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산에 다니려면 절대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롭게 다녀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북한산성 열두 대문 종주란 참으로 무지한 산행이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북한산 열두 대문 종주를 하러 나섰다가
잘못된 안내자와 급조된 팀으로 인해 열 대문에 그쳤고
10월말에야 제대로 한 바퀴를 힘겹게 돌았는데
남순호 박사 덕분에 이번에 다시 한 바퀴를 더 돌았다.
이번 산행에는 성실의 대명사이자 의지의 산사나이 남순호,
풀코스를 밥 먹듯이 달리는 무쇠다리 안종욱,
산에만 가면 날아다니는 축지법의 달인 이백규,
이상 고수 세 명과 여성 조교 두 명이 함께 했고,
배낭과 뱃속에 술이 가득한 백전노장 이석영이
북한산장~북문 입구까지 동행하면서
숨겨진 만경대 뒷길의 비경을 보여주었다.
등산 데뷔 첫해 최우수 신인상 수상자 박동완이
도착 지점인 북한산성 주차장에 마중을 나왔고,
항심회의 창설자이자 영원한 도우미 최영철이
불편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대성문에서 마중,
차량 지원 등 후방 지원 업무를 총괄하였다.
아침 7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각에 출발,
오후 4시, 어두워지기 전에 산성 주차장 도착,
예정대로 9시간 만에 산행을 마쳤다.
즐거운 산행에 함께 한 친구들 모두 감사하고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언젠가 친구들과 함께 4천 미터가 넘는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에서 고봉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내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열두 대문에서의 증명사진으로 신고를 대신한다.
주 : 동문회 등산모임 문집에 실린 글을 발견, 뒤늦게 블로그에 옮겼는데
사진과 글에 있는 7명 중 3명이나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아, 무정한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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