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527

해군52 2024. 5. 31. 15:39

✱아침을 여는 음악 5월 27일(월)✱
▲새들의 노래① 
◾봄에 태어나 여름을 날다  

       ◀새들의 합창 
          ◼초록 동요 마을 
       ◀참새의 하루 
          ◼송창식(1987년) 
       ◀참새와 허수아비 
          ◼조정희(2023년)  
       ◀참새의 눈물 
          ◼박혜신 
           ✱한일가왕전  
       ◀소쩍새 우는 사연 
          ◼정의송  
       ◀새타령 
          ◼AUX

◉2년 전 박새가 
집 우체통을 처음 
차지했을 때가
4월 8일이었습니다.
지난해도 같은 날부터 
우체통 속에 보금자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올해도 
지푸라기와 이끼 등을 
날아와 새끼를 낳을 
준비를 시작한 날이 
4월 8일이었습니다.

◉3년 연속 같은 날 
우체통 안에 둥지를 튼 
박새가 같은 친구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같은 날 
찾아오니 신통하고 
반갑습니다. 
우체통을 고향으로 삼아  
그동안 태어난 박새가 
대략 스무 마리는 
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래헌(鳥來軒)의 
4월 8일을 자연스럽게 
‘박새의 날’로 부르며 
그들의 생일로 삼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들 대부분 고향 근처 
텃골에서 살면서 
이곳을 드나드는 
텃새가 됐을 겁니다.

◉전체 새의 절반이 넘는 
참새목의 새들은 
적응력이 참 좋습니다.
그 가운데서 숲에 사는 
새들의 우점종인 박새는 
더 그렇습니다.
박새는 머리와 목에 
푸른 빛이 도는 검은 새입니다.
배 가운데 넥타이 모양의 
굵은 검은 띠가 지니고 
뺨은 흰색입니다.
그래서 ‘넥타이 신사’로 
불리기도 합니다. 
나무구멍, 처마 밑,
돌 틈은 물론 달아놓은 
새집에도 들어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뒤 
새끼를 기릅니다. 

◉2년 전부터 마당 곳곳의 
소나무에 여러 개의 
새집을 달아놓았습니다.
박새와 곤줄박이 동고비 등 
주로 참새목의 여러 새가 
들락거리기는 하지만 
보금자리로 삼지는 
않는 듯합니다.
박새도 매년 같은 날 
낡은 우체통 안을 
찾아드는 것을 보니 
그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는 것이 제일 편한
모양입니다.
페인트가 낡았지만 
그 친구들이 낯설지 않도록  
새로 칠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우체부에게 우편물을 
위로 올려달라는 당부의 
안내문이 올해도 붙었습니다.

◉박새는 통상 한배에 
6개에서 12개 정도를 
산란합니다.
12-13일 정도 포란 한 뒤 
부화시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새끼를 기른 뒤 
둥지를 떠나게 됩니다.
며칠 전 조심스럽게 
살짝 엿봤더니 
일곱, 여덟 마리 새끼가 
모여있는 신기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직은 날 때가 되지는 
않은 듯했습니다.
떠날 때까지는 며칠 더 
있어야 할 모양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날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먹이를 가지고 열심히 
들락거리는 어미가 
한창 바쁠 때입니다.
 
◉조래헌에 가장 많이 
찾아오는 참새들은 아예 
지붕 위를 집터로 잡았습니다.
처마 사이로 들락거리며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니 
지난 5년 동안 아예 그곳을 
보금자리로 삼은 모양입니다.
처마 아래로 떨어지는 
새똥 치우는 일과 
먹이를 제공하는 일은 
조래헌 주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누룽지 찌꺼기와 
빵 부스러기와 곡식알 등 
다양한 먹거리가 아침이면 
잔디밭에 제공됩니다. 
열심히 먹고 새끼들도 
챙기려는 여러 새가 
바쁘게 들락거립니다.

◉그래서 산촌 텃골의 아침은 
새들의 지저귐 소리와 
그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시작됩니다.
박새 곤줄박이 등 
참새 집안 새들은 물론 
까치와 까마귀, 산비둘기,
어치 등 조래헌을 드나드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이맘때쯤 근처에서 열심히 
울어 주는 뻐꾸기도 
자기도 있다고 알려줍니다. 
‘새들의 합창’으로 시작하는 
산촌의 아침을 만나봅니다. 
인미송 작사, 김삼남 작곡의 
‘새들의 합창’을 ‘초록동요마을’ 
회원들이 부릅니다. https://youtu.be/tHEshxlLoVw?si=hEaFcSqh57Q3z8h2

◉사람들이 가장 친근하게 
자주 만나는 새가 참새입니다. 
15세기 ‘삼강행실도’에서는 
‘ᄎᆞᆷ새’라고 적고 있습니다.
‘ᄎᆞᆷ’은 지금의 ‘참’처럼 
올바르고 진실한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작은 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설명할 것도 없이 
사람들의 눈에 익은 새입니다. 
10-20 Cm 길이의 갈색
텃새입니다.

