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2월 5일(월)✱
▲봄을 엿본다.
◾입춘지나 눈, 비
◀춘설(춘설)-정지용 시 가곡
◼바리톤 하재영,
피아노 박영서
✱세일 한국 가곡 콩쿠르 입상
◀춘설(春雪)-황병기 가야금 협주곡
◼배유정 장구:이창원
◀Winter Flower(설중매)
◼윤하 ft:RM
◀꽃불
◼심규선
✱웹툰 ‘화산귀환’ ost
◀붉은 겨울(赤冬)
◼안예은
✱‘고려거란전쟁’ ost
◀봄이 온다면
◼안예은
✱2016 K-팝5 4강전
◉입춘이 지나자마자
비와 눈이 옵니다.
기온은 영상이라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리더니
간흑 눈으로 바뀌어
날리기도 합니다.
봄비나 봄눈이라고 부르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봄의 분위기가 묻어나니
그렇게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입춘뒤 내리는 비와
눈속에서 봄의 기운을
엿보도록 합니다.
◉입춘 지나 내리는 눈은
‘향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정지용의 ‘춘설’(春雪)을
생각나게 합니다.
늦겨울, 이른 봄에
내리는 눈이
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마음으로 85년 전에
쓴 시입니다.
겨울 끝머리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 시점에서
내리는 눈은 사람들에게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반가움과 함께
물러나고 있는 겨울에 대한
허전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모양입니다.
‘꽃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정지용의 ‘춘설’ 마지막 7연은
반가움과 허전함이 담긴
공감이 가는 마무리입니다.
‘핫옷’은 솜 넣은 겨울옷입니다.
요즘 말하면 Padding입니다.
◉입춘 지난 지금쯤의
겨울 끝자락의 모습도
그 시에 그려져 있습니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입춘 초후(初候) 그러니까
오늘부터 5일간은
동풍에 언 땅이
녹는 때라고 했습니다.
정지용의 ‘춘설’에서 그린
모습과 거의 같습니다.
여기에 봄을 맞는 반가움을
더해 놓았습니다.
◉입춘인 어제
산에 올라 보니
언 땅이 녹기 시작해
벌써 질퍽거리는 곳을
여러 군데였습니다.
앵글로색슨족이 사용한
고대 영어에서 2월을
‘Sol-monaþ’, 즉
‘진흙의 달’이라고
불렀던 이유를 알만합니다.
로마에서 들어온 2월의
정화 축제 Februa를
만나면서 2월은 지금의
February가 됐습니다.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 기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으로
나타낸 6연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입춘 말후(末候)에
얼음 아래 돌아다닌다던
물고기를 통해
생동감 있게 살아나는
봄날의 생명을 담았습니다.
◉정지용의 ‘춘설’로 만들어진
가곡을 만나보고 갑니다.
2022년 세일 한국 가곡 콩쿠르
3위 입상곡입니다.
연세대 작곡가 출신의
장지현이 작곡하고
연세대 성악가에 재학중인
바리톤 하재영이 부릅니다.
피아노 연주에는
역시 연세대 줄신의 피아니스트
박영선입니다.
https://youtu.be/yS-N-yq_ES8?si=K2T4-dAn_YF4pgG2
◉늦겨울과 이른 봄에
시골 마을에 평화롭게,
신비롭게 내리는 눈을
가야금 선율에 담아 봅니다.
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황병기 선생이
지난 1997년에 작곡한
가야금 협주곡입니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평생을 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살았던 그는
지난 2018년 여든한 살로
타계했습니다.
이른 봄눈 내리는 때면
어김없이 소환되는
국악의 선구자입니다.
◉그가 작곡한 가야금 협주곡은
15분 전후로 다소 깁니다.
5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봄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동심을 담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6분 남짓으로 편곡한 곡을
배유경 가야금 연주자로부터
들어봅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전통예술
경연대회 대상을 받은
가야금 재원입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다양하게
내리는 봄눈을 만나봅니다.
◉2악장부터 평화롭게
내리던 눈이 중간 부분에서
3악장으로 바뀌면서
신비롭게 내립니다.
그리고 후반부 5악장에
접어들면 신명 나게 내리면서
소복소복 쌓입니다.
장구 반주는 국악인 이창원이
맡았습니다.
가야금의 단아한 가락으로
조용히 찾아오는 봄의 기운을
느껴보도록 합니다.
https://youtu.be/L5qxFDXAteE?si=On-gVURpWt6yBEpy
◉매실나무의 꽃이
매화입니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봄을 엿보는
꽃으로는 으뜸입니다.
남부지방에서는 1월에서
3월에 꽃이 핍니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봄을 먼저
알려주는 꽃입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춘개화(春開花)입니다.
