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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경영=세상과의 소통 (아시아경제)

해군52 2012. 4. 10. 21:37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 지역구 후보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놓고 막판 선거유세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상대후보보다 해당 지역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있으며 더 좋은 일꾼임을 적극 알리고 있다. 출퇴근길, 시장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려 노력하고 있다. 직접 만나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많은 사람이 활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계정 방문자 순위가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SNS가 유권자와 소통하는 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통은 선거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사적이든 공적이든 사람을 상대하는 모든 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통을 위한 도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고 이를 활용하는 인구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해지고 좋아졌다고 해서 소통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소통의 핵심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소통의 대상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장에 취임한 이후 직원들에게 사장실에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었다. 부담스러웠는지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 직원들을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일명 'CEO와의 데이트'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CEO와의 데이트'는 형식이 자유롭다. 하이트진로 임직원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더 많은 직원과 대화하고자 회당 인원 수도 10명 내외의 소모임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회식 이외에 노래방 모임, 스포츠 경기 관전, 영화관람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부담을 덜어주니 많은 직원이 호응해왔고 'CEO와의 데이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대리급 이하 젊은 직원의 참여비율이 훨씬 높았다. 인원을 소규모로 제한하다 보니 신청하고도 참여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다.

 

찾아오라고 했을 때는 반응이 없다가 먼저 손을 내밀고 찾아가니 적극적인 반응이 온 것이다.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니 업무 중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직원도 많았다. 나중에 안부메일을 보내오는 직원도 있었다.

 

지난 연초에 소통을 주제로 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직원들이 알아볼 수 없도록 변장을 하고 지방의 한 지점에서 영업사원과 동행영업을 체험하는 설정이었다. 영업사원이 하는 업무를 도와주고 같이 영업활동을 하면서 직원들의 고민과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소통의 진정성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위와 같은 설정을 하지 않더라도 부담을 덜어주려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직원들이 쉽게 다가오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더욱 당연한 말이다.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요즘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참여도가 더욱 높아졌다. 기업활동에 대해 거의 실시간으로 피드백되고 있는 것이다. 고객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경영은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다. 안으로는 기업구성원의 입장을 이해하고 밖으로는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하는 일, 즉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활동의 기본은 제대로 된 소통에 있다.

 

이남수 하이트진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