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인생은 아름다워 (14)

해군52 2004. 10. 26. 23:27

 

원제 La Vita E Bella / Life Is Beautiful

제작년도 1997

제작국가 이탈리아

상영시간 122

감독 Roberto Benigni

출연 Roberto Benigni, Nicoletta Braschi, Giorgio Cantarini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말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생지옥 같은 유태인 수용소를 놀이터로 변화시키는 대담한

유머를 매개로 수용소의 비극을 코믹하게 그린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비극적 상황을 코믹하게 표현함으로써 수용소의

참상을 더욱 강조했지만 동시에 한편으로는 살아남은 어린

소년을 통해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희망을 던져줍니다

 

이탈리아의 찰리 채플린이라고 불리던 로베르토 베니니가

각본, 연출과 주연의 13역을 맡고, 여러 편에서 공연했던

그의 실제 부인 니콜레타 브라시와 함께 부부로 출연합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비평가들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을

코메디로 만든다는 이유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지만

영화 개봉과 함께 베니니 감독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아카데미에서 한 영화가 작품상과 외국영화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것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Z>(1969) 이후 처음이고,

아카데미에서 감독과 주연을 겸한 배우가 주연상을 수상한 것도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1948) 이후 처음인 드문 기록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5,760만 달러의 흥행 수입으로 <일 포스티노>

(1994)가 세웠던 외국 영화의 기록 2,184만 달러를 깼습니다

 

칸과 아카데미에서 동시에 큰 상을 받는 것도 상당히 드문데

이 영화는 1998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1999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을 받았습니다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말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

볼품 없고 가난하지만 낙천적인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

초등학교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시 분)에게 첫눈에 반한다

 

도라에게는 이미 지방의 유력한 재산가인 약혼자가 있었지만

항상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유머로 웃음을 선사하는 귀도에게

조금씩 마음을 빼앗기게 된 그녀는 마침내 귀도와 결혼하고,

이어서 귀여운 아들 조슈아(조르지오 칸타리니 분)를 낳는다

 

두 사람은 꿈에 그리던 책방까지 열고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독일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면서 그들에게도 불행이 닥친다

유태인인 귀도와 조슈아가 유태인 수용소에 끌려가게 되자

도라는 유태인이 아니면서도 자원하여 그들의 뒤를 따라간다

 

귀도는 비인간적이고 참혹한 상황에서도 아내에게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아들에게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탱크를 받기 위한 게임이라는 희한한 거짓말로 안심시킨다

 

패한 독일군이 철수하기 전날, 만행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여자 수감자들을 끌고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귀도는 아내를

구하려고 모험을 벌이지만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사살당한다

 

한편 숨바꼭질 게임에서 독일군에게 들키지 않으면 1등으로

탱크를 받는다고 믿는 조슈아는 궤짝에 숨어서 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독일군이 모두 사라지고 정적만 가득한 수용소

광장에서 1등 상품인 탱크를 받을지 궁금해서 두리번거리는

조슈아 앞으로 탱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데...

 

 

인생은 아름다워!’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가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에

정적인 스탈린이 자객을 보내 자신을 죽일 것으로 예상하고

정원에 있는 부인을 보면서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쓴 글을 베니니 감독이 영화의 제목으로 인용했다고 합니다

 

이는 보통 행복하거나 황홀한 순간에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베니니 감독은 이 영화에서 일반적인 상식을 완전히 뒤집고

죽음을 넘나드는 절망적 상황에서 이런 말을 꺼내 놓습니다

 

공포스러운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를 유머스럽게 그리는 것은

이전에 누구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 했던 기발한 생각이었고,

베니니 감독조차도 이를 실행에 옮기기가 두려웠다고 하는데

결국 이를 실행, 가족 사랑을 매체로 걸작을 만들어냈습니다

 

TV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다가 코스타 가브라스, 페데리코 펠리니,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짐 자무시 등 명감독들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 경력을 쌓은 베니니는 <투 미 투르비>(1983)로 감독 데뷔,

만드는 영화마다 흥행 기록을 세우며 사랑받는 이탈리아의 국민

감독이 되었고, 이 영화의 대성공으로 세계적 명성도 얻었습니다

 

유태인 학살이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역설적으로

진한 슬픔의 메시지를 경쾌한 웃음 속에 담아낸 이 영화는

베니니의 코믹한 연기에 배를 잡고 웃게 만드는 희극이면서

동시에 어느 순간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비극이기도 합니다

 

 

영화 OST <La vita e bella>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VpAsal4hKGs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다른 작품들

 

 

자니 스테치노 (1991)

미스터 몬스터 (1994)

피노키오 (2003)

호랑이와 눈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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