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 - 나태주
무심히 지나치는
골목길
두껍고 단단한
아스팔트 각질을 비집고
솟아오르는
새싹의 촉을 본다
얼랄라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한 개의 촉 끝에
지구를 들어 올리는
힘이 숨어 있다.
작은 씨앗이 굳은 땅에 뿌리를 내린다
가지 끝에 달린 꽃망울이 터져나온다
메마른 풀섶을 헤치고 새싹이 나온다
죽은 것처럼 거친 등걸에 새순이 솟는다
드러나게 보이지는 않지만 움직임이 느껴진다
여기저기에서 이런 작은 것들이 계속 움직이면
우울하고 지루하던 세상도 결국 뒤집어지고 만다
시인이 노래한대로 여리고 부드러운 촉 끝에
지구를 들어올리는 힘이라도 숨어 있는가 보다
온 세상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니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 모두 우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봄은 온다!
박인희 <봄이 오는 길>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K1-xa4LAJh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