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5월 22일(수)✱
▲터치드(윤민) ①
◾밴드 보컬의 최고 디바
◀거북선(김종서)
◼희로애락도 락이다(윤민 추정)
✱‘복면가왕’ 9연승
◀먼지가 되어(김광석)
◀불놀이야(옥슨 80)
◀얼음 요새(디어 클라우드)
◀스물다섯 스물하나(김윤아)
◀생각이 나(부활)
◉이틀 전에 소만(小滿)이
지나갔습니다.
통상 양력 5월 21일,
또는 22일에 찾아오는
소만이 몇 년 전부터
하루 이틀 빨라졌습니다.
하루 이틀 차이에 상관없이
이즈음이면 여름의
첫머리로 들어선다는 것을
알려주는 절기입니다.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서
가득 찬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입니다.
바꿔 말하면 여름이 점차
차오른다는 뜻입니다.
◉작은 것을 하나하나
채워서 풍성하게 만든다는
만든다는 말이 좋은
어감으로 다가옵니다.
이때가 되면 봄나물 냉이가
사라집니다.
하지만 뒤 이어 등장하는
먹거리 나물들이 풍성합니다.
이전 같으면 지금이
보릿고개 한가운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식이 없어
배를 곯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산나물을 하나씩 채워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소만의 이미지에도 잘 맞는
최고의 별미가 됩니다.
◉이때면 뒷마당 산기슭에
씀바귀들이 가득 등장합니다.
흰 꽃을 피우는 씀바귀,
노란 꽃을 피우는 씀바귀,
연한 분홍색 꽃의 씀바귀가
사이좋게 나타납니다.
좀 쓰기는 해도
그것도 별미입니다.
취나물도 지금이 가장
풍성할 때입니다.
초록빛 연한 줄기와 잎을
가진 돌나물도 뒷마당
여기저기서 만납니다.
민들레와 찔레꽃잎까지
좋은 식재료가 됩니다.
◉여기에 미리 챙겨 놓은
두릅과 야생의 더덕 잎에
집에서 키운 채소까지
보태지면 작은 것을 채워
풍성하게 만드는 소만의
최고 비빔밥이 등장합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올해도 지인 몇 명이
‘비빔밥 방문’을 다녀가
기분 좋습니다.
◉다섯 명의 멤버가
자신의 역할을 채워가며
이 시대 최고의 밴드로
성장하고 있는
‘터치드’(Touched)가
오늘 만나볼 친구들입니다.
오래전부터 초대하려고
마음먹었던 밴드입니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동문으로 이루어진
이 밴드는 2020년 등장해
‘국카스텐’, ‘자우림’ 이후
최고의 밴드로 평가받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연예 음악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이름의 복면가왕이
9연승에 성공했습니다.
2016년 국카스텐 하현우의
역사적 9연승과 8년 만에
동률을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최초의 10연승을
기록할 것인지가 관심사입니다.
바로 이 복면가왕이
터치드의 보컬인
윤민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복면가왕 추정이
틀린 적이 없고
윤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보면 거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 시대
밴드 보컬의 최고 디바로
인정받기에 충분합니다.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9연승 방어 무대에
들고나온 노래는 패널로
앉아있던 같은 라커 김종서의
‘거북선’이었습니다.
놀란 원곡자 김종서는
자신의 노래보다 더 깊고
날카로웠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카리스마 있는 시원한
무대를 만나봅니다.
도전자를 거의 더블스코어로
누르고 이룬 9연승입니다.
https://youtu.be/DLnsBHanPO8?si=m1vvxnZp4NbVTLYZ
◉이제 터치드(Touched)의
무대를 만나보면서
복면가왕이 과연 윤민인지도
가늠해 봅니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함께 다닌 드럼의 김승빈과
키보드의 채도현이
친구이자 음악 동지인
보컬 조윤민에게
밴드 결성을 제안합니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이들의 비전을
윤민이 받아들이면서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나중에 존비킴과 디온이
합류했습니다.
◉조윤민의 메모장에 있던
단어 ‘Touched’(터치드)가
팀의 이름이 됐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밴드가 되자는 의미대로
짧은 시간 안에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밴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초기 2년 동안에
5개의 오디션에 나가
모두 우승했습니다.
◉2020년 데뷔하던 해
밴드의 출전을 처음 허용한
‘유제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곧바로 우승했습니다.
2022년에는 Mnet의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우승했습니다.
내 노라는 밴드가 거의 모두
출전한 이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그때 만난 터치드의 음악은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이 팀은 강한 에너지의
록 사운드와 함께
감성적이고 섬세한 음악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밴드 보컬의 디바
윤민의 청량하면서도
강렬한 목소리와
넘치는 밴드의 에너지는
듣는 이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선사합니다.
데뷔 초 홍대 씬의 공연을
중심으로 시작해
다양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이 밴드의 노력도 인상적입니다.
보유곡을 모두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공연합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다양한 장르의 커버곡을
소화해 내면서 대중에게
빠르게 다가서는 모습도
박수를 보내줄 만합니다.
데뷔 초부터 뛰어난
창작곡을 선보이면서
여러 오디션에서 우승했습니다.
그 창작곡들은
다음 차례로 물려놓고
오늘은 대중에게 익숙한
커버곡부터 만나봅니다.
