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규의아침음악

2024.0308

해군52 2024. 3. 12. 12:04

✱아침을 여는 음악 3월 8일(금)✱
▲Brit Awards 2024
◾레이(Raye)를 위한 잔치

      ◀Escapism(현실도피)
         ◼Raye 
      ◀레이 메들리 
         (Ice Cream Man,
         Prada, Escapism) 
         ✱Brit Awards 2024 축하공연 
      ◀Training Season 
         ◼Dua Lipa 
         ✱베스트팝 상  
      ◀Back on 74
         ◼Jungle  
         ✱베스트 그룹상 
      ◀Miracle
         ◼Calvin Harris &
          Ellie Goulding 
         ✱베스트 댄스상 

◉레이(Raye)라는 
영국 가수는 
국내에서 생소합니다.
아델과 해리 스타일스는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레이는 
관심 있는 소수만 아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대세 가수가 
바로 이 레이입니다. 

◉영국의 가장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인 
브릿 어워즈가 
지난 토요일 열렸습니다. 
여기서 레이는 주요 상을 
모두 싹쓸이했습니다. 
역대 이런 ‘몰빵’ 수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델도 해리도 
이루지 못한 6관왕이라는 
최초의 대기록을
레이가 만들어 냈습니다.

◉레이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앨범, 
올해의 아티스트상 등 
주요 본상 세 개를 
모두 가져갔습니다. 
여성 최초로 작곡상까지 
받았습니다. 
특히 데뷔 10년 차인 
스물일곱 살의 가수가 
신인상까지 받았습니다. 
데뷔 10년이 됐지만 
지난해 겨우 처음으로 스튜디오 
정규 앨범을 냈기 때문에 
신인상이 가능했습니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꽃이 핀 레이는 한국 같으면
무명가수전 ‘싱어게인’에
출연해도 될법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녀의 성공은 10년 동안 
주변의 부조리와 싸우고 
음악산업과 싸우면서 
견뎌낸 결과입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음악을 했던 집안에서 태어난 
레이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독학으로 작곡과 연주 등  
음악 공부를 해온 뮤지션입니다.
2014년 열일곱 살에 데뷔한 
레이는 초기에 대형 레이블사인 
폴리도르 레코드와 계약하는 등 
출발이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데뷔하던 해 프로듀서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후유증을 겪으며 
그 과정을 이겨냈습니다.
레이블사는 앨범 제작 요구에 
한 번도 응하지 않고 
그녀를 무시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2021년 폴리도르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 활동에 나서게 됩니다.

◉첫 데뷔앨범을 준비하며
내놓은 노래가 바로 
올해 브릿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로 선정된 
‘Escapism’(현실회피)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내놓자마자 
Tik Tok에사 가장 
뜨거운 곡으로 떠올랐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동영상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 
전 세계 음원차트에서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Tik Tok에서 뜬 노래는 
통상 음악적 퀄리티가 
낮다는 아쉬움이 있곤 했지만
‘Escapism’은 달랐습니다.
음악적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국 싱글 차트에
1위를 차지하고 
빌보드 Hot 100의 높은 순위에 
진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레이는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Mike Sabath와 함께
미국 유타주 통나무집에
머물면서 함께 이 노래를 
완성했습니다. 

◉가사에서 레이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이별의 아픔을 
삭이기 위해 온갖 향락적인 
행위로 밤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모습입니다.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로 만들고 싶었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자신의 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술과 마약은 어려운 상황을 
버텨내려 했던 자신 모습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노래로 그녀를 만나봅니다.
가사가 19금 수준이지만 
번역 가사가 담긴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미국의 여성 래퍼 070 Shake가 
중후반에 피처링으로 
등장합니다.
https://youtu.be/6-1Lp8ypIxU?si=qqGKNCsY3quFGTmx

◉세련미를 갖춘 전자 사운드와 
드라마틱한 곡 구성, 
싸이키델릭한 비트가 
강렬한 가사와 연결됩니다. 
실연당한 불안정한 여인의 
심리상태를 대변하는 듯한 
강약이 두드러진 노래의 
흐름도 몰입도를 높여주는데도 
한몫합니다.
레이의 보컬은 아델과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소울을 
떠올리게 하지만 
R&B와 하우스 음악, 댄스 등 
여러 장르가 섞여 있어서 
다양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레이의 본명은 
Rachel Agatha Keen입니다.
중간의 Agatha는 할머니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맨발로 할머니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 
‘내 주인은 나라며’ 당당한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열일곱 살 때
성폭행당한 이야기로 만든 
노래 ‘Ice Cream Man’으로 
축하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하며 
아픈 추억을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풀어갑니다. 
‘프로듀서가 날 
만지고 따 먹으려 했지
그 때문에 고통받는 거 나야 
너 때문에 난 완전 망가졌어
혼자 버티는 게 정말 힘들었어 
내가 무자비한 년이었다면 
걔네는 감옥에 있을 걸’ 
실제 레이는 그동안에 겪은 
네 차례 성폭행으로  
공황장애와 PTSD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리며 술과 마약으로 
자신을 달랬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노래의 후반에서 
레이는 자신은 이제  
정말 강한 여자가 됐다고 
당당하게 노래합니다. 
‘난 용감하고 강한 여자야
어느 남자도 
날 무너뜨릴 순 없어 
난 진짜 존나 용감하고 
강하 여자니까 그래’  