◉참새는 많은 수가 
집단을 이루어 번식합니다. 
하지만 둥지는 서로 
떨어진 곳에 짓습니다. 
여기처럼 처마 밑이나 
벽의 틈, 때로는 돌담의 틈, 
목재나 장작을 쌓아 올린 
틈 사이에 그들의 
둥지가 있습니다. 

◉참새는 허수아비와 함께
가을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가을철 수확기에는 
허수아비를 세워야 할 정도로 
농작물 수확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주는 새지만 
해로운 새로 여기고 
참새를 잡아들였을 때는
흉년이 들었습니다.
참새가 해충 등 벌레를 
잡아먹지 않으니 
흉년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을 곡식을 다소 
축내더라도 참새는 
함께 살아야 할 새로 
결론 났습니다.
그래도 허수아비를 
세우는 것은 
적당히 먹고 가라는
사람들이 참새에게 보내는 
윙크입니다.

◉참새는 가을 새가 아니라
사철 텃새입니다. 
봄에는 꿀을, 
여름철에는 딱정벌레 등
곤충류를 많이 먹고 
그 외 계절에는 
곡물의 낟알과 나무 열매 등 
식물성을 주로 먹습니다.
그래도 떼 지어 몰려다니는 
가을이 가장 바쁘기는 합니다.
한때 참새구이가 술안주로 
인기 있었던 적이 있지만 
이제는 안 됩니다.
자연보호 차원에서도 
참새 잡는 것은 금지입니다. 

◉참새는 서민이나 
보통 사람의 이미지를 
지닌 새입니다.
적어도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참새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참새를 의인화해서 
만들고 부른 노래들이 
꽤 있습니다. 
우선 참새 하면 생각나는  
송창식의 ‘참새의 하루’가 
그렇습니다. 
해학적인 노랫말을 담은 
재미있는 노래입니다. 
참새의 하루가 아니라 
서민으로 살아가는 
한 가장의 이야기입니다. 

◉송창식이 서른아홉 살인 
1986년에 만들고 부른 
노래입니다. 
참새를 불러와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소박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서민의 모습을 
그려 놓았습니다. 
아침에 낱 알갱이 주워 먹고  
허수아비와 인사하고 
방앗간에 집을 짓고
마누라 잔소리를 자장가 삼아 
오손도손 사는 게 희망입니다.
동시 같은 노랫말에 
동요 같은 멜로디가 
참새처럼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청량한 실로폰 소리도 
귀를 즐겁게 하는 
37년 전의 ‘쇼 특급’ 무대
마흔 살의 송창식입니다.
https://youtu.be/9zpChjiZUvM

◉참새를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노래는 1982년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참새와 허수아비’입니다.
당시 홍익공업전문대 학생 
조정희가 불렀던 노래입니다.
‘One Hit Wonder’라는 
말이 있습니다. 
데뷔 후 단 한 곡의 히트곡만 
남긴 가수를 통상 
그렇게 부릅니다. 
조정희가 바로 그렇게 
기억되는 가수입니다. 
그녀는 대학가요제에서 
여성 솔로로는 최초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공 공부를 계속해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됐습니다.
그래서 단 한 곡의 노래로 
기억되는 가수가 됐습니다. 
 
◉참새와 허수아비는 
재미있게 공존하는 사이지만 
여기서는 공존할 수 없는 
사이로 본 모양입니다. 
그래서 숙명적 이별의 아픔을 
이 둘에 비유한 서정적인 
노래입니다. 
조정희는 가수 활동을 
계속하지 않았지만
간혹 무대에 등장해 
자신의 히트곡을 
들여주곤 했습니다.
지난해 무대에 선 60대의 
조정희를 반갑게 만나봅니다.
https://youtu.be/NNlQh8d5vYY?si=cD9AT38rp1nnF8BZ

