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710

해군52 2024. 7. 12. 14:57

✱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0(수)✱ 
▲몽골초원 야생화 
◾반갑다! 피뿌리풀 

        ▣피뿌리풀 
          ◀야생화(Les Fleurs Sauvages)
            ◼리차드 클라이더만 
        ▣백리향 
          ◀야산의 백리향 
            (The Wild Mountain Thyme)
            ◼존 바에즈 
          ◀스카보로우 페어
            (Scarborough Fair) 
            ◼포레스텔라 
        ▣에델바이스
          ◀Edelweiss
            ◼줄리 앤드루스 
        ▣큰솔나리 
          ◀잠자리 & 무지개 
            ◼샴라스 세와타폰 
        ▣꽃마리 
          ◀꽃마리 
            ◼김희재   

◉몽골초원에서
피뿌리풀을 오랜만에 
반갑게 다시 만났습니다.
오래전에 몽골에서 만났던 
인상 깊었던 야생화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꽃입니다. 
제주도 북동부지역 
일부 오름에 7백 년 동안 
자리 잡고 살면서 
토착 꽃이 되려 했던 
피뿌리풀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멸종 위기에 놓인 
꽃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피뿌리풀은 몽골에서 
‘달랑 투루’라고 부릅니다.
‘70개의 머리를 가진 풀’
이란 의미입니다. 
이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꽃으로 불리지 못하고
우리나라에서 풀로 
불리게 된 연유도
원래 들어간 풀이란 이름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이 이름은 뿌리의 색이 
핏빛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입니다.
예쁜 꽃을 피우는 꽃대도 
선홍색을 띠고 있습니다. 

◉칭기스칸이 처음으로 
칸의 자리에 오른 
‘푸른 호수’,‘후후노르’를 
찾아가는 길 초원에서 
25년 전에 피뿌리풀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후 몽골의 남쪽 국경지대 
다리강가 실린복드산에서 
야영하면서 이 꽃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는 다리강가와 
제주도의 특별한 연관성을 
내세우는 몽골 국립대 교수의 
다소 황당한 주장 때문에 
이 꽃을 더욱 유심히 살폈던 
기억이 납니다.
피뿌리풀이 제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은 
740여 년 전으로 올라갑니다.

◉여몽(麗蒙) 전쟁 이후 사실상 
고려를 장악했던 몽골은 
충렬왕 2년인 1277년 
제주 섬을 군사적 목적의 
말 사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60마리의 말을 가져와
지금 성산읍 수산리인 
수산평에 방목했습니다.
피뿌리풀은 그때 건초나 
말의 배설물에 섞여 
제주에 온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북방계열 식물이라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제주 일부 오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7백여 년을 간신히 버텨온
피뿌리풀은 최근 들어 
불법 채취와 식생환경 
변화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식물 복원센터가 
생태조사와 복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뿌리풀이 제주도에서 
제대로 복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야생화’란 음악에 
실어 보냅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리차트 클레이더만의 
1970년대 귀에 익은 히트곡  
‘Les Fleurs Sauvages’
(야생화)입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야생화는 
란타나입니다.
https://youtu.be/3Bt3yEAEC3w

◉몽골은 평균 해발 고도가 
1,580m가 되는 고원입니다.
동쪽이 낮고 서쪽이 높은 
지형이지만 동쪽의 가장 
해발이 낮은 곳도 500m가 넘습니다.
수도 울란바토르가 
해발 1,350m쯤 됩니다.
그리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근처 테렐지를 비롯한 
동쪽 초원지대는 1.500m
전후의 고산지대입니다.
그래서 투 아이막 에르덴 솜의 
천진 벌뜩 툴강 상류 지역과 
그곳으로 가는 초원과 
산림지역에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몽골초원에 등장하는 
야생화들은 오래 초원에 
머물러 있지 못합니다. 
10월이면 눈이 내립니다. 
그래서 꽃을 피우자마자 
벌레들을 불러 수정하고 
후손을 남기는 일까지
서둘러야 합니다. 
게다가 거친 바람을
피하려고 고개 숙이고 
몸을 움츠립니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꽃이라도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몽골초원에서 
자주 만나는 야생화 
친구 중의 하나가 
백리향(百里香)입니다.
거친 초원 사이 사이에 
연분홍빛 방석을 깔아 
놓은 듯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향기가 
좋은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영어에서 부르는 이름 
Thyme을 떠올리면 금방 
허브 식물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몽골인들도 양고기 요리 때 
향신료로 즐겨 사용합니다.

◉백리향은 향기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해발 1.100m 이상 고원에서 
자라는 백리향은 네트워크가 
아주 강력합니다.
바위산과 경사면 계곡 등에서 
자라면서 서로서로 의지하는 
강력한 네트워크로 
토지의 황폐화나 
침식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가축들이 먹을 풀들을
잘 자라게 도와줍니다.
성격도 좋습니다.
추위에도 가뭄에도 질병에도 
잘 견뎌냅니다.

