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701

해군52 2024. 7. 7. 23:37

✱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일(월)✱
▲엔야(Enya)②
▲아픔의 비(비)를 넘어  

       ◀It’s in the Rain
         (빗속에 있네)
       ◀Echos in Rain
         (빗속의 메아리) 
       ◀A Day Without Rain
         (비 없는 하루) 
       ◀Caribbean Blue 
         (카리브해 푸른 바다) 
       ◀The Celts
  
◉7월의 첫날이자 
올해 후반기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장마와 함께 시작합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된 
중부지역의 장마가
지금은 소강상태입니다.
하지만 오후부터 다시  
비를 뿌리기 시작해 
이번 한 주일 동안 
전국을 비로 흠뻑 적시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장마의 시작은 
지난해보다 3-4일 늦고
예년보다도 4-5일 늦습니다. 
늦었지만 예년에 비해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640여mm의 비가 내려
역대 장마철 강수량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비가 
오는 것은 사양합니다.
그래서 적당한 수준에서 
다녀갔으면 좋겠습니다. 

◉장마는 말 그대로 
길게 오는 비입니다.
여름철 상당 기간 
비가 들락거리는 것이 
장마입니다.
내리는 비의 추세에 따라
서늘함과 무더위가 
오락가락합니다. 
장마는 길 장(長)자가 
들어있는 말 같아 
한자어에서 온 듯하지만  
순수 우리말입니다.

◉장마 기간은 통상
30일에서 35일가량 됩니다.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고  
비는 오는 날은 
12일에서 16일 정도 됩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은 장마 기간에 
열대야를 동반한 무더위가
위세를 떨쳤습니다. 
여러 기상 이변으로 
장마 예보의 정확성도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계속 일기 변화를 주시하며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마로 가뭄이 해소되고 
산불 걱정, 미세먼지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산사태와 홍수 등 
자연재해를 불러오고 
생활에 불편을 주는 측면이 
더 큽니다.
무엇보다 해를 보는 날이 
줄어들어서 습기 많은 
눅눅한 날씨 때문에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장마 때는 특히  
마음을 밝게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랜 기간 내리는 비는
생활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와 관련한 많은 음악이  
등장해 왔습니다.
우리나라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비는 
이별과 눈물, 우울함 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마는 동아시아의 특수한 
기상 상황입니다.
물론 서양에도 비가 잦은 
여름을 ‘Rainy Season’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장마와는 
개념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는
아일랜드는 좀 특이합니다.
장마에 준하는 비가 
여름 내내 오락가락합니다.
그래서 매우 습하고 
음울한 날이 많습니다. 
서울보다 세배 정도 
비가 많이 내립니다.

◉아일랜드인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비 없는 조국은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풍부한 Rain Fall을 
음악으로 연결하는 정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음악을 통해 
음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지혜가 이어져 왔습니다.
‘켈트 음악의 여전사’로 
불리는 엔야(Enya)는
특히 비가 잦아 음울한 
아일랜드의 정서를 
음악으로 달래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그녀의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합니다. 

◉엔야는 명성에 비해 
라이브 공연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비와 관련한 
두 곡의 노래는 이례적으로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연주에 맞춘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그 가운데 한 곡이 바로 
‘It’s in the Rain’
(빗속에 있어) 입니다.
2005년 발매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 ‘Amarantine’에 
실린 곡입니다.
‘아마란타인’은 불멸의 
사랑을 상징하는 아일랜드의 
꽃 이름입니다.

◉2006년 엔냐는 
런던에서 열린 
World Music Awards에서 
상을 받으면서 축하곡으로 
‘It’s in the Rain’을 
불렀습니다.
현악기가 대거 동원된 
오케스트레이션에 맞춰 보여준 
생방송 무대였습니다.
서정적이면서 몽환적인 
이 노래에서 비는 
나를 찾는 하늘의 
외로운 소리입니다.
그 떨어지는 눈물의 손길을 
느껴보라고 노래합니다.
‘나의 이름은 빗속에서 
속삭이는 나뭇잎 
신비스러운 깊고 푸른 바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어봐 
빗속에서 내 이름을 들어봐’
이 노래가 담긴 엔야의 
앨범은 그래미에서  
뉴에이지 앨범상을 받았습니다.
https://youtu.be/tpOyCvyoe8U?si=pdp232_pz-_0nm1G

◉10년 뒤인 2015년 엔야는 
‘Echos in the Rain’
(빗속에 메아리) 이라는 
노래를 발표합니다. 
바로 하늘의 별을 그린 
‘Dark Sky Island’ 앨범에
실린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엔야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준 
1988년의 최대 히트곡
‘오리노코 플로우’
(Orinoco Flow)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밤과 낮을 여행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긴 여정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행 내내 주변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빗속의 메아리’가 등장합니다. 

