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 조금은 갑.자.기. 하던 업무를 반납하게 됐다
그 대신 잠시 맡겨놓았던 자유를 돌려받기는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찾아온 시점 때문인지 좀 혼란스러웠다
잘못하면 마음에 몸살이 올 것 같았다
때로는 마음의 병이 몸의 병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아는 터라
마음을 어루만져줄 응급조치, 힐링이 필요했다
뭘할까?
‘자유인 되기’라는 제목으로 하고 싶은 일들,
죽기 전에 할 일은 아니지만 ‘버킷리스트’를 써 봤다
산을 좋아하다 보니 히말라야가 먼저 떠올랐다
히말라야, 사시사철 눈에 덮힌 설산, 그 산을 오르는 산사람들의 모습...
그러자 가슴이 떨려왔다
다녀온 친구들에게 물어서, 한 여행사에 연락을 했다
신청만 하면 바로 갈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비행기 좌석이 확정되려면 기다려야 한단다
얼마나?
쉽지 않으니 그냥 기다리란다
며칠후 다시 연락했더니
가는 비행기 좌석은 확정됐는데 오는 비행기는 안 됐단다
얼마나 더?
모른단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우선 국내 여행을 떠났다
얼마전 한 후배가 무주 리조트에 방을 잡아놨다고 함께 가자고 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 후배가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이라도 했었나?
시간이 많은데, 무조건 가야지!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자는데 참지 못하고 금요일에 혼자 먼저 출발,
정처없이 가게 된 금산의 인삼호텔 넓은 방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다음날 무주 리조트에서 일행을 만나 바로 덕유산 향적봉으로 향했다
3년전 기억을 더듬으면서 오르는 덕유산은 아직 단풍이 좋았다
이렇게 시작된 힐링 여행은 무주 덕유산-김천 직지사-합천 해인사-
경주 남산과 양동마을-문경 새재-천둥산 박달재로 이어졌고
안나푸르나를 다녀온 이후에 다시 한번
고창-부안-전주-임실-구례-곡성-보성-군산으로 이어졌다
물론 수박 겉핥기 식의 주마간산으로 여행다운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갑작스런 응급조치치고는 효과적이었다
해가 바뀌고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기록을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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