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719

해군52 2024. 7. 20. 09:40

✱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9일(금)✱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오랜 빗속 여름꽃 

      ◀비 오는 날 수채화 
         ◼노을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에픽하이 
            ft: Colde, 윤하
      ◀우산 
         ◼윤하 
      ◀잃어버린 우산 
         ◼린 
      ◀장마 
         ◼정인 (기타:조정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이승철 
       
◉지난밤에도
비는 계속 내리고
불어난 계곡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밤새  요란했습니다.
많이 내리고 
길게 내리는 장맛비는 
사람에게 편하지 않은 
여름날을 안겨줍니다. 
막바지 장마의 집중호우로 
여기저기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니 
편하게 지낼 수가 없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서 
열심히 꽃피우고 
열매 맺어야 할 
여름꽃들도 길고 오랜 비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척박한 환경과 
기후 변화 속에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온 
여름 야생화들은 그래도 
줄기차게 내리는 비와 
거친 바람 속에서도 
비교적 늠름한 모습입니다.
상황에 맞춰 삶을 꾸려가는 
그들의 지혜가 대단합니다. 
하지만 정원으로 들어온 
여름꽃들이 긴 장마를 
잘 넘기기 위해서는
물길을 터주고 병충해를 
막아주는 등 도와주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장마 속에서 살아가는 
여름꽃의 모습을 
만나보러 우산을 쓰고 
뒷산 숲으로, 집주변으로 
나가봅니다.

◉집주변의 숲을 둘러보면 
오래 내린 빗속에서
흔들림 없이 무리 지어 
잘 견뎌내고 있는 대표적인 
친구가 개망초입니다.
미국에서 건너온 개망초는 
이제는 귀화식물이 아니라 
토종식물처럼 이 땅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경사면이나 절개지에 
무리 지어 꽃을 피우면서 
장마철에 땅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합니다. 
벌개미취도 빗속에서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토사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강인한 여름꽃입니다.
그래서 비에 젖은 작은 꽃이 
대견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면
친구들인 벌과 나비가 
찾아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예 꽃잎을 닫고 
개업 휴점하는 야생화도 
제법 됩니다. 
요즘이 제철인 
하늘말나리와 원추리,
옥잠화 같은 꽃들입니다. 
초롱꽃과 누엘리아, 
한련화, 낮 달맞이꽃도 
마찬가지입니다. 
꽃잎을 닫고 쉬고 있다가 
비가 그치면 슬그머니
꽃잎을 여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장마에 강한 꽃이 
무궁화와 수국 
그리고 백합입니다. 
나라꽃인 무궁화(無窮花)는
궁핍함이 없이 오래가는 
꽃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긴 장마에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그래서 꽃잎에 맺힌 
생기 찬 물방울로 
햇볕이 없어도 빛이 납니다.
게다가 비 오는 날 
가지를 잘라 삽목하면 
십중팔구 살아납니다.
집안의 무궁화는 모두 
그렇게 키운 친구들입니다.

◉물을 좋아하는 수국은 
비 내리는 날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수국이라는 이름까지
얻었습니다.
진짜 꽃이 있는 산수국은 
다르지만 대부분 집 안의 
수국은 가짜 꽃이라 
벌 나비가 찾아오지 않아도 
크게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수국 역시 비 오는 날
삽목하면 잘 살아납니다.

◉비에 젖은 하얀 백합은 
정말 예쁩니다. 
물방울을 머금은 
청초한 백합의 모습을 
빗속에서 내려다보면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뜨거운 햇살이 아니라 
세찬 비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백합의 재주도 
남달라 보입니다.
도라지꽃 역시 백합처럼 
청조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빗방울을 머금었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호박꽃에 ‘
내려앉은 벌의 모습도 ’
이채롭습니다.

◉빗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여름꽃들을 
사진으로 좀 더 만나봅니다. 
코스모스와 미국 코스모스, 
유럽 코스모스 모두
비와 한 몸이 됐습니다.
풍접화와 바늘꽃, 버베나, 
다알리아, 천일홍, 자스민 
부레옥잠, 봉선화, 메리골드, 
비올라 베르가못, 꼬리풀 
마가렛 등도 비에 젖은 채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 모습들을 펼쳐 놓으면 
한 폭의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됩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들어 봅니다.
35년 전인 1989년에 
나와서 199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이 된 노래입니다. 
같은 제목의 영화 주제가로
강인원이 만든 노래입니다.
권인하 김형식 신형원이 
강인원과 함께 부른
진정성이 담긴 순박한  
노래입니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노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990년 백상예술대상 
영화주제가상을 비롯해 
일곱 개의 굵직한 상을 
쓸어갔습니다.
음악프로그램에서 
대학생이 좋아하는 노래로 
7주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 해 뒤인 1990년
김현식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더욱 애틋한 
노래로 남았습니다.
많은 가수가 커버했던 
이 노래를 강균성 등 
4명의 남성그룹 
노을(Noel)이 불렀던
지난해 버전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SNfpNYXNHkE?si=bXMRFgSE9cei6SvE

◉장마는 앞으로 열흘 전후 
더 이어질 모양입니다.
우선 비 피해가 당장 
문제가 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오랜 기간 
내리는 비는 생활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장마나 비와 관련된 
노래가 많습니다.
대중가요 속의 비는 
비 자체보다는 
사랑과 이별, 눈물, 우울함
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마에 어울리는 노래를 
몇 곡 만나봅니다. 

