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4050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1945)

해군52 2024. 2. 5. 17:51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I Know Where I'm Going! 1945/영국/92

감독 Michael Powell, Emeric Pressburger

출연 Wendy Hiller, Roger Livesey

 

사랑보다는 부와 명예가 따르는 결혼을 선택한 25세 여인이

선택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내용을

흑백 화면에 아름답게 담아낸 영국식 멜로드라마의 고전이다

 

CG가 없던 시절에 촬영했지만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거친

바다 위에서 주인공들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모험영화처럼

박진감 넘치고, 짙은 안개 가득한 바닷가 풍광은 매혹적이다

 

게일어를 사용하는 스코틀랜드 바닷가 사람들이 가난하지만

어울려서 춤추고 노래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마이클 파웰과 에머리 프레스버거 콤비가 공동 각본과 공동

연출을 겸한 이 영화는 물질적인 풍요가 인생을 빛내준다고

믿으며 사랑보다 돈을 선택했던 젊은 여성이 진실한 사랑에

눈 떠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했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더 이상의

걸작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말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1살 때부터 자신이 가야 할 곳을 확실하게 알았다는 25살의

조안(웬디 힐러 분)은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 사실을 통보한다

진정 사랑하지는 않지만 나이 많은 재벌 회장과 결혼하는데

사람들 눈을 피해 킬로란 섬에서 결혼식을 하려는 계획이다

웨딩드레스가 든 가방을 챙겨서 서슴없이 길을 떠난 조안은

약혼자가 보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목적지를 향해 간다

기차와 배를 갈아타면서 섬이 바라다 보이는 토버머리까지는

잘 도착하지만 변덕스럽고 거칠기 짝이 없는 바닷가의 날씨

때문에 배가 뜰 수 없어 킬로란 섬의 코앞에서 발이 묶인다

한편 킬로란 섬의 주인이자 군인인 토퀼(로저 리브시 분)

역시 8일 동안 휴가를 보내려고 킬로란으로 가던 길에 발이

묶이고 두 사람은 토버머리에서 배가 뜨기를 기다리게 된다

진정한 사랑보다는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던 조안은 토버머리

사람들이 궁핍 속에서도 즐겁게 사는 모습에 흥미를 느낀다

자신의 마음이 토퀼에게 차츰 끌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조안은 이 상황을 벗어나 킬로란으로 가려고 무리수를 쓴다

그런 조안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토퀼은 배를 운행할 만큼

좋은 날씨가 될 때까지 좀 더 기다리자고 설득하려 애쓰지만

조안은 끝내 돈으로 뱃사람을 사서 킬로란으로 떠나려 한다

뒤늦게 조안의 마음을 알게 된 토퀼은 서둘러 조안을 따라서

그 배에 함께 올라타 보지만 곧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사투를 벌이다가 겨우 토버머리로 되돌아오게 되는데...

1930년대 초까지 독립영화사에서 저예산 영화들을 연출하던

마이클 파웰과 헝가리 출신 유대인 작가 에메릭 프레스버거

두 사람은 아처영화사라는 제작사를 설립하여 제작, 각본과

연출을 모두 함께 하는 방식으로 20여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를 비롯해 <블림프 대령의 삶과 죽음>(1943), <삶과

죽음의 문제>(1946), <검은 수선화>(1947), <분홍신>(1948)

1940~50년대에 걸쳐 두 사람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만든

작품들은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도 상영되어

한동안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1950년대 들어서

점차 하락세를 겪게 되면서 1956년에는 공동 작업을 끝냈다

이 영화에서 사랑보다 돈을 선택했다가 진실한 사랑에 눈을

떠가는 당찬 25세 여인 역을 실감나게 연기한 웬디 힐러의

연기와의 인연은 맨체스터극장 무대관리 보조로 시작되었다

 

거장 버나드 쇼에게 발탁되어 그의 연극 두 편에서 주연을

맡게 된 그녀는 유명 연극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고,

극작가인 로날드 고우와 결혼한 후 남편이 각본을 쓴 영화

<랭카샤이어의 행운>(1937)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데뷔했다

 

<피그말리온>(1938)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영국 영화에 출연한 영국 여배우로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된

첫 기록을 세웠으나 이후 할리우드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마이클 파웰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01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1905~1990) 영국 영화감독 남프랑스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부모 아래 태어나 남프랑스와 영국 캔터베리에서 자란 마이클 파웰 감독은 졸업 후 은행에 잠시 근무했지만 영화

navy69.tistory.com

 

웬디 힐러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11

 

웬디 힐러 Wendy Hiller

웬디 힐러 Wendy Hiller (1912~2003) 영국 면직공장 주인의 딸로 태어난 웬디 힐러는 학생 때부터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맨체스터 극장 무대 관리 보조로 근무하면서 작은 배역을 맡아 연극 무대에

navy69.tistory.com

 

영화에 삽입된 스코틀랜드 민요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Hp01Zs0Gpgk

 

'영화405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림프 대령의 삶과 죽음 (1943)  (4) 2024.01.22
풀밭 위의 오찬 (1959)  (2) 2024.01.06
인생유전 (1945)  (2) 2023.12.20
무덥고 긴 여름 (1958)  (0) 2023.12.14
벤허 (1959)  (2) 202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