◉참새를 빗댄 
사람의 노래를 한 곡 더 
들어봅니다. 
한때 일본에 체류했던 
계은숙이 일본어로 불러 
일본 유선방송 1위에 오르는 등
크게 히트했던 노래 
‘참새의 눈물’
(스즈메노 나미다)입니다.
하지만 계은숙은 
마약과 사기 등으로 
삶이 망가지면서 한때 
모든 지상파방송 출연이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 속 참새도 평범하고  
소박한 새로 등장합니다. 
이별 후 화려한 공작보다
소박한 참새로 살고 싶다는
바램이 담긴 노래입니다.
계은숙이 노래처럼 살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한일가왕전에서  
박혜신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계은숙처럼 허스키 음색의 
박혜신의 이 노래는 
특히 일본 측 참가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https://youtu.be/cJHBjZSUfAk?si=0D7E3aI-Ce9g2VPJ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자주 듣게 되는 
새의 울음소리가 
뻐꾸기와 소쩍새 같은 
새들의 울음소리입니다.
두 새 모두 우는 소리에서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들은 5월에 알을 품어 
6월에 새끼를 낳고 
여름 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울음은 
마치 자신들의 계절을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여름 철새인 
뻐꾸기와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슬퍼서 
한을 품은 정서로 
고전 문학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중 천연기념물인 소쩍새는  
올빼미과 맹금류이지만
울음소리 때문에 
사연 많은 새가 됐습니다. 
그래서 밤새 구슬프게 
울어대는 이 새는 시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에
등장하는 소쩍새입니다.
김용택의 시 
‘소쩍새 우는 사연’은
싱어송라이터 정의송이 
곡을 붙여 노래가 됐습니다.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음악의 길을 어렵게 
이어오면서 이제는 
환갑을 눈앞에 둔 
정의송의 삶과 
노래속 한의 정서가 
꽤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정성실이라는 
원곡 가수가 있지만
작곡가 정의송의 노래로 
‘소쩍새 우는 사연’을 
직접 들어봅니다. 
https://youtu.be/HcxsfE_NGtA?si=OLn2Fg8sqZ1eFngD

◉산행 중에 숲속에서 
자주 만나는 쑥국새 
‘새타령’으로 마무리합니다.
쑥국새는 바로 산비둘기를
부르는 전라도 방언입니다.
퓨전 국악 밴드 AUX(억스)가 
마련한 보기 드물게 힙한 
‘새타령’입니다.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풍류 대장’에 등장했던 
무대입니다.
퓨전 국악 밴드 AUX는  
한국 전통음악에서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장인들입니다. 

◉가수 송가인의 친구인 
소리꾼 서진실의 
돋보이는 보컬에
국악기와 현대 악기가 섞인 
신명 나는 연주가 
보태지면서 흥이 넘치는 
무대가 만들어 집니다.
우리전통 악기에 
건반과 기타 같은 서양악기를 
함께 사용해 우리 장단에 
녹여내는 솜씨가 탁월합니다.
2008년 만들어져 8명이 
16년을 함께 호흡해 왔으니 
그럴 만합니다. 
국악은 한(恨)이 아니라 
흥(興)이라는 그들의 얘기가 
이해되는 무대입니다. 
산비둘기를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새타령’입니다. 
https://youtu.be/jOLUQpiq06A

◉둔한 사람이나 
머리 나쁜 사람을 놀리 때 
‘새대가리’라는 말을 씁니다.
영어의 ‘Birdbrain’도 
‘새대가리’, ‘멍청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런데 새는 과연 말대로 
멍청하고 아둔한가?
같은 날 찾아오는 
앞의 박새 이야기를 봐도 
그렇치않은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잡지 Science 지는 
2020년 인간의 뇌와 
새의 뇌는 닮은 점이 있다는 
논문을 실은 데 이어 
까마귀에 대한 실험을 통해 
새에게도 의식
(Sensory Consciousness)이
있다는 논문을 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논문들은 
‘새대가리’,‘Birdbrain’으로 
새를 멍청하게 여기는 
인식에 대한 반박입니다. 
까마귀가 머리 좋은 새라는 
사실은 조금만 지켜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보다 
더 멍청하고 아둔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한 대중가수의 추락이  
단적인 예입니다. 
‘아여음’에서 몇 차례 
등장시킨 가수라 
더 우울합니다.
그 대중가수나 기획사나 
주변 인물 모두 모두 
새보다 더 멍청하고 
머리 나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순간을 모면하려고 
꾀쓰다가 모두를 
망쳐버리는 그들을 
멍청한 ‘✕대가리’로 
불러 마땅합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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