사진들인데 상당히 에로틱하다.

 

가수 믹 재거와 표범 사진을 촬영할 때, 자동차 안에 투명한 칸막이를 설치하고 촬영한 후

눈동자의 위치를 맞춰 오른쪽 합성 사진을 만들었다고 한다.

 

원숭이 촬영도 했는데 총을 든 사진을 촬영할 때, 원숭이가 무거운 총을 위로 향하게 들지 않아서 아래로 향한 사진을 촬영한 다음 위아래를 바꿔 오른쪽 사진을 만들었다고 한다.

 

순간을 포착한 <뛰어가는 남자>라는 작품은 앙리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오른쪽)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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