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겨울산

해군52 2020. 1. 3. 13:11

겨울산 - 황지우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 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 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태풍 정도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묵직하고,

이 세상 괴로움 같은 것은 아예 초월한 듯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받아들일 만큼 가슴이 넓고,

언제나 말이 없으면서도 믿음직스러운 존재!

 

이런 사람이라면 물론 찾아보기 어렵겠지만

이런 산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산을 찾아가곤 하는데, 산의 품안에 있다 보면

머리와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산은 신비한 존재이다

 

시인은 그런 산이 고통을 견디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산에게 고통 따위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시인의 생각은 다른가보다

 

저 겨울산에게도 견뎌야 할 고통이 있을까?

 

'사진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등산  (0) 2020.01.10
시계  (0) 2020.01.06
새해의 기도  (0) 2020.01.01
풀꽃  (0) 2019.11.30
별별 간판  (0) 201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