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전쟁과 평화

해군52 2020. 2. 29. 22:04

평화 - 김영월

 

텅 빈 겨울 숲

나도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가만히 기도하고 싶다.

 

관악산이나 청계산처럼 가까운 산에만 올라가도

군사용으로 사용하던 시설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버려진 탓에 철조망은 녹슬고 표지판은 지워졌지만

이 땅의 젊은이들이 청춘의 긴 세월을 보내면서

흘렸을 땀방울을 생각하면 괜스레 가슴이 짠해진다

 

동해안 해파랑길에는 비어있는 초소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아예 ‘쉼터’ 간판을 걸어놓은 곳도 있다

 

이집트를 비롯해 문명이 시작된 이래 3,400년 동안

인류가 전쟁 없이 지낸 기간은 겨우 268년이고,

1945~1978 33년 동안 지구상에 전쟁이 없던 날은

겨우 26일뿐이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김재명 저, <오늘의 세계분쟁>에서 발췌)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를 본지

거의 70년이 지났지만 한반도는 아직 170만 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휴화산과도 같은 상태이다

 

전쟁과 평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평화 아닌 전쟁을 택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남북이 기나긴 적대상황을 끝내고 ‘창칼을 녹여서

보습과 쟁기를 만드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지만

힘의 뒷받침이 없으면서 말로만 외치는 평화는

신기루와 같다는 사실만은 잊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데, 이런 거 내가 걱정할 일 맞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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