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0204.0715

해군52 2024. 7. 20. 09:39

✱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5(월)✱
▲글래스톤베리 2024 ②
◾세븐틴-평점 만점의 무대 

      ◀Maestro(거장 지휘자)    
         ◼세븐틴 
         ✱글래스톤베리 피라미드 
           -2024 6월 28일 
      ◀Very Nice(아주 나이스)   
         ◼세븐틴 
      ◀Murder on the Dancefloor
        (무도장의 살인)
         ◼페기 구(Peggy Gou)
          ft:Sophie Ellis Bextor
      ◀Levitating (공중부양)
         ◼두아 리파(Dua Lipa)
      ◀Time After Time
        (언제라도 항상) 
         ◼신디 로퍼(Cyndi Lauper)  

◉초복(初伏)입니다.
초복부터 시작되는 
여름의 삼복(三伏)은
더위의 상징입니다.
이 삼복을 건너가야 
가을의 서늘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삼복은 농사와 관련된 
24절기와는 다릅니다. 
사람의 삶과 관련된 
잡절(雜節)입니다.
그 안에는 겸손을 담은 
낮은 자세로 
더위를 잘 견뎌내고 
새로운 시절을 준비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엎드릴’ ‘복’의 ‘伏’ 자는
그래서 등장했습니다.
무더위에 엎드린 날이 
바로 ‘복(伏)날’입니다.
더위라는 다가오는 
계절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 숙이고 겸손을 
찾으라는 날입니다. 
흔히 이 ‘복’ 자를 
복날 보양식으로 먹던 
보신탕과 연관 지우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아전인수격 해석입니다.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겨낸다는 복날의 풍습이 
널리 퍼져 있지만 
여기에는 상술이 작용한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더위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땀 뻘뻘 흘리며 자연의 
기개를 받아들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름 동안 세 번 무릎 꿇고
세 번 낮춰 자신을 추스르는 
기회로 삼으라는 큰 뜻이 
엎드릴 ‘복’ 자에 담겨있다는
설명이 여기에 붙습니다.
 
◉말은 그렇지만 
여름 무더위는 너무 불편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특히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더웠다는 지난해보다 
올해 여름은 더 더울 것이라는
기상학자의 예측이 
심상치 않습니다. 
전례 없는 6월 폭염이
그것을 이미 보여줬고 
미국 등지의 살인 폭염이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겸손하게 
더위에 엎드린다는 자세로만 
견뎌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주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끝물 장마가 전국을 적실 
모양입니다.
이달 말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몸과 마을을 잘 추슬러서 
유난스러울 올해 더위를 
잘 견뎌낼 수 있는 
어떤 지혜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음악은 
여름 무더위를 견뎌내는 
적극적이면서도 지혜로운 
선택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유난히 많은 음악 축제와 
행사가 한여름에 
열리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여름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 축제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음악도 즐기고 
더위도 식히는 지혜로운 
선택을 한 사람들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그 축제 
현장을 둘러봅니다.

◉K팝 남성그룹 세븐틴
(Seventeen)은 지난해 
앨범 판매량이 
천 만장을 넘었습니다.
이들보다 더 많은 앨범을 
판매한 아티스트는 
세계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뿐이었습니다. 
이 같은 세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영국 내 반응은 
비교적 냉담한 편입니다.
그래도 글래스톤베리 주최 측은 
세븐틴의 성공적인 행보를 
주목하고 그들을 주 무대인 
피라미드 스테이지로 
초대했습니다.
그래서 세븐틴은 
이 무대에 오른 최초의 
K-팝 그룹이 됐습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올리비아 딘(Olivia Dean)의 
무대가 끝난 뒤 
피라미드 스테이지 앞 필드는 
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세븐틴이 첫 번째 무대인 
'마에스트로'가 시작했을 때도 
비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세븐틴의 활기찬 무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관객들은 모여들기 시작했고 
환호를 지르며 호응했습니다. 

