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607

해군52 2024. 6. 7. 10:17

✱아침을 여는 음악 6월 7일 (금)✱
▲망자(亡子)를 향한 경례! 
◾한국전쟁 영화 OST 

      ◀전선야곡 
         ✱영화 ‘고지전’ 
         ◼영화 OST+신세영 
      ◀승리의 부기
         ✱영화 ‘웰컴 투 동막골’ 
      ◀Waltz of Sleigh
         ✱영화 ‘웰컴 투 동막골’
         ◼KNN 방송교향악단 
      ◀Once Upon A Time
         ✱영화 ‘포화 속으로’ 
         ◼디셈버 
      ◀맥아더의 경례  
         ✱영화 ‘인천상륙작전’ Ending 
      ◀망자를 향한 경례 
         ✱영화 ‘전우’ OST
         ◼최인혁일병(국군 군악대)

◉6월의 숲과 들판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가 
개망초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작고 예쁜 들꽃입니다.
‘계란꽃’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이미지가 금방 그려집니다.
작은 바람에도 몸을 흔들며 
들판과 숲 가장자리,
들길을 채우고 있는
귀화식물입니다.
원래는 북미 필라델피아 
대지의 들꽃이었습니다.
이 땅에 건너온 지
백 년이 넘어 이제는 
당당한 이 땅의 식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름에서 보듯 
고향을 떠난 뒤 보낸 세월이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구한말 일본이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면서 
침목에 달려온 씨앗이 
전국에 퍼진 것으로 
전해 집니다.
나라가 망할 즈음에 
들어온 잡초라 망초(亡草)라는 
이름이 붙어졌고 
미움을 받으면서 
부정적 접두사 ‘개’까지 
붙여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잡초가 
일본에서부터 멸시당하며 
기구한 세월을 
보낸 것으로 보면 그 주장에 
신빙성이 별로 없습니다.
‘개’라는 접두사도 일본에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1865년 에도시대 
북미에서 원예용으로 
일본에 들여온 이 식물은 
꽃밭이 싫어서 인간에게서 
도망쳐 잡초가 됐습니다. 
정원에서 탈출한 이른바 
‘Escape Weed’입니다.
이때부터 ‘가난뱅이 풀’로 
부르며 일본 사람들이 
꺼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세력을 넓히는 
이 풀을 미워해서 
제초제로 없애려 했습니다.
하지만 개망초는 지지 않고
제초제를 맞고도 살아남는 
금단의 돌연변이체로 
거듭났습니다. 
어려운 처지를 견뎌낸 
개망초의 성공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지금 부르는 이름은 
열린다는 ‘開’에 
우거질 ‘莽’, 
풀 ‘草’로 
쓰는 게 괜찮을 듯합니다.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망초(亡草)는 그 당시 나라를 
망하게 만든 위정자에게 
붙여주면 될 이름입니다.
이름에서 오는 
험담과는 반대로 
설상화와 관상화가 아름다운 
예쁘고 강한 들꽃입니다.

◉땅이 비옥하고 거친 것을 
따지지 않고 비만 내려주면
불만 없이 잘 자랍니다. 
다른 농작물의 영양분을 
훔쳐 가지도 않습니다. 
따가운 여름 햇살도 
마다하지 않고
들판을 잘 지킵니다.
한꺼번에 모여있을 때는 
메밀밭처럼 보입니다.
당연히 달빛이 내리는 
밤 중에 한 풍경합니다.

◉우리 농부들도 개망초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우선 좋은 거름이 돼줍니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려 
땅이 편하게 숨 쉬는 것을 
도와줍니다.
중금속 등을 흡수해 
땅을 살려내는 역할도 합니다. 
여기에 식감이 부드러운 
나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미워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비목(碑木)이 서 있는 
무명용사의 무덤가에도, 
많은 희생이 있었던
격전지의 현장에도 
6월의 개망초가 지금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겁니다.
이 꽃의 꽃말은 
‘화해’와 ‘상생’입니다.
아픔과 고통의 전쟁을 겪고도 
여전히 대립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꽃이 주는 
메시지를 새겨봐야 합니다.