◉유럽에서는 식용과 
약용으로 인기 있습니다.
게다가 용기를 상징하는 
꽃이어서 사병에게 주는 
선물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런 이미지의 꽃이라 
이 꽃을 따기 위해 
야산으로 함께 가자고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안 가면 
딴 사람과 가겠다고 합니다.
백리향보다는 연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사랑 노래로
스코틀랜드 민요에서 유래된 
아일랜드 포크송,
‘The Wild Mountain Thyme’
(야산 백리향)입니다.
여러 가수가 불렀지만
존 바에즈(John Baez)의 
노래로 듣습니다.
https://youtu.be/vkSVDEJ4pD0?si=-69MfXPp8KNDvNjN

◉백리향, Thyme하면 
생각나는 추억의 팝송이 
또 있습니다. 
바로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불러 널리 알려진 
스카보로우 페어입니다.
영국 스카보로우 장터에 
등장하는 백리향을 비롯한 
허브들을 만나봅니다. 
포레스텔라입니다.
https://youtu.be/NWo1l3w69Ng?si=btFGI-jrzrDKaaRi

◉에델바이스는 
대표적인 고산(高山)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산지대에서 피는 
여러해살이식물이라 
산악인을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고산지대인 
몽골초원에서는 
둘러보면 에델바이스를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하얀 솜털이 덮여 있는 
부분이 꽃잎처럼 보이지만 
실제 꽃은 가운데 부분에
있습니다.
몽골에서는 이 꽃을 
‘차강 올’이라 부릅니다.
‘하얀 솜’이란 의미입니다. 
꽃의 모양이 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꽃이 널리 알려진 건 
영화 ‘Sound of Music’에 
등장하는 노래의 영향이 큽니다. 
원래의 노래도 1950년대 후반 
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국화가 
에델바이스이지만 
이 노래가 오스트리아 민요나 
국가는 아닙니다. 
다만 노래 가사에 
조국을 사랑하는 내용이 담겨서 
그렇게 오해받기도 합니다.
‘Sound of Music’의 
여주인공 줄리 앤드류스가 
부르는 ‘에델바이스’입니다. 
https://youtu.be/3z4-RAbaqDs?si=6sp-oXsf-gCcObMw

◉몽골을 가기 바로 전에
뒷동산에서 하늘말나리를 
만나고 갔는데 
몽골의 초원에서는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진 
큰솔나리를 만났습니다.
북방계 식물이라 
평안도 이북 몽골 등지에서 
야생으로 만날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백합과 나리꽃의 종류는 
워낙 많고 생김새도 비슷해서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몽골초원에서 
만난 나리꽃이라 
큰솔나리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큰솔나리는 붉은색 바탕에
자색이 보이기도 하지만 
참나리나 하늘말나리처럼 
적갈색 반점은 없습니다.
꽃이 말렸을 때는 마치
바람개비 같은 모양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땅나리와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닮았습니다.
초원에서 큰솔나리와의
만남이 기분 좋은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자연주의적인 Green 음악으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태국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뮤지션 삼라스 세와타폰의 
명상음악 ‘잠자리’와 ‘무지개’를 
만나봅니다. 
영상에는 참나리가 등장합니다. 
https://youtu.be/pAcNKj58qLs

◉꽃마리는 국내에서도 
몽골에서도 만나기 
어렵지 않은 들꽃입니다.
길가나 밭둑, 들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꽃다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봄꽃이기는 하지만 
봄이 늦게 오는 
몽골초원에서는 
7월에도 꽃다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연한 하늘색으로 핀 꽃은 
꽃받침이 5개로 갈라집니다. 
꽃대 윗부분에 털이 있고 
약간 말려 있어서 
꽃마리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꽃마리‘라는 제목의 
노래가 올봄에 나왔습니다.
’미스터 트롯‘ 출신의
김희재가 부른 이 노래는 
지난달 ’더 트롯 쇼‘라는
SBS Fil의 음악프로그램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꽃마리라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사랑 노래입니다. 
노래 속에 등장하는 들꽃이 
’꽃마리‘를 상징하면서
애타게 보고 싶어 하는
사랑을 나타냈습니다.
https://youtu.be/4KjfuH-4Jwg?si=I7EkOXL40rxeWOAf

◉사흘 동안 몽골초원에 
머물면서 야생화들과 친구했던 
시간이 길었습니다.
상당수가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는 꽃들이었습니다. 
 ✱보라색 털로 싸인 뻐꾹채 
 ✱야생에 피는 노란 두메양귀비 
 ✱꿀주머니를 가진 
  보라색의 제비고깔 
 ✱동강할미꽃을 닮은 
  몽골 할미꽃 
 ✱요즘 산행 중 자주 만나는
  나팔 모양의 노란색 원추리  
등이 그들입니다. 
여기에 범꼬리, 쥐손이풀, 
등대꽃, 석죽, 오이풀, 톱풀
벌개미취, 용담. 바람꽃, 
장구채, 기린초, 수레국화, 
부추, 애기똥풀 등도
한국을 떠나 먼 땅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름을 모르는 
야생화도 많았습니다. 
아마도 그 가운데 상당수는 
몽골초원에만 있는 
친구들도 많은 듯했습니다.
이름을 알건 모르건 
그들과 만나 자세를 낮추고 
눈을 맞춘 것만 해도  
상당한 즐거움이고 
기쁨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그들을 만날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해마다 피고 지며 
초원을 지키는 생명의 
이야기를 이어가 주기를 
응원합니다. 
이 땅에서 그들의 집안 
친구들을 만나면 아마 
초원에 있는 그 친구들을 
한 번씩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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