◉새로운 날이 가져다주는 
즐거운 감정과 
집으로 돌아가는 행복감이
‘빗속의 메아리’로 
그려집니다.
여기에 후렴구 할레루야가 
보태져서 ‘비의 메아리’는
새로운 날을 상징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옵니다. 
‘길 위에 선 나 
길을 알고 있네 
모든 것이 흘러가고 
새로운 하루가 오려 하네 
할렐루야 
빗속의 메아리 
머나먼 여정에서 집으로’ 
https://youtu.be/OWFc5mkABNo?si=gn9Y35S3yAV7OM0j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리더니 비가 그치고 
날이 맑아지면서 엔야는 
반가운 태양을 만납니다. 
그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엔야가 만든 곡이 바로 
‘비 없는 하루’
(A Day Without Rain)입니다.
‘특별히 평화로운 날의 
분위기’라고 그녀 스스로 
설명했습니다.

◉오래 비가 내리면서 
만들어진 음울한 분위기를 
걷어내고 햇살처럼 편안한 
멜로디에 맞는 노랫말을 
Roma Ryan이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가사가 없는 
연주곡으로 그 분위기를 
전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연주곡 
‘A Day Without Rain’을 
타이틀로 내세운 2000년
밀레니엄 시대 첫 앨범이 
나왔습니다. 

◉‘비 없는 하루’에서 
연상되는 청명한 분위기가 
아일랜드의 음울한 분위기를 
걷어내며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곡은 위안과 
힐링을 주는 연주곡으로도 
사랑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음악이 담긴 
앨범은 빌보드 200에 
2위까지 오르고 
그래미 뉴에이지 앨범상까지 
받았습니다. 
얕게 깔리는 엔야의 허밍과 
피아노 연주가 일품인 
‘비 없는 하루’입니다. 
https://youtu.be/Bs8AXlTwhJ0?si=ORM3TC9sJ-OfhEOa

◉천국의 색깔이 
카리브해의 바다 색깔처럼 
푸르고 아름다우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희망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1991년 세 번째 앨범에 담긴 
‘Caribbean Blue’
(카리브해 푸른 바다)입니다.
이 노래의 출발도 
비에서 시작됩니다.
비 오는 날 
아름다운 장소를 
상상하는 것이 
쓸쓸한 장소를 
상상하는 것보다 쉽다는 
엔야의 작사가 Roma의 말이 
그 출발점이었습니다.

◉Roma는 그러면서 
‘Caribbean Blue’를 
제시했습니다.
여기에서 카리브해 
쪽빛 바다 색깔은 
평온하고 진실한 세상을 
의미하며 등장합니다.
그래서 흔히 생각하는
천국이 바로 그런 곳이기를 
바라는 꿈을 담았습니다. 
그 이상향을 그리기 위해 
동풍과 서풍 남풍 등
신화 속 바람까지 등장시켜 
세파의 바람에 견디기 힘든 
현실 세계를 대비시켰습니다.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바다 
모습과 함께 환상적인 
음악 여행을 떠나봅니다. 
https://youtu.be/MSaRwGi54hI?si=8NkgOVzTdZg2TG2J

◉엔야의 마지막 노래는 
그녀를 상징하는 ‘The Celts’
입니다.
켈트 음악은 엔야 음악의 
뿌리나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현대 전자음악을 
결합해 만들어 낸 작품이 
1987년 데뷔 앨범에 담은 
이 음악입니다. 
1986년 같은 제목의 
BBC 다큐의 주제가로도
등장했던 이 음악은 
고대 켈트족에 대한 
음악적 오마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촬영은 
영국의 보디암 성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아일랜드어로 부른 
노래의 내용은 단순하고 
심플합니다.
‘삶과 삶, 끝까지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영원히’
시공간을 초월해 
세계 속에 켈트 음악을 
심으려는 시도도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https://youtu.be/rGwUpsyDJTk

◉비와 관련해 
아일랜드가 가진 아픔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19세기 중반 대기근 시대 
끊임없이 내린 여름비는  
나라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역사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이 비가 새 감자 전염병을 
부르면서 아일랜드 전역은 
초토화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 이외에 다른 
복합적인 요인도 있지만  
아무튼 그때 기근과 질병으로
숨진 사람이 백만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사람이 
나라를 떠났습니다.
비에 대한 기억이 아프고 
우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아일랜드에는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립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현상을 
극복해 가며 아일랜드는 
새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여러 지혜를 동원해 
비와 친해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음악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픈 역사를 딛고 
켈트 음악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아일랜드 
뮤지션들을 그래서 
예사롭지 않게 
보게됩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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