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나의 침실로

해군52 2020. 6. 29. 11:06

유튜브에서 게시물을 보고 있으면 수시로 광고가 뜨는데

나에게는 아주 낯선 수면제 광고가 상당히 자주 보인다

그만큼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출장이든 여행이든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 자는 건

나에게는 언제나 ‘먼 나라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보니

편안한 침실 분위기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편이다

 

안나푸르나 트래킹 갔을 때 숙소에는 호텔, 롯지 등

그럴싸한 이름이 붙어 있었지만 방에는 제멋대로 생긴

낡은 매트에 삐거덕거리는 나무 침대 두 개가 전부였다

온기라고는 없는 그 방에서 파커까지 껴입고 자야했다

 

친구와 함께 크루즈 여행 때 바다가 보이는 창문 대신

싸구려 해변 그림이 걸린 침실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래도 에어컨은 빵빵하게 나오니 천국이라 생각하고

벽에 높이 걸려 있는 보조침대에서 달콤한 잠을 잤다

 

미국에서 지인들과 캠핑 갔을 때 밴 뒤쪽의 등받이를

접고 그 위에 담요를 깔아서 널찍한 침실을 만들었다

중국에서 자유여행하면서 야간에 기차로 이동할 때면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자리는 늘 젊은^^ 내가 차지했다

 

안락한 침실보다 거친 잠자리가 익숙하고 편한 걸 보면

나는 아무래도 전생에 귀족으로 살지는 않았었나 보다

 

이러니 이상화 시인을 따라서 아무리 애타게 불러본들

마돈나가 나의 침실로 오는 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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