예로부터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사군자의 하나가 됐습니다.
추울 때 피니 매화꽃이
내리는 눈에 종종
덮이기도 합니다.
그 모양을 일컬어
설중매(雪中梅)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설중매는 품종은 아닙니다.
바람 불고 햇살이 내려서
눈이 녹으면 그냥 매화가 됩니다.
◉윤하의 노래 ‘Winter Flower’는
우리말 제목에 ‘설중매’라고
붙였습니다.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사 자체를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윤하의 서정적 감성과
RM(랩 몬스터)의 랩이
잘 어울립니다.
매실나무를 지켜 눈보라를
맞으며 결국 매화꽃을
피우게 만드는 소녀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내 온기 잊지 않아
겨울꽃이 되어
춤추는 별이 되어
피어나길 바래’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봄을
윤하의 ‘설중매’로 엿봅니다.
https://youtu.be/OcCkAG_LO9Y?si=fyXj7KLhbKT7EHbv
◉매화를 피어나게 하는
인기 무협 웹툰의 ost를
한 곡 불러옵니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했던
‘화산 귀환’의 ost ‘꽃불’입니다.
싱어송라이터 심규선이
부르는 노래로 만나봅니다.
오래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노래나 작곡 실력을
인정받는 뮤지션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노래라 웹툰을 못 본
사람도 노래 자체로
봄의 감성을 느끼기에
별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 웹툰의 주인공이
화산파(華産派) 13대 제자
매화검존(梅花劒尊) 청명입니다.
이름민 봐도 매화를 피우려는
의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무협 소설을 열심히 읽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화산파의 유명한 검법이
바로 ‘24수 매화 검법’입니다.
마지막 24초식이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입니다.
매화의 향기가 만리에 널리
퍼지는 마무리 초식입니다.
‘겨울 끝자락
봄이 가까이서 춤을 추네
피워 내려는 꽃잎의 의지
가득히 퍼질 매화의 향기
어께에 기댄 서로의 향기
한없이 바란 봄이어라’
https://youtu.be/gv6ntVJROBg?si=Op_1YX1w1qVlKAGB
◉드라마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노래를
한 곡 들어봅니다.
‘고려 거란전쟁’의 ost
적동(赤冬 :붉은 겨울)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전장의 아픔이 녹아있는
진혼곡 성격의 노래입니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길고 고단한 전쟁 속에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는 노래입니다.
◉관용의 리더십으로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현종과 고려군 총사령관
강감찬이 고통의 전쟁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백성들에게
희망의 봄을 안겨줍니다.
그 봄이 올 때까지
겪은 힘든 겨울이 적동입니다.
‘그리워서 그려보는 봄은
눈 속에 파묻혀 사라지고
붉은 손끝 소매에 감추어
눈물자국 따라 걸을 뿐입니다.’
https://youtu.be/5g62FrN4osg?si=o5pV9FmG3f5_PPnw
◉안예은은 장르 자체가
안예은이라고 말할 정도로
독특한 스타일의 뮤지션입니다.
동아방송예술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던 안예은은
2015년 말 K팝 스타 5에
‘왕의 남자’를 보고 만든
자작곡 ‘홍연’을 들고나왔습니다.
하지만 박진영, 양현석으로부터
혹평을 받고 예산에서
탈락했습니다.
유희열이 와일드카드를
사용해 그녀를 살려냅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그녀는
그후 승승장구 최종 준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홍연’은 드라마 ‘역적’의
ost로 들어가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드라마 ‘역적’에 ost로
들어가는 노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안예은이 6강전에서 불러
최고점수로 4강에 진출했던
자작곡 ‘봄이 온다면’입니다.
이 노래는 나중에
전인권이 불러 드라마에
삽입됩니다.
자칫 봄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안예은은 유희열의
선택으로 자신의 봄을 맞으며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우리에게
봄이 온다면
먹구름이 걷히고
해가 드리우면
그날이 온다면
나는 너에게
예쁜 빛을 선물할 거야.
시린 잿빛 세상이
색동옷을 입을 때
만세를 불러
얼음 위에 금이 갈 때
손을 맞잡고
손을 맞잡고
만세를 불러
푸른 잔디 향기가
코끝을 간질일 때
만세를 불러’
손을 맞잡고 만세를 부를
희망의 봄을 불러오는
안예은의 K-팝스타
오디션 경연 무대입니다.
https://youtu.be/uR2Vg8WHH1k?si=Ykzc45abYTFtmeyD
◉설 연휴가 시작되는
주입니다.
금요일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나흘간의 연휴 동안이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차례 준비로 시장보기
바쁜 때입니다.
시장통에 나가보면
명절 분위기가
날 것 같습니다.
5일이니 용문장에
나가봐야겠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