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503

해군52 2024. 5. 3. 10:18

✱아침을 여는 음악 5월 3일(금)✱
▲어른이 부르는 동요(童謠)
◾‘반달’ 이후 동요 100년 

        ◀따오기+반달+꽃밭에서  
           ◼조용필 
        ◀찔레꽃 
           ◼김호중 
        ◀오빠 생각 
           ◼이선희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고성현(바리톤)
             ✕현음어린이합창단
        ◀어느 봄날 
           ◼김순영(소프라노)
             ✕김동원(테너)
        ◀꼭 안아줄래요?
           ◼손지수(소프라노)  
        ◀바나나 차차(Banana Cha Cha)
           ◼The Poyz

◉모레 일요일이 
어린이날입니다.
아이들이 더욱더 
귀해진 요즈음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은 
어느 하루가 아니고
1년 365일 매일 
어린이날이어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정해 놓은 날이니 
특별히 어린이를 챙기고 
보살피는 하루가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어린이’는 어린아이를
높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15세기부터 사용해 온 
말입니다.
‘어리다’의 관형사의 ‘어린’에 
의존명사 ‘이’가 결합 돼 
만들어진 말입니다. 
이 말이 어린아이의 
높임말로 등장해 지금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어린이날을 태동시킨 
방정환 선생 덕분입니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1923년 5월 1일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방정환은 독립적 인격체로서 
어린이에 대한 존중을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방정환은 1923년부터  
‘어린이’라는 이름의 
아동 잡지를 펴 내면서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나갔습니다.
어린이날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색동회의 인사들은 때맞춰  
어린이들의 정서를 담은 노래,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동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일제 강점의 암울한 시대에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만은 
희망과 꿈을 심어주자는 
뜻을 담아 이들이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 동요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최초의 동요 윤극영의 ‘반달’이 
등장한 것이 1924년이니 
올해는 근현대적 의미의 
동요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동요는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가 맞습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노래라서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어지는 게 보통입니다.
쉬운 운율이 이어지거나 
반복되면서 중독성 있는 
노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심을 담은 밝고 순수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이기는 하지만 
아이들만의 노래는 아닙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큰 의미를 지니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 
모두 어린 시절을 거쳐왔습니다.
어린 시절에 부르던 동요는
어른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에게 동요는 
과거가 자신에게 전하는 
작은 울림입니다. 
동시에 어린 시절 동요를
함께 불렀던 그 시절 친구들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함께 노래를 불렀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부르는 동요는 이렇게  
그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들이 
부르는 동요를 엄마 아빠가 
불러주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노래를 불러보면
엄마 아빠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빠의 하모니카 연주에 
엄마가 노래하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그래서 동요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원활한 소통을 만들어 주는
좋은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그들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기회를 
자주 만드는 부모는 
일등부모로 부를만합니다.

◉가수나 성악가 등 
어른이 부르는 동요 몇 곡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특히 동요 태동기의 익숙한 
노래들을 대중가수로부터 
들어봅니다.
첫 번째 주자는 기왕 조용필입니다.
색동회 회원인 윤극영이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며 
가장 먼저 만든 노래가 바로 
‘반달’입니다.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에 꿈과 희망을 
실은 노래입니다.
윤극영은 노래단체를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반달’를 만든 이듬해 
윤극영은 한정동 시에 
곡을 붙인 ‘따오기’를 
내놓았습니다.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우리나라 신춘문예 
당선자 1호 문인인 한정동입니다.
지금도 그를 ‘따오기 할아버지’로 
부르고 있습니다. 
한정동은 특히 동요의 노랫말을 
시적 수준으로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로 마무리되는 
이 동요는 일제가 금지곡으로 
지정해 광복 후에야 
부를 수 있었습니다.

◉6.25 한국전쟁의 아픔이 
서려 있는 ‘꽃밭에서’는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으로
1953년에 만들어진 동요입니다.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그리는 마음이 담긴 
노래입니다.
꽃을 좋아하던 아빠가 
쳐놓은 새끼줄만 남았습니다. 
동요지만 잊혀지지 않는 
민족의 노래가 된 
세 곡을 들어봅니다.
모두 8분의 6박자의 
서정 동요입니다. 
조용필이 ‘따오기’ 먼저, 
‘반달’ 다음에 이어 
‘꽃밭에서’로 마무리합니다. 
KBS 합창단이 함께합니다.
https://youtu.be/zAaNVC-H_S4?si=Uqordu30PHdy3ZT2

◉5월의 꽃이긴 하지만 
찔레꽃이 피려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뒷동산 찔레꽃이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니 
열흘쯤 뒤에는 하얀 꽃잎을
열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식재료가 
되기도 했던 찔레꽃입니다. 
사포닌이 들어있어 
쌉싸름한 가운데 단맛이 나는
찔레순과 찔레꽃은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됩니다. 
5월 중하순은 과거
보릿고개로 불리던 때입니다.
가난한 시절 보리 수확 전에
먹거리가 모자라 초근목피로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습니다.
그 초근목피 가운데 하나가
찔레순, 찔레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민족의 슬픔,
애환이 담긴 꽃입니다. 
 
