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트롯 바람

해군52 2020. 3. 29. 20:46

지난 해 미스 트롯에 이어 올해 미스터 트롯까지,

트롯 바람이 열풍을 넘어 가히 광풍 수준인 듯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동요가 아닌 트롯을 즐겨 불렀다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노래 가사를 공책 빈칸에

깨알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어 가지고 다니곤 했는데,

그 노래라는 것이 김정구, 남인수, 고복수, 박재홍,

박경원, 명국환, 현인, 백년설, 이런 분들의 노래였다

 

중학교 졸업식 날, 말썽 많았던 우리 반 교실에서는

담임 선생님 주관으로 조촐한 노래 공연이 벌어졌다

그날 내 노래는 이상열의 <못 잊어서 또 왔네>였다

선생님과 학부형들 앞에서 까까머리 중학생이 부른

노래치고는 수준이 너무 높아서 놀라셨을 것 같다^^

 

중학 시절 남일해, 최희준, 이상열, 오기택의 노래에서

고교 시절에는 남진, 나훈아, 배호의 노래로 바뀌었고,

그 후 현철, 태진아, 설운도의 노래가 더해졌을 뿐

나의 트롯 사랑은 그 후에도 변함없이 계속되었다

 

1980년대 말, 서울음대 박인수 교수가 국립오페라단에서

제명당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대중가요 가수인 이동원과

함께 <향수>라는 노래를 취입했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도 그런 대우를 받았으니 트롯을

바라보는 시선이야 더 설명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다

 

음악 장르별로 품격이 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중이 즐기는 노래를 무시하는 것은 이해곤란이다

모처럼 시작한 트롯 바람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란다

 

이상열 <못 잊어서 또 왔네>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4oQnYDcHv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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