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미저리 (16)

해군52 2004. 11. 20. 23:29

 

원제 Misery

제작년도 1990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4

감독 Rob Reiner

출연 James Caan, Kathy Bates, Richard Farnsworth

 

자동차 사고로 부상당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자신의 열성팬에게

구조 후 감금 상태에서 벌어지는 광적인 집착을 그린 스릴러로,

대중문학의 중독 현상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화제의 작품입니다

 

스릴러의 대가 스티븐 킹이 쓴 같은 제목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내일을 향해 쏴라>(1969)의 윌리엄 골드먼이 각색을 담당하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의 롭 라이너가 연출했습니다

 

이 작품은 살아남기 위해서 독자들의 취향에 맞는 글을 쓰도록

강요당하는 인기 작가의 절박한 딜레마를 무게있게 다룬 점에서

공포영화나 오락영화의 차원을 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독자의 호흡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만든 원작자의 재능과

살벌한 분위기를 영상에 옮긴 감독의 재능이 잘 맞아떨어지고,

캐시 베이츠와 제임스 칸의 연기가 완벽한 호흡을 이룬 결과로

미국에서 6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흥행에서도 성공했습니다

 

뚱뚱한 체구에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주로 착하고 푼수 같은

역할을 맡아오던 캐시 베이츠는 이 영화의 사이코 연기를 위해

병원에서 아이들을 죽인 간호사와 연쇄 살인범자기 아이를

죽인 여인의 비디오테이프까지 찾아보면서 연구했다고 합니다

 

베이츠는 공포감에 숨소리조차 낼 수 없게 하는 놀라운 연기로

극찬을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미모의 여배우만 받을 수 있다는

통념을 깨면서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공포물에서 받은 최초의 기록입니다

 

베이츠는 이후에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1992) <프라이머리

컬러스>(1998) <어바웃 슈미츠>(2002) 등등 장르와 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멋진 연기를 이어갑니다

 

 

미저리라는 이름을 가진 순애보적인 여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중 소설 미저리시리즈로 여러 해 동안 인기를 누려온 작가

폴 셸던(제임스 칸 분)은 폭설이 내린 산길에서 큰 사고를 낸다

 

사고현장을 발견한 전직 간호사 애니 윌크스(캐시 베이츠 분)

의식 불명이 된 폴을 구조해 집으로 옮기고 정성스레 간호한다

 

그녀는 폴의 소설 주인공인 미저리를 자신의 이름으로 쓸 만큼

미저리시리즈의 애독자이자 폴을 동경하는 열렬한 팬이지만

소설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주인공 미저리의 삶을 자신의 삶과

구분하지 못 하고 동일시할 정도로 심한 편집증을 가진 여인이다

 

의식을 회복한 폴은 양쪽 다리가 부러지고 어깨마저 심하게 다친

상태이지만 애니의 헌신적인 간호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 보지만

팬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집착과 관심에 불편함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 기회를 노려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녀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녀는 폴이 탈출할 수 없도록 회복되던 팔다리를 부러뜨리더니

감금한 상태에서 그가 써놓은 시리즈 다음 편 원고를 태워버리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다시 쓰기를 강요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실종 신고된 폴의 행방을 추적하던 보안관 버스터

(리차드 팬스워드 분)가 애니에게 용의점이 있음을 알고 그녀의

집을 수색해서 폴을 발견하지만 그녀가 쏜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결국 폴을 죽인 다음 자신도 자살하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애니와 죽음에서 탈출을 감행하려는 폴의 사투가 벌어지게 되고

폴은 애니가 손 총에 어깨를 맞아 부상을 당하는데...

 

 

눈 덮인 휴양지에서 치열한 글쓰기 끝에 소설을 완성한 작가는

습관처럼 담배 한 개비와 샴페인 한 잔으로 탈고를 자축하지만

편집증 심한 광적인 팬을 만나 생애 최악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독자에 의해 포로가 되고,

독자에 의해 강요당하며,

독자가 원하는 것만을 써야 되는 것

 

이 영화의 주인공이 자신의 독자로 인해서 겪는 끔찍한 경험은

모든 작가들이 두려워하며 피하려고 하는 악몽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중작가인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은

그가 비행기에서 꾼 꿈을 모티브로 하고 그 위에 작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성찰을 덧붙여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합니다

 

킹은 영어교사 출신으로 공포소설 분야의 독보적인 작가이자

여러 편의 스릴러 영화에 출연하거나 기획에 참여하기도 했고

<맥시멈 오버드라이브>(1986)를 직접 연출한 영화광입니다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킹은 타고난 이야기꾼 재능을 살려 재학 시절부터 신문잡지에

단편소설을 팔아 푼돈을 벌다가 1974년작 <캐리>로 인정받은

이후에는 수백만 달러의 원고료를 받는 인기작가가 되었는데

작품의 영화 판권을 단 1달러에 넘긴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성 간에 쫓고 쫓기는 관계에서 쫓기는 쪽은 대개 여성이었고

남성중심 사회에서는 당하는 여성의 입장을 개의치 않았는데

여성이 강자로 등장하여 남성 우월적 질서를 깨버리는 점에서

이 영화는 음악 방송의 인기 DJ가 광적인 여자 팬에게 당하는

사이코스릴러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1971)를 연상시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 데뷔작이자 주연을 맡았던 작품)

 

좋아하는 작가를 자기 집안에 가두어놓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소설을 쓰도록 강요하는 애니의 모습은 수줍은 처녀의 헌신적

사랑과 영악한 악녀의 광적인 집착의 양극단을 계속 오가는데

이런 연기를 보여줄만한 배우는 다시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캐시 베이츠에 대한 짧은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Sl8ChFmzb5A

 

* 롭 라이너 감독의 다른 작품들

 

 

스탠 바이 미 (1986)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

어 퓨 굿 맨 (1992)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대통령의 연인 (1995)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2007)

플립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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