◉이 노래는 그녀의 다른 노래
‘Prada’로 이어집니다. 
역시 틱톡에서 큰 인기를 끌며
리믹스 버전까지 생겨난 
관심 곡입니다.
제목 ‘프라다’는 바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빅 밴드와 
여성 코러스까지 등장해
그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어 앞서 소개한 
‘올해의 노래’ ‘Escapism’으로 
마무리합니다.
강렬한 비트 위에서 
자기 파괴적인 노래를  
당당하게 절규하듯 부릅니다.
6분 남짓한 메들리 공연이지만 
무명 뮤지션으로 살아온 
레이의 투쟁 서사가 여기에 
차곡차곡 담겼습니다.  
https://youtu.be/OiKbKRcsBCw?si=vC5ZC-F78h8b4DlR

◉브릿 어워즈의 
베스트팝 상은 
알바니아계 영국 가수 
두아 리파(Dua Lipa)에게 
돌아갔습니다. 
축하공연에 나선 
두아 리파는 지난달 내놓은 
3집 앨범 수록곡 
‘Training Season’
(트레이닝 기간)으로 
 무대를 꾸몄습니다. 
이미 그래미어워드 오프닝 
공연으로 선보였던 노래입니다. 

◉디스코 파 계열의 노래로 
중독성 있는 디스코 비트가 
매력적인 노래입니다. 
데이트 이후 인상적이지 
않았던 상대방 남자를 
거의 비난하는 수준의 
내용입니다. 
그래서 남성들에게 자신을 
대하는 방법에 관한 
‘훈련 기간’이 지났다고 얘기하며 
개인적인 성장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duW0dqdB4mw?si=bTe1FzfD1kP9_Zv1

◉베스트그룹 상은
영국의 펑크 스타일 
2인조 밴드 Jungle이
받았습니다. 
2013년에 만들어진 밴드입니다.
이들의 축하공연은 
대표곡인 ‘Back on 74’입니다.
‘1974년으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지난날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는 제목입니다.
하지만 삶은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해 
나간다는 것을 깨닫고
과거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노래의 내용보다는 
이 밴드의 볼거리는 
단연 함께 등장하는 
댄서 크루의 춤입니다.
거의 원 테이크로 이어지는 .
이들의 댄스는 
반복해서 이어지는 신나는 
노래에 활력을 더해줍니다. 
그래서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축하공연에서도 별도의 
창작 안무에 14명의 댄서가 
등장해 별도의 보컬들과 함께 
분위기를 돋우어 갑니다.
Let it Go를 반복하는 
Jungle의 ‘Back on 74’
공연입니다.
https://youtu.be/mPSt74adFnQ?si=FLKHHj2QVxit1ym4

◉90년대의 신나는 
유로댄스로 마무리합니다. 
엘리 굴딩(Eiiie Goulding)과 함께 
Miracle(기적)이란 곡을 만든 
켈빈 해리스(Calvin Harris)는 
베스트 댄스 상을 받았습니다.
2014년부터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DJ로 이름을 날린 켈빈은 
특히 댄스 음악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왔습니다.
Miracle를 만들어 콜라보 상대로  
평소 호흡이 잘 맞는 
엘리 굴딩을 선택한 켈빈은 
지난해 영국차트 9주 1위를 
차지하는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노래 내용은
잘못을 저지른 화자가 
상대방에게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상대방이 용서해서 
다시 맺어지는 기적을 
만들어 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Miracle이 
됐습니다.
내용과 큰 상관없이 
과거의 음악을 가져와 
새로운 흐름에 맞게 
댄스곡으로 잘 버무린 것이 
또 다른 기적이 됐습니다.
켈빈 해리스는 엘리의 소개로 
한때 요즘 최고의 여인 
테일러 스위프트와 한동안 
사귀다 결별하기도 했습니다. 
신나는 댄스 무대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4iRcvDxhJDY?si=ABpOcTDfqIPIZLmw

◉혹시나 하고 기다렸던 
우리나라의 DJ겸 프로듀서인 
페기 구, 한국명 김민지의
수상은 역시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페기구의 노래 
‘It Goes Like Nannana’가 
후보로 올랐던 인터내셔널송 
부문의 수상자는 미국의 
마일리 사이러스의 ‘Flowers’에
돌아갔습니다.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 상을 
받았던 가수의 노래입니다.
한국 가수가 4회 연속으로 
브릿 어워즈 후보에 올랐지만 
계속 들러리에 그친 것을 보면 
영국은 아직도 정서적으로 
멀리 있습니다. (배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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