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진 몸에 자극도 줄 겸, 연휴동안 설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산행 당일 쾌청한 날씨,
생각보다는 덜 붐볐던 산행코스,
산행후 동해안 가진항의 횟집,
돌아오는 길의 여유로운 도로상황...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산에서 발을 삐끗한다거나,
산행 날씨가 우중충하다거나,
탈진해서 완전 그로키 상태가 되거나,
아니면 잠잘 곳이 없어서 고생하거나,
하다못해 회를 먹고 배탈이라도 나거나...
이런 일은 단 한가지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코스는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양폭산장-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
산행시간은 13시간이 조금 넘었습니다
설악으로 가던 길,
봉평에 있는 이효석 생가 앞에 메밀꽃이 가득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유명한 메밀 식당 간판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마침 밖에 나와 있던 여주인이 놀라서 쫓아오더니
깁스한 손으로 때리려고 덤벼듭니다^^
설악에서 오던 길,
동해안에 있는 황태 덕장에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습니다
역시 믿거나 말거나^^
미시령 지나서 있는 유명한 황태 식당인데
여기서는 간판 사진을 찍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간판 위쪽에 올려진 황태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설악동매표소를 통과해서 산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이 삼각대문,
언제였던가, 신혼여행 때 묵었던 바로 그 집 대문입니다
잠시 경건한 마음으로...^^
신흥사 경내로 들어서니 거대한 불상이 있습니다
언제나 큰 것은 좋은 것?
초여름 6월의 설악산은 푸르른 신록으로 가득합니다
오는 여름도 설악에 반해서 잠시 더 그곳에 머물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우뚝 선 바위가 묘한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마등령으로 오르는 길에 보이는 설악 준봉들 뒤로 대청봉도 보입니다
거미 한 마리가 공룡능선을 등반하고 있습니다^^
공룡능선에서 몇차레에 걸쳐 병목현상을 만나는데
잘못하면 한 곳 통과에 1~2시간씩 걸리기도 합니다
대단한 곳도 아니라서 잠시 밧줄을 잡고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되는데
이런 길에 익숙하지 않은 등산객들이 길을 가로막게 되면
대책없이 기다려야 하고 일정을 엉망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산행에서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 곳을 무작정 가게 되면
우선 위험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됩니다
바위 틈에 뿌리를 박고 길에 누운채 무수하게 밟히면서도
생명을 잃지 않고 있는 나무를 보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넘어가기에는 힘든 능선이지만 보고 있으면 넋이 빠질만큼 절경입니다
능선 위로 지나가는 UFO가 사진에 잡혔습니다^^
뒤돌아서서 미시령 쪽을 보니 멀리 울산바위가 보입니다
설악에서도 힘든 코스라는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 13시간 산행을 했는데도
근육에 남아있는 기분 좋을만큼 작은 통증 이외에는 별 문제가 없는 걸 보니
무릎과 허리 아프다던 게 전부 꾀병이었는가 봅니다
좀더 준비해서 올 여름에는 예전에 하던 도봉산-북한산 종주,
가을에는 1박2일쯤 지리산 종주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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