◉첫 곡은 수많은 가수가
커버하고 리메이크한 명곡
‘먼지가 되어’ 입니다.
1976년 송문상 작사,
이대헌 작곡으로 만들어져
이대헌이 먼저 불렀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진 건
1996년 故 김광석이
리메이크하면서부터입니다.
그래서 리메이크곡이지만
김광석의 대표곡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포크송을 록 스피릿으로
재탄생시킨 터치드의
‘먼지가 되어’입니다.
윤민의 속삭이는 듯한
보이스로 시작한 무대가
차츰차츰 고조되며
노래에 불을 지핍니다.
맑으면서도 끝 모르게
뻗어가는 윤민의 보컬과
여기에 보태지는 밴드의
연주가 일품입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명곡을
터치드 만의 색을 입혀
보여주겠다는 그들의 시도가
그대로 반영된 무대였습니다.
https://youtu.be/MHmfWgJKJvw?si=uGeoC0K9DZV3H68Y
◉40여 년 전 록 음악을
지금의 록 음악으로 그려낸
무대를 만나봅니다.
터치드는 지난해 3월
‘불후의 명곡’
첫 무대에 섰습니다.
윤도현 편에서 들고나온 노래는
1980년 홍서범이 만들고 부른
‘옥슨 80’의 ‘불놀이야’였습니다.
윤도현밴드가 리메이크했던
노래를 터치드의 노래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드럼의 거친 비트와
현란한 기타 연주로 보여주던
1980년대 록 음악이
윤민의 매혹적인 보컬과
터치드의 강렬한 연주로
새로운 느낌을 주는
록 음악 ‘불놀이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지켜본 윤도현도 칭찬을
멈추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https://youtu.be/QXWRgMbIqrA?si=VkExUk9i84VLFnmx
◉2022년 터지트가 우승한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서울’의
5라운드 무대를 불러옵니다.
5라운드 주제 ‘Respect’에 맞춰
선택한 노래는
‘얼음 요새’였습니다.
2천년대 밴드음악을
창의성을 담아 재해석하는
미션으로 디어클라우드 밴드의
이 노래를 선택했습니다.
차가운 겨울 속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따뜻한 희망의 노래입니다.
빠르고 밝은 음악을 택했던
다른 팀들과는 달리
맨 마지막 순서에서
잔잔한 이 곡을 선보인
터치드는 지켜보는 모든 이를
‘터치드’시겼습니다.
당연히 결승 진출이
뒤따랐습니다.
◉윤민의 가성을 시작으로
차가운 얼음 속 따뜻함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윤민의 힘 있는 목소리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브릿지 부분에서 멤버들의
코러스와 악기 연주가
윤민의 목소리를 받쳐주며
전하고자 하는 노래를
완성해 갑니다.
차디찬 얼음이지만
그 속에서 위로의 말을
끈기 있게 전합니다.
차가움 속 따뜻함과 감동이
다가오는 무대가 끝난 후
한동안 이유 있는 정적이
이어집니다.
https://youtu.be/qo2rOepnUAk?si=HKl-gUR6oFpDLmv_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에 떠오르는 또 하나의
유명한 노래가
‘스물다섯, 스물하나’입니다.
지나가 버린 청춘을 날들을
그리워하는 쓸쓸한 마음이
담긴 김윤아의 이 노래는
수십 명의 가수와 연예인들이
커버했던 노래입니다.
여기에 터치드도 합류시켜
봅니다.
청춘의 컨셉을 살려
다가간 커버 영상입니다.
https://youtu.be/9QgsK-bDwo8?si=xBSlKi8EvjroS8fx
◉다시 복면가왕
‘희로애락도 락이다’의
6연승 무대로 마무리합니다.
앞의 윤민의 노래를 떠올리며
들어봐도 괜찮을 듯합니다.
6연승 방어 무대에서 선택한
기왕의 노래는 ‘생각이 나’
입니다.
부활의 12집 타이틀곡으로
2009년 김태원이 만들고
9대 보컬 정동하가
불렀던 발라드곡입니다.
복면가왕이
맑고 아련한 음성으로
도입부부터 마음을 흔들며
노래를 시작합니다.
이어 후반부에서는
압도적인 샤우팅으로
무대를 사로잡습니다.
https://youtu.be/PabbqBkzj-A?si=UFec2PgB8KVuWo2-
◉듣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터치드의 음악은 창작곡 중심으로
한 차례 더 이어집니다.
◉앞서 소만(小滿) 이야기를
했습니다.
24절기에는
소한(小寒)과 대한(大寒).
소설(小雪)과 대설(大雪),
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대칭을 이루며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소만(小滿)과 짝을 이룰
대만(大滿)이라는 절기는
없습니다.
절기가 없을 뿐 아니라
대만이라는 말 자체도
쓰지 않습니다.
◉소만은 작을 ‘小’에
가득 찰 ‘滿’으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작은 것을 차곡차곡 모아서
가득 채운다는 말입니다.
큰 것은 그대로 다 채워지니
굳이 그런 말을 쓸일이
없나 봅니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이라는
비슷한 말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좋은 어감의
말이 아닙니다.
여름의 기운이 서서히
차오르는 소만의 계절입니다.
행복과 성취도 하나씩 하나씩
서서히 쌓아가는 게
계절에 어울립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