◉1930년 이원수는 ‘신소년’에
동시(童詩) ‘찔레꽃’을 발표합니다.
‘찔레꽃이 하얗게 피었다오 
누나 일 가는 
광산길에 피었다오 
찔레꽃 이파리는 맛도 있지
배고픈 날 가만히 먹어 봤다오.’
광산 돌 깨는 일 나간
누나를 기다리는 배고픈 
소년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시속의 누나를 엄마로 
바꾸어서 1920년 박태준의 
‘기러기’ 멜로디에 붙인 
노래가 바로 이연실의 동요 
‘찔레꽃’입니다. 
찔레꽃을 떠올린 이 노래는 
찔레꽃보다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노래로 많은 
가수가 커버했습니다.
김호중의 열린음악회 
무대 ‘찔레꽃’입니다. 
https://youtu.be/rTC7LXCjOno?si=mBxvgVtsSbImHSLM

◉‘오빠 생각’도 1930년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익숙한
서정 동요입니다.
1925년 열두 살의 최순애는
방정환의 ‘어린이’ 잡지에
‘옵바 생각’이란 동시를 
보냅니다.
5년 뒤 작곡가 박태준이 
여기에 곡을 붙여 
탄생한 동요가 
‘오빠 생각’입니다. 
당시 서울 가서 소식이 없던 
여덟 살 많은 오빠 최영주를 
그리워하며 쓴 시입니다.
최순애가 살았던 
수원 북수동에는 현재 
‘옵바 생각’ 벽화 거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지금은 전철로 휑하니 
다녀올 수 있는 서울이지만 
그때는 먼 서울이었습니다.

◉앞의 동시 ‘찔레꽃’을 썼던 
아동문학가 이원수는 
잡지에 실린 이 동시를 보고 
어린 소녀인 최순애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그 편지가 인연이 돼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제1호 문인 부부입니다.
결과적으로 노래 속 오빠가
중매를 선 셈이 됐습니다.
색동회 활동으로 방정환을 도운 
최순애의 오빠 최영주는 
망우리 방정환 묘지 
근처에 함께 자리했습니다.
‘오빠 생각’은 
이선희의 노래로 듣습니다. https://youtu.be/TGYs1OsItH8?si=ZWklG29G80_9ZA45

◉성악가들이 부르는 
동요를 만나봅니다. 
한국전쟁 이후 어린이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해 
KBS는 많은 방송 동요를 
만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초등학교 교과서마다 
실려 있는 동요가 바로
‘파란 마음 하얀 마음’입니다.
1956년 어효선이 작사하고 
당시 KBS PD 작곡가 
한용희가 작곡했습니다. 
PD보다 작곡가로 더 알려진  
한용희는 누가 누가 잘하나?’
초대 PD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의 마음과 
자연 현상을 매치한 
접근이 신선해 보이는 노래는 
바리톤 고성현이 
‘누가 누가 잘하나?’ 특집에서 
현음어린이합창단과 
함께 부릅니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어효선 작사/ 한용희 작곡) - 바리톤 고성현 & 현음어린이합창단 [누가 누가 잘하나] | KBS 220... - https://youtube.com/watch?v=fcHywNBudNY&feature=shared

◉KBS와 MBC에서는 
매년 창작동요제를 열어서 
좋은 동요들을 널리 보급하는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2008년 MBC 어린이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동요 한 곡을 골랐습니다.
‘팬텀싱어’에도 등장했던 
‘어느 봄날’입니다.
특히 성악가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입니다.
정갈한 멜로디에 
황옥연 수녀 시인의 쓴 
노랫말이 깊은 여운을 남기며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소프라노 김순영과
테너 김동환이 만든 
‘어느 봄날’ 듀엣 무대입니다.
https://youtu.be/Jdooq0mg4gk?si=_SqwWyqlxheMJx6w

◉5월에 어울리는 
치유와 힐링의 동요 
‘꼭 안아줄래요?’를 만납니다. 
이 동요는 KBS 창작 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래입니다.
한경미 작사에 윤학준이
곡을 붙였습니다.
윤학준은 ‘마중’ ‘잔향’ 등
감동을 전하는 많은 가곡을 
만들었던 친숙한 작곡가입니다.
이 노래 역시 ‘팬텀싱어’와 
‘위키드’ 등 경연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인기 동요입니다.
소프라노 손지수의 노래입니다.
https://youtu.be/j0S1Ck7A0nI?si=ENcxgAUj0by1iAY7

◉메시지가 있는 서정적인 
동요는 어른도 좋아하지만 
지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는 역시 쉽고 재미있는 
가사에 신나는 리듬으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들입니다.
특히 멜로디가 귓가에 
계속 머물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노래를 좋아합니다. 
동요도 음악 차트에서 
기타 장르로 랭킹을 매기고 
있습니다.
지금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요는 
단연 뽀로로의 노래들입니다.
동요 랭킴 10위 안에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뽀로로는 
어린 수컷 팽귄을 의인회한 
캐릭터입니다. 
동요 1위곡 뽀로로의 
바나나 차차(Banana Cha Cha)를 
남성 아이돌 그룹 
더 뽀이즈(The Poyz) 커버곡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BiXqm88nP70?si=9rcgAAIES12vMMD_

◉일요일 어린이날은 
여름이 들어선다는 
입하(立夏)입니다.
아직은 봄기운이 채워지고 있는 
5월 초입니다.
다만 본격 농사일은 
지금부터입니다. 
여름이 조급히 다가오면서
일손을 서두르게 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농사일도 때를 놓치면 
그만큼 낭패를 보게 되니
차분히 챙겨봐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날이 지나면 
곧이어 어버이날, 
부처님오신 날과 겹치는 
스승의 날 등이 이어집니다.
사람도 열심히 챙기고 
작물도 열심히 챙겨야 
하는 바쁜 5월입니다. 
그런 일상 중에도  
그만큼 보람이 생기는  
기분 좋은 5월이 되면 
좋겠지요.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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