◉철원 서북방의 백마고지는 
한국전쟁 최고 격전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1952년 백마고지 전투는 
양측의 전사자를 합쳐 
2만 명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어제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이 백마고지 전투에 
참여했던 용사가 
산야에 잠든 전우를 
생각하며 쓴 편지가 낭독돼 
대한민국을 지켜낸 
이들의 희생을 다시 한번 
새기게 했습니다.
이 395 백마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바로 
2011년에 만든 ‘고지전’
입니다.

◉이 백마고지 전투에 
여러 곳의 고지전 이야기를 
섞었습니다.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에 있었지만 
시기를 휴전 직전인 
1953년으로 잡았습니다.
고지도 에녹(AEROK)이라는
가상의 고지를 등장시켰습니다.
거꾸로 하면 
바로 KOREA가 됩니다.
이 영화의 장훈 감독이 
전쟁이 아닌 전장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남북한 병사들이 ‘전선야곡’을 
함께 부르는 장면을 
만나봅니다.
뿌연 안개가 가득한 
고지에서 대치하고 있던 
국군과 인민군이 다같이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전선야곡’을 읊조리며 
전투를 기다립니다. 
이 장면은 ‘고지전’이라는 
영화가 주는 아이러니와 
허무함을 나타낸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전쟁 중인 1952년에 나왔던
이 노래를 악어 중대와 
인민군에게 알려준 준 병사는 
영화 속 열일곱 살의 소년병 
남성식 이병이었습니다.
그는 인민군 여자 저격병 
‘2초’에게 잔인하게 살해됩니다.
하지만 그가 알려준 노래는 
전투를 기다리는 국군과 
인민군의 같은 마음을 
관통하는 노래가 됐습니다.
유호작사 박시춘 작곡의 노래로
전쟁이 한창때인 1951년 
신세영이 불렀던 노래입니다.
영화 OST와 신세영의 노래를 
함께 들어봅니다.
https://youtu.be/8mqAWQIVHiQ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정전협정이 체결됩니다.
그로부터 12시간 뒤인 
밤 10시에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휘관은 12시간만 
참고 버티면서  
집에 가자고 독려합니다.
하지만 그 12시간은 너무  
길고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The Longest Day란 말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그 12시간 뒤 
살아남은 병사는 단 두 사람뿐, 
고지는 한국 땅이 됐지만  
희생은 너무 컸습니다. 

◉요즘 멧돼지가 
바로 집 근처까지 다가와 
여기저기 땅을 파서 .
뒤집어 놓고 갑니다.
숲이 너무 우거져서 
먹을 것 찾아다니기가   
편해진 모양입니다.
그래서 근처 숲 경계지의  
가지를 쳐주고  
밤에는 헤드라이트까지 
켜놓고 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보면
그곳 주민들은  
전쟁보다도 산골 마을의 
곡식을 축내는 멧돼지가 
더 문제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국군과 인민군, 
연합군이 주민이 함께 
멧돼지를 잡아 
바비큐 파티를 합니다. 
이 장면도 2005년도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상징하는 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반전 성격의 영화입니다. 
한국전쟁이 한 창 때 
태백산맥 함백산 속의 
산골 마을 동막골에 
연합군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연합군 조종사에 길잃은 국군, 
근처 인민군이 섞이면서 
깊은 산골에서  
갈등과 반목이 있지만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동막골 사람들의 순수성을 
지켜주려는 이들의 노력을 
무겁지 않게 그리면서 
서로 다른 이념으로 싸우는 
전쟁의 부질없음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마을 청년 동구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봅니다.
‘승리의 부기’는 
1952년 장병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만든 노래로 
신카나라아가 불렀습니다.
전시이기 때문에 오히려  
경쾌한 부기 리듬으로 유행됐던 노래입니다.
전쟁이 일어 난 지도 모르는 
동막골까지 전해지지 
않았겠지만 상징적인 노래로 
들어봅니다.
https://youtu.be/DMDIJSHcMlM?si=PjJFJ9cfSRtInerT

