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1980

검은 눈동자 (1987)

해군52 2026. 3. 19. 23:21

검은 눈동자 Oci Ciornie 1987/소련,이탈리아/118

감독 Nikita Mikhalkov

출연 Marcello Mastroianni, Silvana Mangano, Elena Safonova

 

1차 세계대전 직전 이탈리아와 소련을 배경으로 이탈리아와

소련 기혼남녀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서정적 드라마로

냉전이 끝나가던 시절 두 나라 영화인들이 합작으로 만들었다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 단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여러 소설들을 느슨하게 결합, 각색하여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현대 러시아를 대표하는 거장 니키타 미할코프가 연출을 맡고,

이탈리아의 대배우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와 실바나 망가노,

러시아 배우 옐레나 사포노바가 주연을 맡아 작업에 참여했다

평소 마스트로얀니를 존경했던 미할코프 감독은 그의 캐스팅을

전제로 시나리오를 썼고, 그는 체홉의 소설 분위기에 어울리게

익살스러우면서도 처량해 보이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했으며

또한 영화 속 온천 장면은 마스트로얀니가 주연했던 페데리코

펠리니의 명작 <81/2>(1963)을 오마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두 나라가 함께 만든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따뜻함과

러시아의 우수가 절묘하게 결합된 수작이라는 평으로 칸에서

남우주연상 수상과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 후보를 기록했고,

북미와 유럽에서 흥행 성공에 이어 일본과 한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한국에서는 예술영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하던

시기에 개봉되어 명작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장기 상영되었다

 

영화에 노래와 연주로 삽입된 주제곡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예브헨 흐레빈카의 검은 눈동자라는 시와 플로리안 헤르만이

작곡한 곡이 따로 존재하다가 소푸스 게르달이 시와 곡을 묶고

편곡해서 '검은 눈동자'라는 러시아 민요가 탄생했고, 프란시스

레이가 이를 다시 경쾌하면서도 애잔하게 주제곡으로 편곡했다

텅 빈 유람선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중년의 이탈리아인

로마노(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분)는 마침 중년의 러시아인이

나타나자 예전에 한 여자를 찾아 러시아까지 간 적이 있다고

하면서 묻지도 않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로마노는 본래 가난한 건축학도였으나 유서 깊은 귀족 가문의

상속녀인 엘리사(실바나 망가노 분)를 만나 결혼하면서 뚜렷한

자신의 일은 없이 부유하지만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일상의 권태를 피해 온천 휴양지를 찾아간 로마노는 그곳에서

큰 눈망울에 슬픔이 가득한 러시아 여인 안나(엘레나 사포노바

)를 만나는데 그녀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벗어나 여행 중이다

로마노는 특유의 유머와 다정함으로 안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두 사람은 짧지만 강렬하게 사랑에 빠지지만 안나는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짧은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러시아로 떠나버린다

당시 외국인이 러시아 내륙에 들어가기가 대단히 어려웠지만

로마노는 공장을 짓는 투자자로 위장하여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작은 오지의 마을까지 들어가서 그녀의 집을 찾아낸다

 

안나의 남편이 투자자를 맞이하기 위해 연회를 준비하는 동안

로마노는 안나를 몰래 만나 그녀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고

돌아가 아내와 이혼하고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굳게 약속한다

하지만 이탈리아로 돌아온 로마노는 아내의 은행이 파산하고,

그녀의 호화로운 저택이 경매에 붙여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혼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한 채 안나와의 약속은 접어버린다

 

로마노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자 요리사가 나타나 로마노에게

점심 식탁을 차리라고 지시하며 그가 승객이 아닌 웨이터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러시아 신사는 자신의 아내도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자신과 재혼하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말하는데...

니키타 미할코프는 배우와 감독은 물론 각본가와 제작자로서도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우아한 러시아 전통문화 위에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서 연출하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영화에 러시아의 영혼과 이탈리아의 감성을 녹여내기

위해서 체홉의 소설들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영상에 살리고,

러시아의 거친 자연과 이탈리아의 화려한 건축을 대비하면서도

사랑과 후회라는 감정은 두 나라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마스트로얀니를 세계에서 가장 섬세한 배우라고 존경해 왔던

그는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마스트로얀니를 염두에 두었고,

캐스팅이 안 되면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는 이 영화가 러시아의 현실적인 고통보다는 과거의 향수와

영상미에 너무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체홉을 가장

잘 이해한 감독이라는 찬사와 함께 공간의 상징성과 미장센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영화는 '1980년대 유럽 예술영화의

정수'이면서 '가장 낭만적인 체홉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전후 이탈리아의 최고 배우인 마스트로얀니는 미할코프 감독의

제안을 받을 당시에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배우의

반열에 있었지만 대본을 읽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멋진 중년 신사의 이미지 대신 나약하고 우유부단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너무도

완벽하게 연기해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심사위원단은

그의 연기에 대해서 이탈리아 영화 황금기를 상징하는 동시에

러시아 문학의 깊이까지 담아낸 경이로운 업적으로 평가했다

 

마스트로얀니는 이 영화를 자신의 필모그라피 중에서 사랑하는

작품의 하나로 꼽으면서 로마노는 바로 나 자신이며 우리들의

내면에 숨겨진 비겁하며 로맨틱한 모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신비롭고 애절한 여인 역으로 출연한 소련 여배우

사포노바는 미할코프 감독이 원하던 대로 전형적인 미인보다

슬픔을 머금은 깊은 눈동자'를 가진 배우로 역할에 녹아들었다

 

마스트로얀니의 화려하고 외향적인 연기와 대비되는 정적이고

고전적인 분위기로 균형을 맞추며 감정을 절제 있게 표현하여

상대역으로 출연한 대스타의 연기를 더욱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화려하게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미묘한 표정 변화와

눈빛만으로도 복잡한 내면을 탁월하게 전달했는데 비평가들은

차가운 지성과 뜨거운 감성을 동시에 지닌 배우라고 평가했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771

 

니키타 미할코프 Nikita Mikhalkov

니키타 미할코프 Nikita Mikhalkov (1945~ ) 러시아 배우, 감독, 제작자 니키타 미할코프는 현대 러시아의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배우와 감독은 물론 각본가, 제작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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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44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Marcello Mastroianni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Marcello Mastroianni (1924~1996) 이탈리아 배우 전후 이탈리아의 최고 배우이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 스타 마스트로얀니는 로마 근교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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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1RGFdkYda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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