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記 - 김명배
Ⅰ
빌딩의 숲을 보아라,
層層이 가득 찬 사람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밑에 사람 있다.
Ⅱ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과
어디쯤에서 만날까, 몇 時쯤에.
내려가야지, 내려가야지.
구름도 層層, 하늘도 層層이다.
나의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보면 그 배경은 안암동이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했다가 신설 학교로 전학했고,
4학년 중간쯤 영등포로 이사하면서 다시 학교를 옮겼다
그 당시 영등포는 행정구역상으로 서울이기는 했었지만
포장도 안 된 도로는 비가 오면 진탕길이 되고(진등포!),
해가 나와서 맑은 날이면 먼지가 풀풀 날렸다(먼지포!)
지금의 시청이나 광화문처럼 사대문 안쪽만을 시내라고
불렀으니 강 건너 영등포는 사실상 서울이 아닌 셈이었다
그런 영등포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을 때까지 살다가 목동으로 이사한 것을 시작으로
많이도 옮겨다녔지만 한 번도 서울을 벗어나지 않았다
서울이 한성백제의 도읍이었던 것은 너무 오래 전이지만
조선의 왕도 500년만으로도 대단히 역사적인 도시이다
그러면서도 인구 천만에 가까운 세계적 대도시이기도 하다
지나친 집중으로 주택난과 교통난 등 많은 문제가 있고
은퇴하면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도 서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은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서울의 강과 산이 좋아서이다
물론 환경 좋은 전원주택에서 부대끼지 않고 사는 것도
좋겠지만 아마도 평생 서울을 떠나지는 못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큰 소리로 서울의 찬가를 부른다^^
패티 김 <서울의 찬가>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Carwj3xS3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