◉BBC는 세븐틴 공연에 대해 
‘처음에는 관중들이 미지근했지만 
열정적인 무대가 계속될수록 
열광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면서 ‘K팝의 전 세계 지배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가디언은 ‘세븐틴이 
글래스톤베리에서 K팝의 
새역사를 썼다고 보도했습니다.
수백 개의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 글래스톤베리에서 
세븐틴의 두 개의 무대는 
조회수에서 전체 Top 10
안에 드는 성공적인 무대로 
평가받았습니다. 
그 두 무대를 만나봅니다. 

◉세븐틴의 첫 무대 
’마에스트로’(Maestro)입니다.
마에스트로는 거장 반열에 오른 
지휘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올해 4월에 나온 앨범 
타이틀곡입니다.
발매 당일 226만 장이나 팔려
세븐틴의 엄청난 인기를 
실감 나게 했습니다. 
다양하게 모인 세븐틴이
세계를 지휘해 나가는
흐름의 선도자로 최고가 되자는 
의미를 담은 곡입니다.
멤버들이 주축이 돼 
작사 작곡한 노래입니다, 

◉세븐틴 하면 멤버를 
열일곱 명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모두 열세 명입니다. 
이 열세 명이 세 개의 
유닛(Unit)으로 나눠지고 
하나의 팀이 된다는 의미의 
열일곱입니다. 
유닛은 보컬과 힙합, 춤 등 
세 개로 나눠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을 
이번 공연무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피아노 인트로가 인상적인
R&B 장르의 곡입니다. 
달콤한 보컬과 
빠른 속도의 랩도 
기억에 남는 무대입니다. 
https://youtu.be/0B7hSsrA8EI?si=WtGK4-Kjj6kV5kYR

◉한 시간 동안 열세 곡을 부른
세븐틴의 무대는 
훌륭한 디스코 느낌의 곡인 
‘Very(아주) Nice’에 이르면서 
정점에 이릅니다.
처음에는 다소 서먹했던 
세븐틴과 관객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고 활기차게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화면으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음악 매거진 NME는 
세븐틴의 무대는 화합을 강조한 
글래스톤베리 정신에 부합한다며 
평점 만점을 줬습니다, 
이 잡지는 세븐틴을 몰랐던 
관객마저도 무대에서 쏟아낸 
에너지에 아찔한 행복감을 
느꼈다고 전하면서 
세븐틴은 편견에 맞서 
훌륭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인디펜던트는 입이 벌어질 만큼 
너무 잘해 낸 무대라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언론의 칭찬이 쏟아진 
세븐틴의 ‘아주 Nice“무대입니다. 
이 정도면 관객들도 무더위를 
잊을 만합니다. 
https://youtu.be/Wf-W8trD7U8?si=TsY_JZXCyd-d7kY2

◉페기 구(Peggy Gou)는 
올해 BBC Sound에 이름을 올린 
세계 수준급의 한국 DJ입니다.
영국에서 패션을 공부한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녀는 
영국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이름 김민지인 그녀는 
올해 서른세 살로 
베를린에 근거지를 두고 
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래스톤베리는 올해 
페기 구를 둘째 날 
파크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초대했습니다. 
주로 신나는 댄스 음악 
디제잉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공된 BBC 영상은 
단 한 건이어서 아쉽기는 합니다. 
그래도 올해 화제의 노래와 
추억의 가수를 등장시킨 
디제잉이라 흥미롭습니다. 

◉페기 구가 디제잉 하는 
‘Murder on the Dancefloor’
(무도회장 살인)은 무려 23년 전에 
나온 노래입니다. 
Sopie Ellis Bextor란 
영국 가수가 2001년에 부른 
노래가 23년 만에 역주행해
영국 싱글 2위에 올라서고 
빌보드 Hot 100에도 
진입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물론 가수는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래가 역주행하게 된 것은  
‘Salt burn’이란 영화에 
삽입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잊혀 졌던 가수가 
갑자기 바빠져서 굴래스톤베리 
무대에도 불려 나왔습니다.

