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 Comrades: Almost a Love Story/甛蜜蜜 1996년/홍콩/115분
감독 : 진가신
출연 : 여명, 장만옥, 증지위
1841년부터 영국령이 되었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때까지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던 홍콩은 중국 본토인들에게
큰 꿈을 그려 볼 수 있는 무지개와도 같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영화는 이런 시기를 배경으로 해서 중국 본토로부터 꿈을
안고 홍콩으로 들어온 청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고 어긋나는
10년 동안의 안타까운 인연을 섬세하게 그린 멜로드라마이다
원제인 중국어 첨밀밀甛蜜蜜은 ‘꿀처럼 달콤하다’는 의미이고,
영화에 중요한 사건으로 등장하는 등려군이 부른 같은 제목의
주제곡은 우리 말 가사로 번안곡이 나올 정도로 우리 귀에도
상당히 친숙한 노래인데 원곡은 인도네시아의 민요라고 한다
등려군(1953~1995)은 대만 출신으로 1970~1990년대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대형 가수이다
11살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해 중국어로 1,000여곡, 일본어로
260여 곡을 남기고 1995년 향년 42세를 일기로 사망했는데
이 영화의 한 장면에서 그녀의 사망 소식이 등장하기도 한다
1986년 홍콩, 텐진에서 온 소군(여명 분)은 처음 월급을 받고
맥도널드에 갔다가 광저우에서 온 이요(장만옥 분)를 만난다
영악한 이요는 순진한 소군을 속이지만 소군은 모르는 체한다
외로울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은 낯선 곳에서 서로에 의지하게
되지만 소군에게는 고향에 결혼하기로 약속한 약혼녀가 있고,
이요에게는 돈을 많이 벌어서 호화롭게 살겠다는 야심이 있다
가수 등려군을 좋아하는 두 사람은 명절을 맞아 모아 놓았던
돈으로 등려군의 복사 앨범을 판매하려다 돈을 모두 날린다
달리 의지할 곳 없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더욱 가까워진다
억척스레 모은 돈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오히려 빚을 지고
안마사로 일하게 된 이요는 안마시술소에서 손님으로 만나
호의를 베푸는 암흑가 보스 파오(증지위 분)의 연인이 된다
소군이 고향에 있던 약혼녀와 올리는 결혼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배우자가 있지만 여전히 서로에 끌림을 확인한다
이요는 파오의 도움으로 부자가 되지만 그와 헤어지려 한다
하지만 파오가 경찰 추적을 피해 밀항을 계획하며 이요에게
새 남자를 찾으라고 권하자 오히려 그를 따라 함께 밀항한다
이요가 떠난 후에도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못 하는
소군은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밝히고 결국 아내와 헤어진다
1993년 소군은 뉴욕에 정착해서 식당 요리사로 일하고 있고
이요도 파오와 함께 뉴욕까지 와 있지만 서로 알지 못 한다
파오가 동네 불량소년들과의 시비 끝에 허망하게 죽고 나서
비자 기간이 만료된 이요는 이민국 직원에 잡혀 추방되다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소군을 보고 쫓아가지만 놓쳐버린다
1995년 중국인 관광객 가이드가 되어 영주권을 받은 이요는
그리운 중국 고향에 가기 위해서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길을
걷다가 가게에 틀어놓은 TV에서 등려군 사망 소식을 듣는다
길고 긴 두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일까?
진가신 감독(1962~ )은 홍콩 출신이지만 태국 화교인 부모를
따라 태국 국제학교를 다녔고 미국을 거쳐 홍콩으로 돌아왔다
진감독은 무협, 코믹 액션과 느와르가 주류이던 홍콩 영화계
흐름을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탄탄한 드라마로 바꿔놓았는데
이 영화와 사극 <명장>(2007)이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여명(1966~ )은 베이징에서 인도네시아 화교 아들로 태어나
홍콩으로 이주, 가창대회를 통해 가수로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이 영화와 <타락천사>(1995), <유리의 성>(1999), <매란방>
(2009) 등에서 준수한 외모와 다양한 연기로 주목을 받았고,
노래 실력까지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특히 우리나라 방송과 우리 제품 광고에도 여러 번 출연했다
장만옥(1964~ )은 미스 홍콩 출신의 배우로 무협물, 멜로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이 영화와 <열혈남아>(1987),<아비정전>
(1990),<완령옥>(1992),<동사서독>(1994),<화양연화>(2000)
등에 출연하였으며 공리, 양자경, 장쯔이와 함께 중화권 대표
배우이자 베를린과 칸의 여우주연상을 받은 국제적 배우이다
성룡과 함께 홍콩 느와르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제작자 증지위,
호주 출신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등려군의 <첨밀밀>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axfdk2JtE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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