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씩 책방에 들러서 책을 한보따리 사가지고 나오기는 하지만
그 책들은 때로는 집에, 때로는 사무실에 쌓여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쌓여 있는 책들을 보면 머리가 부른^^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런 것도 일종의 지적인 허영심이라고 해야 할지...
물론 틈틈이 책을 보기는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일해야지,
건강을 위해서 운동해야지,
술 마셔야지,
노래해야지,
영화 봐야지...
이러저러한 핑계로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묘안이라고 생각해 낸 것이 ‘운전하며 책읽기’입니다
운전하다가 신호대기하거나, 길이 막혀서 지체와 정체를 반복할 때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는 나만의 얄팍한 수법입니다
신호대기에 차가 멈춰 서 있으면 옆자리에 놓인 책을 펼쳐보다가
신호가 바뀌면 출발하는데, 이거 아주 위험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러다 보면 신호대기 시간이 길다는 느낌을 받을 틈이 없습니다
물론 차를 가지고 다니다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에는
주차 상태에서 좀더 편하게 오랜 시간동안 책을 보기도 합니다
여행기처럼 비교적 쉽게 읽히는 책들은 이렇게 차에서 읽곤 하는데
‘나는 걷는다’ 3권도 이렇게 읽는데 두달 이상 걸렸습니다
한번 따라해 보시렵니까?
주행하다가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로 정차하면
브레이크를 밟은 채 조수석에 놓인 책을 집어서
좀 전에 읽던 곳을 찾아서 그 다음부터 읽다가
신호가 바뀌면 책을 조수석에 놓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를 놓고 차를 출발시키고
좀 전에 읽은 부분을 잠시 생각하면서 운전하다가
다시 차를 멈추게 되면...(처음부터 반복)...
위와 같이 해야 하는데 잘못하면 아래와 같이 될 수 있습니다
주행하다가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로 정차하길래
브레이크를 밟은 채 조수석에 놓인 책을 집으려고 하다가
밟고 있던 브레이크를 놓쳐서 앞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또는
돋보기를 꺼내서 쓰고 좀 전에 읽던 곳을 찾아보려는데
어느 틈에 신호가 바뀌었는지 앞차들은 다 없어지고
뒷차들이 안 간다고 빵빵거리고 난리를 쳤다
또는
신호가 바뀌기에 돋보기를 벗고 책을 놓으면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돋보기를 썼다 벗어서 그런지 앞이 잘 보이지 않고
겨우 출발은 했는데 옆에 지나가는 차에서 힐끗힐끗 쳐다봤다
그러다보니,
몇시간 운전하는 동안에 책이라고는 단 몇줄도 읽지 못 하고
앞차 뒤꽁무니를 들이받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
이런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사고에 대한 책임은 어떤 경우에도 본인에게 있으니
40대 이상은 절대로 따라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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