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바이올린 Fiddler on the Roof 1971년/미국/181분
감독 Norman Jewison
주연 Topol, Norma Crane, Leonard Frey
1900년대 초 우크라이나 시골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전통을 고수하려고 애쓰는 유대인 가장과 변화를 추구하려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고품격 뮤지컬 영화이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대인의 전통과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부모와는 다른 인생을 꿈꾸는 딸들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변화를 수용한다는 영화의 스토리는 극히 단순하지만
3시간 넘는 상영시간동안 만나는 감동적 장면들이 아주 많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 작가 숄렘 알레이헴이
쓴 자전적 소설 ‘테비에와 딸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64년 브로드웨이 초연을 시작으로
무려 3,000회 이상의 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고, 이 뮤지컬이
다시 노먼 주이슨 감독에 의해 이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졌다
<밤의 열기 속으로>(1967)로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했던
노만 주이슨 감독이 연출과 제작을 겸하면서 제작비로 900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출연진은 대부분 무명 배우들로 구성했다
1971년 미국에서 개봉 당시 흥행 1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했으며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촬영상, 음향상, 음악상을 받았다
아카데미에서 음악상을 다섯 차례 수상하며 영화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된 존 윌리엄스는 이 영화로 첫 음악상을 받았고,
우크라이나 출신 거장 아이작 스턴이 바이올린 연주를 맡았다
영화가 시작되면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가파른 농가 지붕 위에
불안정하게 서 있는 삐에로 모습의 바이올린 연주자가 보인다
1905년 우크라이나 시골의 작은 유대인 마을에는 가난하지만
신앙심 깊고 우유가공으로 먹고사는 테비에(토폴 분)가 있다
그는 수다스런 아내 고르데와 다섯 딸을 둔 행복한 가장이다
어느 날 마을의 중매쟁이가 그에게 찾아와 큰딸의 신랑감으로
나이가 많지만 돈 많은 마을 푸줏간 홀아비 영감을 제안하자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지만 큰딸은 이미 아버지와 상의도 없이
양복점 재단사와 결혼을 약속했다면서 그의 의견에 반대한다
테비에는 자녀의 결혼을 부모가 결정하는 전통을 존중하지만
딸의 행복을 위해서 결혼을 승낙하고, 조촐하지만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결혼식이 마치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큰딸 결혼식을 마치고 한숨을 쉬나 했더니 이번에는 둘째딸이
가난한 백수와 결혼하겠다고 사윗감을 데려오고, 이어서 셋째
딸은 유대인이 아닌 러시아 청년과 사랑에 빠져 도망쳐버린다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전통이 한 순간 무너지는 것에 화가 난
테비에는 하느님을 원망해보지만 그의 고난은 끝난 게 아니다
러시아 정부군으로부터 유대인 추방명령이 떨어지자 테비에는
눈이 내리는 겨울에 짐을 싸서 마차에 싣고는 출가한 딸들과
작별인사만 나누고 미국에서 재회를 약속하며 마을을 떠난다
질퍽거리는 진흙탕 길에 힘겹게 마차를 끌고 떠나는 테비에
뒤쪽으로 첫 장면에서 나왔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가
이번에는 길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테비에를 따라 온다
이 영화가 우크라이나 유대인에 관한 이야기이고, 원작 소설
작가 ‘숄렘 알레이헴’, 주제곡을 연주한 ‘아이작 스턴’, 제목을
제공한 그림 ‘바이올린 연주자’를 그린 화가 ‘마르크 샤갈’까지
모두가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대인들이며 영화를 제작, 감독한
‘노만 주이슨’과 원톱 주연을 맡은 배우 ‘토폴’도 유대인이다
그러니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의 영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유대인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고, 전통과 새로운
변화가 충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뮤지컬과 영화로 크게 사랑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에 캐나다 해군으로 참전했던 주이슨 감독은
전쟁 후 무전여행으로 미국 남부를 다니며 심한 인종 차별에
충격을 받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남부 도시의 인종편견을
그린 <밤의 열기 속으로>(1967)를 만들어 큰 명성을 얻었다
주이슨 감독은 이렇게 전작의 흥행에서 받은 힘을 바탕으로
흥행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가난한 유대인 이야기를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 미국 개봉에서 그해 흥행실적 1위를 기록했다
그는 TV 포함 44편을 연출하고, 39편을 제작하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4회, 감독상 후보에 3회 올랐고, 그가 연출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 12명을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렸다
영화에서 원톱 주연을 맡은 토폴은 아카데미에서 후보에 오른
첫 이스라엘 배우이며 이 영화 외에 <007 유어 아이스 온리>
(1981)에도 출연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아주 낯선 얼굴이다
결혼 25년차로 딸 다섯을 둔 가난한 가장 역을 연기할 당시
나이가 36세였고, 20년 후에도 같은 배역으로 토니상 뮤지컬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니 당시에 엄청난 노안이었나 보다
노만 주이슨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58
영화 도입부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tn4R9XCPo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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