◉살랑살랑 그루브를 타기 좋은
댄스 팝입니다.
흰옷을 입고 흰 모자를 쓴 
페기 구가 댄스 팝 곡의 
경쾌한 디제잉으로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가수도 무대를 휘저으며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노래 내용은 댄스대회서
1등 하려고 다른 참가자를 
골탕 먹이는 내용에 
살인자(Murder)란 말을 
동원했습니다. 
딴 선수를 넘어뜨리고 ‘
드레스를 훔치고 
약물로 기절시키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됩니다.
재미있는 접근의 노래입니다.
https://youtu.be/yibyRMDGgXg?si=oyTl1erpcqRygv7R

◉첫날 콜드플레이에 이어 
둘째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두아 리파(Dua Lipa)의 
무대도 관객들의 더위를 
식힐만한 인기 무대였습니다. 
두아 리파는 연말에 
우리나라에 옵니다. 
고척 스카이돔 내한 공연의 
선 예매는 지난달 5분 만에 
2만 5천석 전 좌석이 
매진됐습니다.
그래서 주최 측은 
12월 4일 공연에 이어 
12월 5일 하루 더 공연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금새 매진될 정도로 
두아 리파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글래스톤베리 헤드라이너 
공연을 만나봅니다. 
두아 리파가 2020년에 발매한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수록곡 
‘Levitating’(공중부양)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별빛에 비유해 
디스코 특유의 신나고 
흥겨운 무대에 사랑을 담아 
나타낸 노래입니다.
2021년 빌보드 연말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히트곡입니다.
세븐틴이 섰던 그 무대 
피라미트 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드는 
두아 리파입니다. 
https://youtu.be/0i0lYwacN9o?si=sSR0rCSsRh5g_Bvg

◉멀리 뒤로 돌아가 
80년대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꼽히는 노래를 
들으며 마무리합니다. 
80년대 팝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컬리스트 신디 로퍼
(Cyndi Lauper)가 
일흔한 살의 나이로
글래스톤베리 무대에 
섰습니다. 
그녀의 ‘Time after Time’
(언제라도 계속)은 
1980년대 최고의 러브송이자 
최고의 발라드로 꼽히는 
노래 중의 한 곡입니다.

◉이 노래는 1985년 
그래미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던 
신디 로퍼의 데뷔곡입니다.
그해 신디 로퍼는 서른두 살로
그래미 신인상을 받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신디로퍼가 
데뷔 앨범 ‘She’s so Unusal’을 
내면서 마지막에 한 곡이 
더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자신과 하이먼이 공동으로
작사 작곡한 이 노래를  
마지막에 녹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평생의 대표곡이 됐습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여전히 이 노래를 부르고 
관객들은 이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글래스톤베리 무대에서 
신디 로퍼를 만나봅니다.
‘만약 길을 잃었다면 
언제나 날 찾아봐요.
언제라도 계속.
만약 넘어지면 
당신을 잡아줄게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언제라도 계속
내 사진의 빛이 바래고 
어둠이 회색빛이 될 때
창문 밖으로 보면서 
당신은 궁금해하겠죠
내가 괜찮은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노랫말입니다. 
https://youtu.be/iWaIF7NfW_I?si=-0_ijNvXRyA-yQK2

◉오늘부터 열흘 동안 
비가 계속되거나 다녀가는 
막바지 장마입니다. 
수시로 변하기는 하지만 
지금 예보로는 그렇습니다.
빗속의 한 주일 동안 
각자 마음속에 
나름의 햇살을 내려 
우울하지 않은 
여름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배석규)

'배석규의아침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719  (0) 2024.07.20
2024.0717  (1) 2024.07.20
2024.0712  (1) 2024.07.12
2024.0710  (0) 2024.07.12
2024.0708  (2)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