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열전

김지미

해군52 2026. 3. 28. 19:44

김지미 (1940~2025) 영화배우, 제작자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했던 원로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는 동양적이면서 세련된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면서 멜로와 사극을 비롯한 여러 장르에서 오랜 기간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배우들은 대부분 어려운 집안 출신이었지만 그녀는 대단히 예외적이었다. 전직 교사로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친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 미국산 자가용을 타고 등교했고, 큰오빠와 큰언니는 각각 서울대 문리대와 음대 출신이었다고 한다.

 

영화 데뷔 과정도 대단히 독특했는데 여고 재학 시절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되어  <황혼열차>(1957)로 데뷔했고, 이후 일약 스타로 떠오르면서 당시 독보적이던 선배 최은희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이후 윤정희, 문희, 남정임 트로이카가 등장하자 원숙한 역할로 차별화된 연기를 펼쳤다. 문희와 남정임이 은퇴한 후에는 윤정희와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무녀도>(1972)의 배역을 놓고 법정 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출연료 문제로 두 사람의 공연이 무산되기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티켓>(1986)의 주연을 맡았는데 그녀는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 지미필름이 처음 제작한 <티켓>에서 누드 연기까지 불사하며 열연했고, <로보캅>(1987)<마지막 황제>(1988)를 수입하여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녀는 1990년대까지 연기활동을 계속하며 7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7편의 영화를 수입 배급한 외에 영화인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한편 그녀는 당시 상당히 보수적이던 사회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을 이어가며 주체적 삶을 살았던 신여성이기도 했다. 18세 나이에 16세 연상인 홍성기 감독, 당대 인기 배우 최무룡, 당대 인기 가수 나훈아 그리고 유명 의사와의 만남과 헤어짐이 모두 화제에 올랐다. 이런 사생활까지 포함해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부르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런 호칭을 상당히 싫어했다.

 

은퇴한 뒤 미국으로 이주한 그녀는 '화려한 여배우'라는 이름으로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고, 지난 해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영화인들은 남자보다 더한 카리스마와 리더십’(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연기자이자 여장부’(이장호 감독)라는 말로 고인을 추모했다.

혈맥 (1963)

불나비 (1965)

춘희 (1967)

잡초 (1973)

토지 (1974)

 

육체의 약속 (1975)

을화 (1979)

길소뜸 (1985)

티켓 (1986)

명자 아끼꼬 쏘냐 (1992)

 

 

별세 뉴스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Wf7aiNoHq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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