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의자 위에 걸터앉아 왼쪽 다리를 수직으로 내리고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걸쳐 올린 반가좌 자세에
오른쪽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댄 채 생각에 잠긴 불상,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모습에서 비롯되었다는 반가사유상이다
중앙박물관에는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이 두 점 있다
많은 보물 중에서도 독방에 모시는 보물 중의 보물이고
교대 전시되거나 간혹 해외전시로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이런 최고 수퍼스타 두 점을 동시에 볼 기회가 있었다
전시된 반가사유상에서 눈을 떼지 못 한 채로 주변을
돌다 멈추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그냥 빠져들었다
마치 홀린 듯, 취한 듯 다른 생각은 전부 사라져버리고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숨쉬기조차 잊어버린 듯했다
입가에 머금은 생기있는 미소, 살아 숨쉬는 듯한 표정,
부드럽고 유려한 옷주름, 상체와 하체의 완벽한 조화,
손과 발의 섬세하고 미묘한 움직임 등 모든 것이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된 불교 조각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해설자료만으로는 내 느낌의 1%도 설명하지 못 한다
등산이나 여행 다니다가 들러본 절에서도 크고 작은
불상들을 자주 만나는데 대단한 보물이 아니더라도
절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어떤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절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단순한 장난감이나
장식품처럼 보였을, 작고 귀엽고 앙증맞은 불상들이
내 마음을 어루만지려는듯이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