◉비 오는 날에 듣기 좋은 
노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것을 제목으로 3년 전에 
발표한 에픽하이의
장마 노래입니다.
장마 때면 한 번씩 
듣고 지나는 ‘우산’을 
2008년에 발표했던 
에픽하이는 13년 만인 
지난 2021년 새 장마송으로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를
내놓아 장마철에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비가 오고 
슬픈 음악이 흐르면 
네가 생각난다’는 내용을 
감상적인 멜로디와 
감각적인 래핑으로 
잘 담아냈습니다.
타블로, 미쓰라. 투컷으로 
구성된 에픽하이의 랩에  
싱어송라이터 콜드(Colde)가 
달콤한 목소리를 피처링으로 
담아서 엮어 냅니다. 
‘우산’의 파트너 윤하는 
여기서는 목소리로만 
카메오 피처링에 참여했습니다.
  https://youtu.be/8ojFWc_M1aY

◉2014년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우산’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윤하가 이 노래를 
솔로곡으로 부를 수 있도록 
노랫말을 손질해 줍니다.
그래서 원곡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의 우산이 
리메이크 됩니다.
‘그대는 내 머리위의 우산 
나 그대 없이는 안돼요’ 
이 노래는 최근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1회에 
엔딩곡으로 들어가
많은 사람이 윤하의 
이 노래를 찾아 듣게 
만들었습니다. 
https://youtu.be/kTVvtlfU-Ts

◉우산 하면 생각나는 
또 하나의 노래가 
‘잃어버린 우산’입니다. 
1982년 대학가요제에서 
우순실이 불러서 동상으로 
입상한 노래입니다.
우순실은 1991년 
결혼과 함께 가수의 길을 
접었지만 아이를 잃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녀의 노래 제목처럼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비 맞으며 살아온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 노래는 올해 열렸던 
‘한일톱텐쇼’에서 부르는 
린의 커버곡으로 듣습니다.  
https://youtu.be/NEBcvmSKCpw?si=_8hsvNM8Wx_XT_2y

◉장마 노래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정인의 
‘장마’를 떠올립니다, 
13년 전인 2011년에 나온
노래가 장마를 대표하는 
노래처럼 됐습니다.
이 노래 속의 장마는 
이별 후 흘리는 눈물의 
상징입니다.
그 것을 태양이 떠나고 
비만 내리는 장마로 
표현했습니다. 

◉정인은 독특한 움색을 가진 
R&B 가수입니다.
재즈 냄새도 나는 
그녀의 보컬에서는 
절제된 슬픔이 보여서 
이 노래와 잘 어울립니다. 
무명 가수 시절 
함께 동고동락하던 
싱어송라이터 조정치와 
10년 연애 끝에 결혼해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여줘 
보기 좋은 두 사람입니다.
정인은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여기서는 남편 조정치의 
기타 연주에 맞춘 어쿠스틱 
버전으로 들어 봅니다.
오른쪽 귀의 청력이 약한 
아내를 위해 조정치는 
오른쪽에 앉아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합니다.  https://youtu.be/pwu_6e_098E?si=473S009zmNzvDXsa

◉부활의 1집 앨범에 담긴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마지막 비 노래로 듣습니다.
이 노래는 김태원이 
고등학교때 만든 노래입니다.
김태원의 대단한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김태원은 이승철을 첫 보컬로 
영입하면서 ‘부활’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내걸고 
밴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노래가 담긴 첫 앨범 
‘Rock Will Never Die’는
30만 장이나 팔렸습니다, 
이 앨범은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18위에 
오를 정도로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이승철의 데뷔 25주년
기념콘서트에서 부르는
노래로 듣습니다,
‘비속의 너를 희미하게 그리며 
우리의 마지막 말을, 
나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내리는 비처럼 
계속 이어집니다,
 https://youtu.be/dsRliFN0E9Q

◉올해 장마는 앞의 노래에서 
이어지는 ’사랑해‘ 처럼 
길게 이어지며 비를
내랄 모양입니다.
예보가 나와 있는 
다음주 주말까지 
계속 비 예보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막바지 긴 장마에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랜 빗속에서 
식물들도 나름의 사는 법을 
 지혜롭게 터득합니다.
그래도 간간이 비도 멎고  
햇살도 틈틈이 받아야 
제대로 견뎌낼 수 있습니다. 
태양에너지는 이들이 
삶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침에 비가 그치고
오늘 하루는 잠시 비가
쉬어갈 모양입니다.
장마 기간에도 
오늘처럼 잠시 
비를 멈춘 뒤 
짧게라도 햇살이 내리면
여름꽃들이 무척
고마워할 겁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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