◉실제로 6.25 전쟁 당시 
전쟁이 일어 난 지도 모르고
지나간 산골오지 마을도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배우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군 여랑면 여랑리가 
그런 곳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빈과 이나영은 9년 전 
정선 화암면의 밀밭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산골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영화 ost는 
일본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히사이시조의 
작품입니다. 
동막골 사람들에게는 
군인들이 가진 수류탄 같은 
무기도 특수장비도 신기한 
물건일 뿐입니다. 
옥수수가 가득한 헛간에 
수류탄이 터지면서 
팝콘으로 변한 옥수수가 
눈처럼 쏟아져내립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음악이 바로 
‘썰매의 왈츠’(Waltz of Sleigh)
입니다. 
하얀 옥수수 눈이 쏟아지는 
하늘을 상상하며 ㆍ
KNN 방송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습니다.
https://youtu.be/KQgJTG1O9IQ?si=GeT7NNVFMrzWmqqh

◉6.25 60주년을 맞아 
2010년에 만들어진 영화 
‘포화 속으로’는 
6.25 당시 인민군의 
포항진입을 지연하도록 만든 
71명의 학도의용군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총 한 번 제대로 
쏴 본 적 없는
이들의 목숨을 건 
포항 사수전과 희생은
한국 전쟁사에 또 다른 
한 페이지가 됐습니다.
 
◉이 영화의 스코어는 
이동준 음악감독이 맡았지만
OST는 듀오 그룹 디셈버가
만들고 불렀습니다.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김숭우의 추천으로 
OST ‘Once Upon A Time’을 
만들었습니다.
디셈버는 ‘아직 전쟁의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과 
천안함 장병들이 
있었기 때문에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공들여 음악을 
만들고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10년 봄에 발생한
천안함 침몰 이후 
가슴 졸이며 생환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셈버는 지금은 
DK 혼자만 남은 
1인 그룹이 됐습니다.
윤혁과 함께한 듀오   
디셈버의 노래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WbBMbxB90Z4?si=aqlvbXhnLl89aZFc

◉한국전쟁의 판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은
성공 확률이 희박했지만 
그 확률을 뒤집은 
숨은 영웅들의 희생으로  
성공이 가능했습니다. 
가장 필요한 기뢰부설 
현황을 알아내기 위해 
이정재가 분한 장학수대위와 
그 부대원들을 연합 작전에 
투입합니다.
작전은 성공합니다.
그래서 인천상륙작전도 
성공합니다. 
하지만 장학수 대위를 
비롯한 부대원들은 
거의 모두 희생됐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숨진 장대위의 희생에 
그를 돕던 여인은 울부짖고 
현장을 찾은 맥아더 장군과 
미군들은 진심을 다해 
경건하게 경례를 올립니다.
맥아더 장군역을 맡은 
리암 리슨이 실제 맥아더의 
사진을 오마주해 올린 
경례가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https://youtu.be/bjr25eQZce0?si=0xq90ynb3awErmg8

◉드라마 ’전우‘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2010년도에 방영된 KBS의
20부작입니다.
아홉 명의 부대원이 겪는 
전쟁의 여러 참상을 담은 
이 드라마의 OST는 .
’망자를 향한 경례‘입니다.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에게 
바치는 이 음악은
국군 군악대 최인혁일병의 
트럼펫 독주로 듣습니다.
https://youtu.be/tZosIbso_0E?si=8uVfV7kekkNWUDGs

◉무지개는 물과 빛과 
공기가 만들어 내는 
예술입니다.
기상학적으로 생기는 
현상이지만 
보는 자체가 신비롭고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최근 들어 무지개를 보기가 
어려워졌다고들 말합니다.
어제 현충일 저녁 무렵 
앞산 갈기산 옆으로 
무지개가 나타났습니다.
빗방울이 소나기처럼 
잠시 오고 가더니 이내 
무지개가 나타났습니다.
사흘 전에 이어 이번 주 들어 
두 번째입니다. 

◉옛사람들은 무지개를 
 신이 사는 하늘과 
인간이 사는 땅을 연결하는 
통로로 생각했습니다.
하늘의 선녀도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오르내린다고 
했습니다. 
현충일에 뜬 무지개의 의미를 
거기에 대입시켜 봅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뒤 
하늘에 가 있는 선인들에게
땅에 있는 후인들이 보내는 
추모의 염이 잘 닿도록 
무지개가 다리를 놓았다면  
현충일을 보낸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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