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제페토
툭, 하고 목줄 당기면
삼나무 숲에 가자 하는 것임을
보이지 않아도 내 다 안다
행여 목이 조이지 않을까
때때로 돌아보는 선한 눈을
저무는 하늘을 볼 수 없는 나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래도 내 다 안다
툭, 하고 목줄 당기는 그 때가
우리 아쉽게 돌아가야 할 때임을
아침이면 카톡으로 해설이 있는 시가 배달된다
때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고마운 경우가 더 많다
며칠 전 받은 이 시에서 시인의 이름만 보고는
외국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해설을 읽어보니
SNS에 소개되는 어렵고 소외된 분들의 기사에
따사로운 시로 댓글을 다는 시인의 닉이었다
이렇게 쓴 시들을 모아서 시집까지 발간했지만
이 시인은 40대 직장인이라고만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인데, 시력을 잃은 6살짜리
개를 7살짜리 안내견이 보호하면서 데리고 다니고
밤에도 항상 함께 잔다는 뉴스에 시인이 위의 시를
댓글로 달았고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시를 다시 읽어보니 감동 백배!
못 된 인간에게 ‘X 같은 놈’이라 욕하는 것 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