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 임보
도대체 이 환한 날에/누가 오시는 걸까
진달래가 저리도/고운 치장을 하고
개나리가 저리도/노란 종을 울려대고
벚나무가 저리도 높이/축포를 터트리고
목련이 저리도 환하게/등불을 받쳐들고 섰다니
어느 신랑이 오시기에/저리도 야단들일까?
사람들이야 코로나 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런 상황과 관계없이 꽃은 계절대로 피고 있다
아름다운 봄꽃이 피는 모습을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처럼 묘사한 시인의 표현이 아주 재미있다
굳이 먼 곳까지 시간 들여서 나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한강변이나 우리 동네 뒷산에만 가도
만발한 봄꽃들을 얼마든지 만나볼 수는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이 반쯤 닫힌 탓인지
봄꽃이 예전처럼 그렇게 고와보이지 않는다
TS 엘리어트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올해는 ‘자비로운 달’이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마음을 활짝 열고 오는 봄을 맞이하고 싶다
오현명 <사월의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Ujgn9YJk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