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행이 찍은 사진
이번 여행의 왕복 비행기편은 최근 취항을 시작한 대한항공입니다
페테르부르그 공항에서 처음 우리 제품 광고판을 만난 이후로
러시아에서 우리 제품이나 제품 광고를 수없이 많이 만납니다
처음에는 반사적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얼마나 자주 보이는지
나중에는 또 있구나 하는 정도로 지나치고 말게 됩니다
러시아에서 삼성과 LG로 대표되는 우리 가전제품은
현지 국민브랜드로 인정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컬러모니터가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레이저프린터도 최강자인 휴렛패커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지난해 점유율 1위를 달성하였으며
휴대폰도 삼성과 LG가 러시아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LG 두 회사의 광고는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심지어는 버스 전체에 도배한 것도 있습니다
모스크바강을 가로질러 크렘린 광장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다리는
‘볼셰비키 모스크보레트스키브리지’와 ‘볼셰비키 카메니브리지’ 라는
원래 이름 대신 각각 ‘삼성다리’와 ‘LG다리’라고 불리웁니다
삼성과 LG의 광고물이 몇미터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기도 하고
통행인 중 상당수가 삼성과 LG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일행이 찍은 사진
한국산 전자제품의 돌풍은 자동차에도 이어져서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부터 부동의 1위였던 도요타를 추월하여
현지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또는 주차장에서
낯익은 우리 자동차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진 모델은 일행 중 한분입니다---초상권 침해?)
이렇게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코리아브랜드 연합군이
시너지 효과를 올리면서 러시아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러시아의 ‘메이드 인 코리아’에는 이런 대기업뿐만이 아닙니다
한식당이 많이 있어서 하루 한끼는 꼭 한식을 먹는데
한식당에서는 당연히 진로 소주가 빠지지 않습니다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우리 수출화물을 러시아로 운송하는
(저에게) 낯익은 우진해운의 컨테이너도 보입니다
볼쇼이 극장에서 벌에 쏘이던 그날 밤,
극장 바로 앞 전주에 걸린 광고판이 제 시선을 끕니다
바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우리의 시계 브랜드 ‘로만손’입니다
낯익은 문양이 보이는 이 곳은 모스크바 신개발지역에 자리잡은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 대사관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합니다
외교관 차량 번호 앞자리는 러시아와 국교를 맺은 순서로 정해지는데
북한이 98, 우리가 124로 당연히 북한이 우리보다 앞서지만
한때 상당히 많았던 북한인들은 대부분 철수하였고
현재는 소수의 대사관 직원들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통제체제를 유지하며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축을 이루고 있던 러시아가
개방경제체제로 급변하면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과 뜨거운 경쟁을 하고 있는 현장을 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 신문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나치면
결국 우리의 힘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결과가 되지나 않을지...“
진정 저 혼자만의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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