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따라

빛과 그림자

해군52 2021. 3. 20. 22:45

그림자는 착하다 - 신천희

 

내가 하는 짓을

보고 그대로 배우는

그림자는 착하다

밝은 곳에서

떳떳하게 하는 짓은

좋다고 따라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몰래하는 짓은

절대 따라하지 않고

도망가 버린다

 

열 달이 지난 손녀와 놀다 보니 여러 놀이를 하게 된다

거울 놀이는 지났고 요즘 그림자 놀이를 새로 시작했다

 

해가 비치는 창가에서 손이나 장난감으로 마룻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 움직이면 그림자를 잡으러 쫓아다닌다

그림자는 실체와 빛이 만드는 허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손녀가 깨닫기까지는 아마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나의 어린 시절 어른들이 문창호지 위에 손으로 만든

그림자 개나 새를 보면서 신기해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좀 커서는 햇빛 아래 걸어갈 때 발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따라오는 그림자를 떼어놓으려 했던 기억도 있다

 

중학교 쯤에는 지구에 달의 그림자가 생기거나 달에

지구의 그림자가 생긴다는 어마어마한 현상을 배웠다

그리고 살다보니 이 세상에 밝은 빛이 있으면 반드시

그림자도 있다는 평범한 사실도 자연히 깨닫게 되었다

 

오늘은 승려이면서 여러 권의 시집을 발간한 신천희

시인 덕분에 그림자가 착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최희준 <빛과 그림자>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DPwvhDpgAHc

 

양리핑의 <공작춤>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47GNvweu4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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