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4050

사랑할 때와 죽을 때 (1958)

해군52 2023. 8. 2. 14:03

사랑할 때와 죽을 때 A Time To Love And A Time To Die

1958/미국/132

감독 Douglas Sirk

출연 John Gavin, Liselotte Pulver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 독일의 동부전선을 배경으로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한 젊은 독일 병사의 애틋한 사랑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평화와 사랑의 의미를 강조한 전쟁멜로물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독일의 소설가

레마르크는 나치 정권이 들어서자 독일을 떠나 스위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다가 다시 스위스로 돌아와 정착했고,

이 영화에 전쟁에 반대하며 숨어지내는 독일 교수로 출연했다

더글러스 서크 감독은 덴마크인 부모 아래 독일에서 태어나고

독일에서 연극연출로 성공했지만 유대인 부인을 둔 그는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흥행작

멜로드라마들을 연출하다가 스위스로 돌아와 은둔하며 지냈다

 

193cm의 장신에 수려한 외모와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지만

록 허드슨의 아류 취급을 받던 존 개빈은 이 영화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연기가 나무처럼 뻣뻣하다는 평을 들으며

대배우의 반열에 오르지 못 했고, 영화배우조합 회장,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 기업체 CEO로 정치, 경제 분야에서 활동했다

 

대표적인 전쟁 멜로드라마인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 두 번이나

수입 상영되어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면서 인기를 얻었고,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후보와 아카데미 음향상 후보에 올랐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가던 1944년 겨울, 러시아 전선에서

후퇴를 거듭하던 독일군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처형하기도 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진 병사들은 이유 없이 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심지어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 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2년여 만에 3주 휴가를 받은 에른스트(존 개빈 분)는 전쟁터를

벗어나 고향에 도착하지만 고향 마을은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부모님의 소식마저도 알 길이 없다

부모님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에른스트는 주치의 크루제 박사를

찾아가지만 박사의 딸인 엘리자베스(리젤로트 풀버 분)로부터

박사가 전쟁을 비판하다가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치 간부가 된 고등학교 친구 오스카(테이어 데이비드 분)

만난 에른스트는 그의 집에 초대되어 라일락 향수를 쏟아넣은

따뜻한 물에 느긋하게 몸을 담그지만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몇 번의 만남으로 가까워진 에른스트와 엘리자베스는 꽃이 핀

강변에서 데이트하며 나무처럼 살자고 다짐하고, 에른스트는

전투수당을 털어서 그녀와 함께 호텔 클럽에서 즐기기도 한다

어렵게 결혼신고까지 마치고 훔친 샴페인으로 신혼 첫날밤을

자축한 두 사람은 짧은 휴가를 하루 더 연장할 수 없게 되자

공습경보가 울려도 대피하지 않고 둘만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에른스트가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 아침, 엘리자베스에게 역에

못 나오게 하지만 그녀는 몰래 역에 나와 멀리에서 배웅한다

소속 부대를 찾아 전쟁터로 복귀한 에른스트는 폭격에 무너진

건물과 완전히 패잔병 같은 모습으로 변한 부대원들을 만난다

긴급한 부대이동으로 포로들을 처형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만

전쟁에 염증을 느낀 에른스트는 이에 불복, 상사를 사살하고

포로들을 모두 풀어준 다음 부인의 편지를 읽으려고 하는데...

포로로 잡은 게릴라를 살려주지만 오히려 그가 쏜 총에 맞아

부인의 편지를 놓치고 죽어가는 안타까운 라스트 신 이외에도

영화 전반과 후반에 마치 다큐처럼 보이는 러시아 전선 장면,

꽃이 핀 자두나무 아래에서 사랑의 언약을 하는 데이트 장면,

그리고 전쟁의 참상과 나치의 광기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다

얼어붙은 눈 위로 손가락이 보이고 독일군의 시신이 발견되자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 병사가 별 느낌도 없는 듯 이야기한다

 

"눈이 녹으면서 시체가 발견되면 봄이 온다는 증거지"

게슈타포가 성냥 개피를 장작더미처럼 쌓아놓고 불을 지른 후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를 미친 듯 연주하더니 웃으며 소리친다

 

"유태인 신세는 이런 거야!

이렇게 불태워 버리는 거라구!"

마지막 순간까지 뚫어진 장갑 낀 손으로 잡으려고 애써보지만

냇물 따라 무심하게 떠내려가는 편지 사연은 너무도 애절하다

 

"강가 자두나무 옆에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

나무들은 잘 자라고 있고, 우리도 열심히 살자고 했었죠

우린 그러고 있어요, 제가 당신의 애기를 가졌거든요"

 

 

더글러스 서크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464

 

더글러스 서크 Douglas Sirk

더글러스 서크 Douglas Sirk (1897~1987) 독일 감독 덴마크인 부모 아래 독일에서 출생한 더글러스 서크 감독은 대학을 졸업한 후 언론인으로 신문에 글을 쓰다가 고전연극 연출가로 최고의 명성을 얻

navy69.tistory.com

 

존 개빈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465

 

존 개빈 John Gavin

존 개빈 John Gavin (1931~2018) 미국 배우, 외교관 남미 스페인계 혈통을 가진 지주 집안에서 태어나 스페인어가 유창했고 남미에 관심이 많았던 존 개빈은 스탠포드대학에서 남미경제사를 전공한 후

navy69.tistory.com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wWALRQcCsv4&t=7s

 

'영화405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벤허 (1959)  (2) 2023.10.10
이브의 모든 것 (1950)  (0) 2023.08.22
라벤더 힐 몹 (1951)  (0) 2023.07.03
여로 (1959)  (2) 2023.05.27
필라델피아 스토리 (1940)  (0)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