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980

바베트의 만찬 (1987)

해군52 2024. 4. 14. 17:10

바베트의 만찬 Babettes gæstebud, Babette's Feast 1987/덴마크/102

감독 Gabriel Axel

출연 Stephane Audran, Bodil Kjer, Birgitte Federspiel,

Jarl Kulle, Jean-Philippe Lafont, Bibi Andersson

 

신앙, 음식과 사랑이 하나가 된 완벽한 만찬을 그린 작품으로

유럽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요리들과 함께

진정한 사랑과 봉사를 보여주는 재미와 감동이 있는 수작이다

 

덴마크 작가 이자크 디네센(본명-카렌 블릭센)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데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경영하던 그녀는 영국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연인과 농장을 잃고서 49세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두 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주인공의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디네센의 원작소설을 아름다운 영상에 옮겨놓은 덴마크 출신

가브리엘 액셀 감독은 바베트 역에 거론된 50명의 여배우들

중에서 카트린느 드뇌브와 스테판 오드랑을 두고 고심하다가

오드랑을 낙점했고 그녀는 이 영화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미국,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 칸영화제에서 기독교

영화상을 받았고, 우리나라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한때 비디오 가격이 1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덴마크 바닷가 어느 외딴 마을에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운 두

자매 마르티나(브리기테 페더슈필 분)와 필리파(보딜 크예르

)가 평생 독신으로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

오래 전 마을의 정신적 지주였던 목사님의 따님인 두 자매는

그들을 보기 위해 청년들이 교회에 몰려올 만큼 아름다웠지만

세속적 사랑과 결혼은 공허하다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서

남자와의 만남은 멀리 하고 가난하게 살면서도 자신들보다 더

가난한 마을의 이웃들을 보살피며 신앙을 독실하게 지켜간다

사고를 치고 좌천되어 이곳으로 오게 된 로렌스(자를 쿨레 분)

라는 젊은 군인이 마르티나에게 한눈에 반해 다가오고 그녀의

마음도 흔들렸지만 그는 결국 이곳을 떠나 장군까지 승진했다

슬럼프에 빠져 이곳에 왔다가 필리파의 노래를 듣고 그녀에게

강습을 자청했던 유명한 오페라 가수 파핀(쟝 필립 라퐁 분)

마음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혼자 쓸쓸히 마을을 떠나갔다

35년 세월이 지나 노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절제하며 살아가는

두 자매에게 오페라 가수 파핀의 초청장을 가진 바베트(스테판

오드랑 분)라는 여인이 찾아와 가정부로 함께 지내기를 청한다

두 자매는 가정부를 둘 형편이 아니었지만 차마 내치지 못 해

그녀를 받아들이자 그녀는 이후 14년 동안 헌신적으로 일한다

그녀가 온 뒤로 살림이 풍요로워지고 특히 식사가 맛있어지자

사람들은 그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까지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복권 당첨으로 거액이 생긴 그녀는 돌아가신

목사님 탄생 백주기 추도 만찬을 준비하기로 자청하고 나선다

바베트가 프랑스에 주문한 진기한 재료들이 도착하자 검소한

음식으로 절제된 생활을 해 오던 두 자매는 오히려 청교도적

삶이 훼손될까 걱정하며 준비된 음식은 먹더라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나 평가는 내색하지 않기로 마을 사람들과 약속을 한다

바베트는 두 자매와 마을 사람들의 걱정에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혼자 만찬을 준비하고 온갖 진귀한 요리들이 차례로 선을

보이자 평생 처음 대하는 고급요리를 맛보는 마을 사람들은...

이 영화를 종교적으로 해석하려고 하자면 논란의 여지가 많고,

온갖 음식을 대하는 두 자매와 바베트,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노장군의 태도를 비교해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복잡한 생각이 아니더라도 진기한 음식 재료, 조리 과정,

테이블 세팅과 온갖 산해진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엄청난 만찬을 끝내고 손님들이 떠난 후 주방 의자에 앉아서

혼자 커피를 마시는 바베트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인다

거액의 복권 당첨금을 한 번 만찬에 써버린 바베트는 놀라는

두 자매에게 이렇게 말하는데 영화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이다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아요

자신이 최선을 다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죠

 

영화에서 위대한 예술가 바베트가 정성을 다해 준비한 만찬은

소박하고 금욕적으로 살던 마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데 음식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은 관객에게 이런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음식남녀 (1994)

초콜릿 (2001)

카모메 식당 (2006)

라따뚜이 (2007)

사랑의 레시피 (2007)

줄리&줄리아 (2009)

덴마크 출신의 감독, 배우이자 작가인 가브리엘 액셀은 한때

목수 일을 하다가 덴마크 국립 연극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파리와 코펜하겐 극장에서 연기경력을 시작했으며 그 후에는

영화계로 들어와 연기, 연출과 시나리오 작가 활동을 겸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50년대 말부터 30여년

동안 덴마크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의 한

명이었다고 하며 많은 상을 받은 이 영화 이외에도 TV 포함

90여 편을 연출하여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3대 영화제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경력을 가진 상당히 실력 있는 감독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바베트 역을 맡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스테판 오드랑은 금발에 큰 눈, 뺨에 사마귀가 있고, 관능적

몸매로 남성 중심의 통념에 반하는 여성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녀는 배우가 아니었으면 훌륭한 요리사가 됐을 것이라고

하는 미식가라고 하니 이 영화의 배역과는 잘 어울려 보인다

 

TV 포함 109 편에 출연하여 <암사슴>(1968)으로 베를린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영국아카데미와 세자르에서도 수상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H5w9skKc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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